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360’과 ‘미디어비평’에 보내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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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KBS 11.17 개편 이후 관심의 초점은 아무래도 <시사투나잇>을 대체한 <시사360>과 <미디어포커스>의 자리를 차지한 <미디어비평>이다. 개편 전부터 이들 프로그램이 폐지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가 ‘창씨개명’ 즉 타이틀의 강판(降版)으로 귀결됐다. 이들 프로그램은 필경 외압에 의해 혹은 그런 분위기를 의식한 KBS측의 굴신에 의해 타이틀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설사 그러했다 할지라도 중요한 것은 프로그램의 내용이다. 현장의 일선 제작진이 추호의 동요없이, 한 점의 부끄럼 없이 프로그램의 본질을 수호하고 실천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 방송은 현업 방송인의 자각과 노동으로 이루어지는 소망스러운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첫 방송이 나간 두 프로그램에는 실망과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 지난 17일 방송된 KBS 2TV <생방송 시사 360> '미네르바 신드롬, 왜?'편 ⓒKBS
탄생통(誕生痛)은 <시사360>이 더 컸다. 사이버 논객 미네르바를 다룬 ‘미네르바 신드롬, 왜?’는 문제의 근본 원인인 정부에 대한 불신을 지적하기보다 미네르바를 골방의 음습한 이미지로 다루는 등 음모적 시각을 반영했다 하여 논란을 일으켰다. 한편 <미디어비평>은 이명박 정권의 언론 정책에 대한 비판으로 첫 방송을 시작했다. 또 사장 교체이후 비판의 날이 무뎌졌다는 KBS 뉴스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는데 밋밋했다는 지적과 비교적 무난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시사360> 제작진은 비판이 쏟아지자 같은 내용이 <시사투나잇>의 이름으로 나갔다면 달랐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기에 인지도와 시청습관이 형성된 타이틀을 쉽사리 바꾸는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제작진의 말처럼 <시사360>이 새 엄마라 해도 지극정성으로 하면 의붓자식도 감동시킬 수 있음을 드라마 <엄마는 뿔났다>는 보여주었다. 앞으로 <시사360>, <미디어비평>이 가열찬 노력으로 이들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가 기우였음을 입증해줄 것을 기대한다.

▲ <미디어 비평>은 지난 21일 방송에서 자사 뉴스에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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