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이 펜과 마이크를 ‘잠시’ 내려놓았다. 한나라당의 언론관련법 강행 처리를 막기 위해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최상재)가 지난달 26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했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전하는 것은 ‘보도투쟁’을 벌이고 있는 일부 신문과 방송뿐이다.
그래서 블로거들이 나섰다. 지난 30일 언론노조 총파업 2차 결의대회가 열린 여의도 국회 앞에는 추운 날씨가 무색하게 뜨거운 취재 열기를 보이는 10여명의 ‘블로거 취재단’이 있었다. 언론노조 총파업 블로거 특별취재팀은 ‘독설닷컴’을 운영하는 ‘파워블로거’ 고재열 <시사인> 기자의 제안에서 출발했다.
고 기자는 “기성 언론들의 행태를 볼 때 언론노조 총파업의 본질이 묻히거나 ‘물타기’ 될 수 도 있다”는 생각에 “정규군 대신 의병을 조직”했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총파업 관련 프로젝트 인턴을 모집한 뒤 현장취재팀, 모니터링1·2팀, 퍼블리싱팀을 구성해 파업 소식을 취재하고, 전파하고,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지만 그의 역할을 거기까지였다. 각 팀은 자발적으로 취재나 활동 계획을 짜고, 각 팀마다 참여하는 블로거들도 계속 늘고 있다. 블로거들은 각자의 블로그에 취재 내용을 게시하고, 더 많은 누리꾼을 만나기 위해 ‘독설닷컴’에 기사를 공유하기도 한다.
30일 오후 블로거들은 MBC 노조와 ‘특별한’ 간담회를 가졌다. “기성 기자들에 비해 취재 접근성이 떨어지는 블로거 기자”들을 위해 고재열 기자와 MBC 노조가 마련한 자리였다. 박성제 노조위원장과 조준묵, 임정아, 이춘근 PD 등이 참가한 간담회에는 30여명의 블로거들이 참석해 ‘새로운 시선’으로 질문을 던졌다.
고재열 기자는 “고등학생 블로거는 고교생의 시각으로, 중년 블로거는 중년의 시각으로 총파업에 대한 느낌을 전달해 각계각층이 언론노조 총파업을 공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