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불황 맞은 제작비 삭감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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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카네미쯔 오사무 후지TV 전략담당 국장

경제위기로 광고에 의존적인 일본의 민영방송사들은 혹독한 봄 개편을 맞았다. 일본의 대표적 민영방송사인 후지 TV 전략담당 국장 겸 후지미디어홀딩스 기획추진실장을 역임하고 있는 카네미쯔 오사무 씨는 최근 지상파방송사의 위기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을까. 카네미쯔 국장은 후지TV의 간판 프로그램이었던 〈요리의 철인〉으로 미국 에미상 수상 등 수많은 수상경력을 지닌 제작PD 출신이기도 하다.

그는 최근 상황에서 대해 “개국 50년의 역사를 지닌 후지TV는 처음으로 경영악화의 위기를 느끼고 있다. 2008년은 흑자결산을 했지만 다른 민영방송 3사는 적자결산을 한 상태이고, 이런 경우는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었다”라며 “실적악화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광고 수익 감소라고 할 수 있다”고 최근 방송계의 변화를 설명했다.

방송사의 운영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방송제작비와 조달 비용인데, 후지TV는 경영위기 방안으로 일단 인건비 조절차원에서 자사제작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그러나 그는 “제작비 절감에 따른 방송품질의 저하를 초래해서는 절대 안 된다”며 “(제작비가 하락할 경우)전체 제작자들의 의욕상실에 따라 프로그램의 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렇다면 결국 광고가치도 떨어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후지 TV는 보통 제작비를 1250∼1300억을 측정했지만 올해는 1000억 정도로 평균보다 삭감됐다. 예를 들어 현장로케의 횟수를 줄이고 미술 세트를 여러 번 사용하거나 편집 시간을 단축하는 등 우선 제작에 있어서의 경비조절이 우선적으로 선행됐다. 그러나 출연료를 줄이거나 외주 제작사의 위탁비를 삭감하는 조치는 현재 취하지 않고 있다. 또 제작비용을 내리는 시책은 아니지만 편성상의 테크닉을 위해 재방송이나 할리우드 영화구입을 줄이고 자사영화를 내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시청자들이 이런 편성에 대해 만족도를 높이는 일환으로 전략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며 “사실 다른 방송사에서는 낮시간 생방송 편성을 확대한 것을 두고 단순 제작비 조절을 위한 대책으로 거론돼 비판을 받은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후지TV에서 한국드라마 편성이 유지되고 있는 것에 대해 카네미쯔 씨는 “제작비 절감이나 경제불황과는 관계없이 재미있는 콘텐츠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프로그램이 일본에서 하나의 카테고리로 정착된 것은 사실이고 일본 민영방송사를 보면 골드 타임에 한류 드라마를 방송하는 것은 아직 위험성이 따른다”면서도 “전문채널이나 편성조달 차원에서 보면 충분히 상품가치가 있다고 본다. 현재 후지TV는 지상파 낮시간대와 BS(방송위성)를 중심으로 한류 드라마를 소개하고 있는데 메일이나 전화 문의 수는 굉장하다”고 언급했다. 

▲ 도쿄=황선혜 통신원/ 일본 소넷 엔터테인먼트 영상사업과 프로듀서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 방송계의 과제에 대해 “일본의 99% 가정에는 TV를 통해 지상파를 보고 있다. 지상파 TV의 역할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여가를 즐겁게 보내기 위한 미디어로서의 역할이 가장 크다”며 “교양으로서의 역할과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는 오락적인 요소를 겸임해야 한다. 경제 불황일수록 편안한 웃음을 전하는 방송이 필요하며 그것이 한국, 일본 관계없이 지금 시대의 방송인의 과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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