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언론과 인권] 최성주 언론인권센터 상임이사

MBC 〈PD수첩〉이 2009 언론인권상 본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언론인권센터는 언론피해 방지와 인권신장을 위해 노력한 분들을 격려하기 위해 언론인권상을 제정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상은 인권변호사로 우리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많은 공헌을 하신 고 유현석 초대이사장의 유지에 따라 유가족이 희사한 기금으로 운영되고 있어 수상자를 비롯한 모두에게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올해 수상작인 〈PD수첩〉 ‘내가 정말 죄를 지었나요?’편은 지난해 미국소고기 수입 반대시위에 유모차를 끌고 나왔던 젊은 엄마들에 대한 수사와 이후 벌어진 공권력에 의한 집회·사상·표현의 자유 침해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루었습니다. 촛불정국 이후 2008년 한국의 상황에서 제기되고 있는 인권관련 주요 이슈를 조명하며 시청자들에게 많은 질문을 던진 것이지요. 그 질문이 지나치게 드러나는 측면도 있었지만 이 프로그램이 우리사회에 던지는 문제의식을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 이 프로그램에 언론인권상 본상을 수여하게 된 중요 이유였습니다.

우리 사회에 어떤 이슈가 생산되고 그것이 하나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언론이 어떤 몫을 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모델의 역할을 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바로 〈PD수첩〉입니다. 역사와 함께 살아 숨 쉬는 언론으로서의 큰 책임을 부여받고 있는, 그리고 그것을 자임하고 있는 〈PD수첩〉은 이미 하나의 방송프로그램이 가지는 위상을 넘어서는 역사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습니다.
 
그날 시상식에서 담당PD는 힘들지만 시대가 자신들에게 요구하는 몫을 기꺼이 감당하기 위해 흔들리지 않고 앞만 보고 뚜벅뚜벅 걸어가겠다는 수상소감을 한 후 용산 철거민 사망사건에 관련된 다음 편을 제작 중이라며 이미 늦은 저녁시간, 식사도 마다한 채 방송국으로 돌아갔습니다. 뛰어 가는 그들의 어깨 위에 우리 사회의 진실이 둘러매어져있음을 느끼며 마음이 짠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주 〈PD수첩〉은 용산 참사현장의 새로운 진실을 밝혀내어 경찰의 거짓발표를 무력하게 만들었고, 정권의 독주에 또 한 번의 제동을 거는 중요한 역할을 해냈습니다.

▲ 최성주 언론인권센터 상임이사

아마 〈PD수첩〉은 황우석교수의 거짓논문을 밝혀낼 때도, 미국산소고기 수입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할 때도 그 프로그램들이 가지는 역사성을 의식하거나 우리 사회의 큰 흐름을 만들어내는 기폭제가 되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더구나 그 프로그램으로 인해 제작자 개인뿐만 아니라 주변의 여러 사람과 회사 전체가 감당해야할 고초는 상상하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그저 사회의 발전을 위해 국민들과 함께 공유해야할 문제점이 있다면 외면하지 않겠다는 사명감 하나로 그 모든 것을 감내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것을 알기에, 급해도 돌아가고 두들겨보면서 작은 문제 하나도 간과하지 않도록,  제작진에게 그 몫을 감당하기 위한 끊임없는 자기쇄신의 노력을 주문하게 됩니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