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분토론’ 손석희 교수 결국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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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교체, 포맷 변경 고려 중”…‘MBC 흔들기’에 무릎 꿇나

‘설’로만 떠돌던 〈100분 토론〉의 진행자 교체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시사주간지 〈시사IN〉은 12일 오전 “MBC 경영진이 〈100분 토론〉 진행자인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를 결국 교체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시사IN〉은 “MBC의 한 고위 인사는 ‘발표만 남았다’라고 확인했다”며 “교체 시점은 가을 개편이 시작되는 11월23일”이라고 전했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손 교수는 2002년 1월 〈100분 토론〉 진행을 시작한 이래 7년 10개월여 만에 하차하게 되는 셈이다.

▲ '100분토론'의 진행자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 ⓒMBC
교체 사유는 ‘고비용’ 문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 정상화의 일환으로 출연료 절감을 위해 내부 인사로 전격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관웅 MBC 보도제작국장은 “11월 개편을 앞두고 진행자 교체, 포맷 변경 등을 다 같이 논의 중인 상황”이라며 “진행자 교체는 전체적인 프로그램 변화를 위한 고려 사항 중 하나”라고 말했다. 교체 여부 확정 시점에 대해선 “10월 말쯤 결정된다”고 전했다.

MBC 보도본부 관계자도 “손 교수가 7년 정도 진행을 했으니, 프로그램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교체 여부가) 논의된 것만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손 교수 본인이 외부인사이고 하니 ‘고비용’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교체를) 충분히 이해하겠다는 정도까지 얘기한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손 교수, ‘고비용’ 때문이면 교체 이해한다고 말해”

그러나 ‘고비용’이라는 공식적인 교체 사유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외압’ 논란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사실 손석희 교수 교체설은 현 정권 출범 초기부터 있어 왔다. 실제로 올해 봄 MBC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김미화씨와 〈뉴스데스크〉의 신경민 앵커 교체 논란이 불거지던 당시 “김미화 다음은 손석희”라는 설이 떠돌기도 했다.

극우보수단체들은 〈100분 토론〉을 편향·왜곡·조작방송이라며 폐지 또는 진행자 교체 등을 요구해 왔고, 역시 보수매체인 〈미디어워치〉는 지난 8월 “(손 교수가) MBC로부터 무려 3억원의 출연료를 받고 있다”면서 “MBC 직원의 신분으로 얻은 인지도를 감안하여, MBC를 위해서 저가의 출연료만 받았어야 윤리적으로 더 맞지 않느냐”며 손 교수를 흔들어댔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월 MBC 최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우룡, 이하 방문진) 이사진이 친여·보수성향 인사를 주축으로 구성되면서 손 교수와 MBC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김미화씨 교체설이 다시 부상하게 된 것이다. 때문에 실제로 손 교수 교체를 강행할 경우, MBC 경영진이 안팎의 ‘흔들기’에 무릎을 꿇었다는 비판은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사IN〉에 따르면 손 교수는 교체설에 대해 “아직 할 말이 없다”며 “회사 측 결정을 따를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PD저널〉은 손석희 교수의 입장을 직접 듣기 위해 12일 오전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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