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주의 유도하려 2PM 재범 발언 기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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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뉴스메이커] 대중문화평론가 김헌식, CBS ‘김현정의 뉴스쇼’

2PM의 리더 박재범씨가 한국비하 발언 논란으로 팀을 탈퇴하고 미국으로 떠났지만 팬들의 탈퇴 철회 시위 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문화평론가 김헌식씨는 “초기 인터넷 매체 등 미디어들이 민족주의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재범군의 발언을 기사화했다”고 비판했다.

김씨는 14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재범씨가 개인 공간에 힙합스타일로 글을 썼는데, 과격한 번역체로 그 글이 인터넷 매체를 통해 확산되면서 (해당 글이) 비판의 여지가 그렇게 많은 것인지 등에 대한 부분이 정확히 짚어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 스포츠조선 9월 14일 27면
김씨는 “(매체들이) 민족주의를 유도하기 위해 (재범씨의 글을) 그렇게 기사화 했다고 생각한다. 조회 수를 이끌어내기 위해 감정적인 부분을 건드리면서 뒤는 책임지지 않는, 황색 저널리즘 같은 행태들에 발동이 걸리면서 급격하게 사회문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4년 전 개인적 공간에서 얘기한 것을 공론화 시킨 것이 타당한지 모르겠다”면서 “이른바 ‘유승준 트라우마’, 해외 출신 연예인 스타들이 돈만 벌고 간다는 부정적인 편견이 작동하면서 문제가 된 것은 아닌지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팬들이 재범씨의 소속사인 JYP엔터테인먼트의 대처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김씨는 “기획사가 팬은 생각하지 않고 안티팬만 생각했다고 인식할 수 있다. 재범씨가 정말 잘못한 게 없다고 (기획사도) 생각한다면 보호해주며 진실을 알려야 하는 게 아니냐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팬클럽에선 2PM 관련 활동은 물론 JYP엔터테인먼트에 대한 보이콧 선언을 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김씨는 “2PM사태나 동방신기 사태 모두에서 (기획사들은) 팬들의 입장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스타란 처음엔 기획사에서 만들어냈다 하더라도 대중의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존재할 수 있는 만큼 공공자산적 측면도 있다. 그런데 문제가 생기면 서로 간의 협의나 팬들에 대한 존중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가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평론가 김헌식씨 인터뷰 전문
“리더 박재범이 없는 2PM 활동은 부정한다" 지난 한주 내내 뜨거운 논란이었죠. 아이돌 그룹 2PM의 리더 박재범 씨가 개인 온라인 공간에 쓴 한국비하발언이 공개되면서 결국 팀에서 탈퇴하고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그래서 사퇴가 종결이 되는가 했는데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2PM의 팬클럽이 기획사에 탈퇴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는데요. 어제는 1,500 명이 모여서 시위를 했다고 합니다. 이 발언을 둘러싼 논란부터 팬 문화까지 짚어보도록 하죠. 문화평론가 김헌식 씨 연결돼있습니다.

[IMG0]◇ 김현정 앵커> 논란의 초기부터 잠깐 짚고 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민족주의 잣대를 과도하게 들이댄 마녀사냥이냐, 아니면 공인으로 잘못한 것이냐, 어떻게 보십니까?

◆ 김헌식> 그 글에 대해서 여러 가지 오해가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하는데요. 사실 박재범 군이 힙합스타일, 랩스타일로 글을 썼습니다, 개인 공간에. 원래 힙합의 랩은 비속어가 좀 들어가죠. 그렇기 때문에 그런 자기 어려움과 함께 힙합 스타일로 쓴 글을 좀 과격한 번역체로 글을 올렸던 것이고. 그것이 인터넷 매체를 통해 확산됐기 때문에 과연 그렇게 비판의 여지가 많은 것이냐? 그러니까 초기에 기사화될 수 없는 것인데 그런 것이 기사화된 부분을 정확하게 짚어내지 못하고, 무조건 한국을 비하했다 욕을 했다고 급격하게 퍼진 감이 많습니다. 그런 점들이 처음에는 좀 아쉽다, 그 전에 민족주의 애국주의 논쟁 전에 그런 미디어구도를 보면서 같이 접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러니까 기사화가 될 만한 가치조차 없는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였다, 이렇게 보고 계시는 군요?

◆ 김헌식>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기사화가 되면서부터 민족주의를 부추기게 됐다는 말씀이신데?

◆ 김헌식> 그걸 유도하기 위해서 그렇게 기사화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매체들이 대중들의 어떤 클릭 수라고 할까요, 조회 수를 이끌어내기 위한 감정적인 부분을 건드려주면서 뒤에는 책임지지 않는, 옐로우 저널리즘 같은 황색 저널리즘 같은 행태들이 이번에도 발동이 걸리면서 급격하게 사회문제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비판하는 분들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 글을 보면 “한국이 역겹다, 비즈니스를 위해서 잠깐 머물 뿐이지, 나는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다” 이런 등등의 말들인데요?

◆ 김헌식> 그것도 어떻게 변역하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겁니다. 힙합 랩에서는 역겹다는 걸 ‘게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그게 힙합하시는 분들은 별로 그렇게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쓰는 경우가 있고요. 그 다음에 비즈니스 차원에서도 제2의 유승준 트라우마가 발동이 걸렸다, 작동을 했다고 얘기를 하는데. 그것도 물론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부분 부분 그것을 확대한다고 하면 그것도 문제가 된다는 거죠. 예를 들면 한국인에 대해서 전적으로 비판을 한 글이라고 하면 문제가 될 수 있고요. 또 어떤 공식적인 석상에서 공론화 시켜서 얘기를 했다고 하면 문제가 되고요.

두 번째는 시간의 문제입니다. 4년 전 개인적인 공간에서 얘기한 것을 공론화 시킨 것이 타당할 것이냐의 문제가 있겠고요. 또 유승준 트라우마, 해외파 해외 출신의 연예인 스타들이 돈만 벌고 간다는 부정적인 어떤 편견이 작동을 하면서 문제가 된 것은 아닌가, 그래서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될 필요성이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지난주까지 그렇게 논란이 옹호론자와 비옹호론자 간의 논쟁이었다면, 지금은 조금 또 양상이 다르게 옮겨가고 있더라고요. 팬들이 기획사를 질타하면서 JYP라는 기획사의 모든 활동을 보이콧 하겠다고 운동에 나섰습니다. 이것은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 건가요?

◆ 김헌식> 팬클럽 입장에서는 문제가 되는 재범 군을 잘라버리고 2PM을 계속 유지시키면서 수입을 벌겠다는 것 아닌가, 그런데 팬 입장에서는 그런 식의 행태를 용인하지 못하겠다, 우리는 박재범이라는 인물이 속해있는 2PM을 원하는 것이지, 솎아내는 듯한 그런 상품을 소비하지 않겠다, 그래서 기획사의 행태는 분명히 잘못되었고 그리고 원천적으로 돌아갔을 때 과연 재범이라는 멤버가 무엇을 잘못했느냐, 그것을 오히려 더 잘못하지 않은 점을 부각시키면서 파이팅을 해봐야 되는데 오히려 버려버렸다, 이것은 팬들을 무시한 것이다, 그렇게 주장을 하고 있는 겁니다.

◇ 김현정 앵커> 안일하게 대처한 부분에 대해서 팬들이 기획사를 질타하고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 김헌식> 네, 제가 생각할 때는 기획사에서는 팬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안티팬만 생각했다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정말 잘못한 게 없다고 보면 때로는 기획사가 보호도 해주면서 진실을 알려야 되는 것 아니냐, 이렇게 팬들은 주장하고 있는 거죠.

◇ 김현정 앵커> 하지만 기획사 입장에서는 사실 논란이 확산되기 전에 오히려 빨리 결단을 내리는 게 낫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요? 어차피 상업적인 대중문화이기 때문에.

◆ 김헌식> 어차피 상업적인 대중문화라고 얘기하면 많이 섭섭할 텐데요. 너무 빨랐다, 4일 만에... 예를 들면 사과에 관련된 글을 2번 올렸을 뿐이고, 기자회견을 한다든지 적극적인 소명행위를 하지 않고 강수를 뒀죠. 탈퇴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이런 점들이 무성의하고 그렇다는 지적들을 나오게 했죠.

◇ 김현정 앵커> 오랫동안 키워온 사람을 이렇게 빨리 버릴 수가 있는가, 이 부분에 대해서 팬들이 배신감을?

◆ 김헌식> 놀라움이 있었죠. 쇼킹한 사건.

◇ 김현정 앵커> 연예기획사의 일반적인 생리가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드는데요. 아이돌 그룹의 한계일 수도 있고요?

◆ 김헌식> 그럴 수도 있는데요. 예를 들면 문제가 되는 부분이 7년 동안의 계약기간이 남았는데, 많은 기간이 남았는데, 그것은 유지하지 않고 탈퇴시켰던 것은 무슨 의도가 있었던 게아니냐. 그래서 일부에서는 고난이도의 마케팅 전략이다, 이렇게까지 얘기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오히려 나중에 더 빨리 돌아오게 하려고 일부러 그런다는?

◆ 김헌식> 그렇습니다. 제가 뭐 엔터테인먼트사나 2PM을 옹호할 필요는 없는데, 생각해보면 이제 확실히 박재범을 모르는 사람이 없어졌습니다. 굉장히 확실하게 각인 효과가 일어났기 때문에 일부 비판하시는 분들은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고난이도의 마케팅 비법이 아니냐, 이런 논란 후에 퇴출시키고 다시 어차피 불러올 것이고, 그런 어떤 과정들이 있기 때문에. 이런 전체적인 분위기를 비판적으로 보시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탈퇴라고 하는 강수는 불필요했다, 라는 것이 그런 입장이 되겠죠.

◇ 김현정 앵커> 팬클럽은 2PM 관련된 활동은 물론이고 JYP가 생산하는 모든 유무형 상품에 대해서 구입하지 않겠다고 보이콧 선언했습니다. 이게 어떻게 보면 대중문화에 대한 불매운동이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드는데요. 이것을 좀 확대를 해서 소비자운동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 김헌식> 그렇습니다. 동방신기 사태도 있었고요. 이번에 2PM 사태도 있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팬들의 입장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처음 기획사에서 물론 발굴을 해서 일종의 상품을 만들어내지만, 결과적으로 이 상품이 인기를 끌고 대중문화에서 인정받고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이유는 팬들이 그만큼 많은 지지를 해줬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 기획사에서 만들어냈다 하더라도 이제는 기획사만의 것이 아니고 팬들의 것이라는 어떤 공공자산적 측면도 있거든요. 지지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하고. 그러면 문제가 생겼다 그러면 협의과정도 있어야 하고, 팬들의 의견도 존중해줬어야 되는데, 이번 사태 같은 경우는 동반신기도 마찬가지지만 아이돌 그룹들은 대부분 팬들을 많이 도외시하고 일방적으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방신기 같은 경우도 지금 가처분소송도 하고 있고 팬들도 지지를 보내고 있는데.

◇ 김현정 앵커> 팬들이 신문에 광고도 했더라고요?

◆ 김헌식> 그렇습니다. 그 과정에서 결국 팬들의 요구는 묵살됐었거든요. 그리고 이번에도 2PM 팬들도 분노하는 것은 처음부터 팬들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퇴출시켰다는, 또 그 과정에서 소명의 적극적인 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일종의 JYP에 대한 원성이 되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대중문화의 팬이 갖는 위상과 영향력이 예전하고는 확실히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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