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간대 시청률 1위 ‘시사360’ 폐지근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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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졸속·코드개편’ 비대위, 이병순 사장에게 항의서신 전달

<생방송 시사360> 폐지가 포함된 KBS 가을개편안을 둘러싼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KBS PD협회는 이번 개편을 ‘졸속·코드개편’으로 규정하고, 지난 25일 개편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했다.

비대위는 28일 이병순 사장에게 항의 서신을 전달해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고, 광고판매도 2TV 전체 평균치를 웃도는 <시사360>을 아무런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폐지하는 이유가 뭐냐”며 즉각적인 재검토를 요구했다.

▲ <생방송 시사360> ⓒPD저널
지난 24~25일 TV제작·편성본부장을 면담한 비대위는 “면담 후 이번 개편이 구체적인 경위조차 확인할 수 없는 정체불명의 작품이고, 실질적 책임이 이병순 사장에게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 사장은 비판적 프로그램 폐지 등 이번 개편안이 자신의 연임을 위한 정권 코드 맞추기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시사360> PD 10명도 지난 28일 성명을 발표해 “몇달전 제작진과의 점심식사 때 이병순 사장은 ‘PD들은 약자를 배려해야 한다는 치우친 기준을 갖고 있다, ‘사안의 본질보다 현상이 중요하다’는 등 자신의 언론관을 드러냈다”며 “결국 KBS에서 기자건, PD건 탐사취재는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겠냐? 복잡한 것 말고 관광지나 멋진 풍경을 담아내라던 사장의 제안은 이번 개편으로 현실화됐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또 “<시사360> 책임PD는 방송 내내 심의를 통한 압박을 받았고, 이것은 결국 프로그램 폐지로 이어진 주요한 이유”라며 “이병순 사장이 직접 프로그램을 없애라고 하지 않아도 알아서 사라지게 만드는 훌륭한 방식의 ‘신종기법’이었다”고 비꼬았다.

뿐만 아니라 KBS PD협회는 이번 가을개편에 신설되는 <일류의 조건>, <생방송 세상은 지금(가제) 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일류의 조건>에 대해 PD협회는 “MB코드 맞추기의 백미”라며 “보수언론의 지적에 정권에 찍힌 출연자들을 날려버리더니 소위 ‘국가원로’라는 타이틀을 달고 전파를 탈 인사들의 면면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진정 전파를 아낀다면 대통령 주례연설을 즉각 폐지하라”고 지적했다.

교양제작국의 한 PD는 “이번 개편은 정확한 목표설정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변화 또한 감지되지 않는다”면서 “번번이 기획안 공모도 없이 경영진이나 간부들이 새로운 프로그램을 하달하는 꼴이 되니 이사회조차 참신하지 못한 부실한 개편이라고 지적하는 것 아니냐”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한편, 한국PD연합회(회장 김덕재)도 지난 28일 성명을 발표해 “수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KBS 관제사장 이병순 씨가 <시사360> 폐지 등을 밀어붙이는 것은, KBS를 MB정부의 관제방송으로 만들어 자신의 연임을 보장받기 위한 것 아니냐”며 “정권으로부터 충성심을 인정받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게 눈물겹고 안쓰럽다”고 비판했다.

PD연합회는 “이미 KBS는 지난 1년여 동안 언론의 고유역할인 비판기능을 실종하는 등 망가질 만큼 망가졌다”며 “우리는 이병순 씨에게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조용히 자리나 지키고 있기를 진심으로 권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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