‘돌발영상’이 맞닥뜨린 비상한 돌발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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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문화연대 토론회 … "돌발영상 두려워하는 권력 뭔가 숨기려는것"

제작진의 해임과 정직으로 불방사태를 맞게 된 YTN <돌발영상>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렸다.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소장 전규찬)는 20일 오후 2시 서울 무교동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YTN <돌발영상>의 비상한 돌발상태’라는 주제로 포럼을 열고 <돌발영상>의 가치와 의미, 프로그램 불방까지 초래한 현 상황 등에 대해 토론했다.

▲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는 20일 'YTN <돌발영상>의 비상한 돌발사태'라는 주제로 국가인권위 배움터에서 포럼을 열었다. ⓒPD저널

이기형 경희대 교수는 수용자의 입장에서 “기존 언론이 정형화 된 틀 안에서 정치인들의 일상을 보여줬다면 <돌발영상>은 예기치 않은 발언과 정치엘리트들이 벌이는 ‘소동극’을 보여주면서 시청자들로 하여금 정치현실에 대한 대안적 이해를 불러일으키게 한다”고 말했다

김재용 MBC 기자는 “<돌발영상>의 매력은 평범한 사람이라면 용납하기 어려운 몰상식에 도전하는 것”이라며 “제작진은 우리 언론의 암묵적 엄숙주의와 폭로를 꺼리는 분위기에 끊임없이 도전해왔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까지 <지식채널e>를 연출한 김진혁 EBS PD는 “<돌발영상>은 태생적으로 시청자와 교감하면서 발전해나가는 형태의 프로그램”이라며 “기존 프로그램에서 시청자가 계몽주의적 입장의 객체였다면, 이제 시청자들은 주체가 되어 정치권력을 아래로 보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돌발영상>의 사회적 영향에 대한 의견도 이어졌다. 이상길 연세대 교수는 “<돌발영상>은 인터넷에 활발히 유통되면서 이를 통해 정치의식을 형성하는 20대 이하의 젊은이들의 정치·사회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동후 인천대 교수는 “<돌발영상>이 권위주의적 영역을 카메라에 담아내는 것은 우리 사회의 기존 권력질서에 균열을 내는 작업으로 사회적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찬 교수는 “<돌발영상>은 정치인들의 문제적 발언과 행위들을 재조명해 풍자와 웃음을 준다”며 “과거로 회귀하는 듯한 암울한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시청자들을 위로해주는 대표적 담론장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돌발영상> 불방사태의 배경이 된 YTN ‘낙하산 사장 선임’에 대한 비판의견도 제기됐다. 양만희 SBS 공정방송실천위원장은 “<돌발영상>은 YTN이 신뢰받는 언론사로 성장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프로그램인데, 구본홍 씨는 사장으로 선임된 이후 YTN의 공정성을 무너뜨린 것은 물론, 제작진을 징계하면서 <돌발영상>까지 불방되게 하는 명백한 해사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낙하산 사장 반대투쟁’을 벌이다 YTN으로부터 정직 6개월 처분을 받은 임장혁 팀장은 “그동안 <돌발영상>을 만들면서 한 번도 제작간섭을 받은 적이 없지만, 정권이 바뀌고 지난 3월 담당 데스크로부터 ‘마이너리티 리포트’ 편을 내보내지 말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있다”며 “정권 교체 후 수구·기득권 세력들이 다시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억누르려는 분위기가 <돌발영상>의 위기를 가져온 것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기형 경희대 교수는 “최소한의 금기와 성역에 도전하면서 웃음과 함께 정치적 감성, 대안적 사고를 가능케 하는 <돌발영상> 같은 프로그램을 두려워하는 권력은 뭔가 감추려는 게 많은 것 아닐까”라고 반문한 뒤 “청와대에는 대통령에게 제대로 된 미디어의 역할에 대해서 용기를 갖고 직언할 만한 사회과학자가 한 명도 없는 걸까? 당장은 쓴맛에 괘씸하다 해도 결국에 가서는 몸에 좋은 약이 될 비판과 패러디 그리고 풍자의 가치를 나직하게라도 깨우쳐줄 인문정신의 소유자도 그곳에선 찾아보기 힘든 걸까”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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