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氏 마음대로 MBC 어림없다”
검찰이 〈PD수첩〉 제작진을 기소한데 이어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과 40명의 한나라당 초선 의원들이 MBC 경영진의 총사퇴를 압박하고 나서자 MBC 구성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이근행)는 “청와대와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의 작태는 민심을 잃은 정권의 발악이자,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에 대한 심각한 도발”로 규정하고 24일 오후 2시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MBC 장악 음모를 강하게 규탄했다.
이근행 위원장은 이날 “정권의 본색이 이동관 대변인 발언을 시작으로 그 마각을 드러냈다”며 “국민의 뜻을 반영해 정책과 법을 수립하라고 그 많은 세금을 갖다 바친 것인데 정작 초선의원들은 개떼같이 몰려와 대통령을 옹위하고 청와대의 사인을 받아 움직이고 있다”고 일갈했다.
최장원 사무처장도 “이명박 정권이 MBC의 경영진마저 협박하는 것을 서슴지 않고 있다”면서 “이제 남은 건 MBC 뿐이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그동안 언론자유를 빼앗은 권력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황성철 수석부위원장은 “우리가 오늘 이 뙤약볕에 나온 이유는 이명박 정권이 MBC를 노골적으로 죽이러 나섰기 때문”이라며 “MBC가 재벌과 조·중·동에 넘어가지 않도록 목숨이 다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심병철 대구MBC 지부장 역시 규탄발언을 통해 “비상식적 집단인 한나라당과 MB정권을 꼬집고 잘못된 국정을 바꾸려는 MBC에 대해 사장의 퇴진까지 후안무치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우리는 역사의 죄인이 될 수 없다. 추악한 음모를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우 대전MBC 지부장은 “담당 부장검사가 기소 사유가 되지 않는다며 포기하고 사표를 낸 사안을 1년간 끌다가 명예훼손이라는 말도 안 되는 죄목으로 기소한 것은, 선진 정부의 예를 보자면 청와대가 사퇴하고 정부가 사퇴해야 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 홍위병, 비판언론 죽이기에 부화뇌동”
한편 MBC본부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40인의 한나라당 의원들은 마땅히 엄기영 사장의 퇴진이 아니라, 국민 건강을 위험에 빠뜨리고 국민과의 소통을 거부하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했다”면서 “그러나 이들 의원들은 과거 ‘청와대 국정 기조에는 문제가 전혀 없다’며 정부 여당의 국정쇄신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고, 이번에는 청와대의 비판언론 죽이기에 화답하며 부화뇌동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이들 40인의 무뇌아적인 작태는 국민들의 절박한 목소리에 눈과 귀를 막음으로써 스스로를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아니라 이명박 정권의 친위대이자, 청와대 홍위병으로 전락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며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마지막 회생 기회를 스스로 차버린 것”이라고 경고했다.
MBC본부는 “40인의 의원들이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만을 바라보는 저속한 권력의 해바라기에서 벗어나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를 엄중히 권고한다”면서 “우리는 MBC 흔들기로 표출되는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민주주의 말살, 언론자유 말살의 어떠한 기도에도 굴하지 않고 권력 감시 본연의 임무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