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임’ 배석규 사장 물러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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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노조 12일 사장 선임 규탄 집회…배석규 “노조 강경세력 YTN 주물러선 안돼”

지난 9일 배석규 전무가 사장 직무대행 꼬리표를 떼고 YTN 사장 자리에 오른 것에 대해 사내 구성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지부장 노종면)는 12일 오전 8시 서울 남대문로 YTN 후문에서 집회를 열고, 9일 전격적으로 이뤄진 이사회 결정을 규탄했다.

이 자리에는 조합원 70여 명이 참석해 “사원들이 불신임했다. 배석규는 물러가라”,  “권력 앞에 벌벌 기는 이사회는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반면 배석규 YTN 신임 사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어떤 공격도 나를 흔들기 어려울 것”이라며 “기강 확립과 조직 안정을 위해 법과 사규에 벗어나는 행동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YTN 이사회 정권 지령대로 배석규 씨 사장 선임”

이날 오전 열린 ‘날치기’ 사장 선임 규탄 집회에서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은 “지난 금요일 8명의 이사들이 도둑고양이처럼 YTN 17층에 집결해 배석규 씨를 사장으로 만들라는 정권의 지령을 충실히 실행했다”며 “특히 국민 앞에서 투명한 공모절차를 통해 사장을 선임하겠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한 대주주들이 정권이 시키는 대로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노종면 위원장은 “배석규 씨가 사장 지위를 얻었는지 몰라도 그는 얼치기 사장에 불과하다”며 “YTN 사장은 사내 구성원들과 시청자, 여론의 지지·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배석규 씨는 권력의 지령을 충실히 따른 대주주와 이사들의 동의하에 사장이 된 허울뿐인 사장”이라고 꼬집었다.

▲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가 12일 오전 8시 서울 남대문로 YTN 후문에서 ‘날치기’ 사장 선임 규탄 집회를 열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
노조는 향후 단체교섭 결과 등을 통해 배석규 사장을 인정할지 여부를 가늠한다는 입장이다. 노종면 위원장은 “단체교섭을 통해 우리가 거머쥐는 합법적 파업권만이 배석규 씨를 무력화하는 길”이라며 “단체교섭은 배석규 씨가 명목상이나마 YTN 사장이 될 수 있을지 없을지를 가르는 최후의 심판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크고 거창한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게 상식적인 선에 맞닿아 있다”며 “그럼에도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파업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한 조합원은 “IMF 당시 회사가 어려워 6개월 동안 월급을 받지 못할 때도 그런 생각을 안 했는데 배석규 씨가 사장이 된 이후 이 회사에 다녀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며 “그러나 우리가 힘들게 지켜온 회사인 만큼 초심으로 돌아가 우리 손으로 YTN을 지키고 제대로 만들자”고 말했다.

YTN 사장 선임 과정에서 정권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계속 나오고 있다. 일부 이사들은 9일 이사회에서 사장 선임과 관련된 안건이 다뤄진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가 끝나고 8일 갑작스럽게 이사회가 소집됐는데 일부 이사들은 다음날 이사회 안건이 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고 전했다.

“노조 적대시하진 않지만 노조가 경영 주체 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편 배석규 사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조직 안정화 △방송 정상화 △경영도약 △미디어환경변화 대응 △노사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특히 배석규 사장은 1년 넘게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노사 관계에 대해 주요하게 언급했다. 배석규 사장은 “노조를 결코 적대시하지 않는다”면서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현안인 노사문제를 합리적으로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배석규 사장은 그러나 “일부 노조 강경세력이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YTN이 돼서는 안 된다”며 “노조가 경영의 주체가 되겠다는 잘못된 생각을 버려야 한다. 대신 회사의 발전과 조직원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노조 본연의 자리로 돌아간다면 상생의 매듭이 풀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조직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강이 확립돼야 한다”며 “법과 사규에서 벗어나는 행동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숱하게 난무하는 언어폭력과 외부세력과의 연대를 통한 어떤 공격도 나를 흔들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말했다.

배석규 사장은 YTN 민영화와 관련해서는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이른바 민영화로 일컬어지는 YTN의 지분구조 변경 시도 등에 대해서는 회사와 구성원들의 명운이 달린 문제로 인식하고 조직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 문제가 해결점을 찾아갈 수 있도록 저의 모든 역량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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