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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S <다큐프라임> 인간과 고양이 2부 / 4일 오후 9시 50분

2부 고양이 전쟁

▲ ⓒEBS
길고양이들의 고된 삶, 도시

도시 고양이들의 삶은 이보다 낫지 않을까? 인간과 함께 한 최초의 가축이었던 고양이는 지금 인간과 극적인 대립 관계에 있다. 고양이를 너무 사랑하거나, 너무 싫어하거나. 인간의 이러한 태도 변화로 인해 애완고양이가 늘어난 만큼 버려지는 고양이 수도 늘었다. 고양이 문제는 이제 단순히 개인, 개인과 개인 간의 문제에서 벗어나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인식되고 있다. 인간과 고양이의 공존은 불가능한 것일까? 2부‘고양이 전쟁’은 인간과 고양이의 공존을 위한 방향성을 다양한 실례를 통해 제시한다.

episode 3 고양이 살해사건

최근 용인의 한 아파트에서 고양이가 살해됐다. 고양이가 집을 나간 지 한 시간도 안 되어 아파트를 관리하는 직원들에 의해 처참한 방법으로 생명을 잃은 것. 끈을 이용해 목을 조른 후 나무에 매달고, 증거인멸을 위해 땅 속에 파 묻어버린 고양이. 길고양이를 가해하는 것도 동물보호법에 위배되는데, 주인 있는 고양이의 살해는 명백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가족을 잃은 슬픔, 그 이상을 겪은 가족의 신고로 동물 가해사건 사상 최초로 현장검증까지 이뤄진 이 사건을 통해 인간과 고양이의 전쟁을 적나라하게 따라가 본다.

episode 4 캣맘, 그들의 정체

길고양이들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먹이를 주기도 하면서 고양이를 돌보는 사람들, 일명 캣맘. 고양이를 좋아하거나 불쌍히 여겨 시작한 일이지만 하루도 거르지 않고 길고양이를 찾아 나선다. 이제 그들은 단순히 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것이 아니라, 길고양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이른 새벽, 도심에 포획망을 들고 나선 캣맘들은 능숙하게 길고양이를 포획해 동물병원으로 데려간다. TNR(중성화 수술)을 시켜주기 위해서다. 정부와 개인의 지원으로 이뤄지는 중성화 수술을 통해 길고양이 개체수를 줄이고, 고양이로 인해 발생되는 민원을 잠재운다. 수술을 받은 고양이는 이틀 후 다시 잡힌 장소에 방사되어 건강하게 살게 된다. 인간을 떠나 살 수 없는 존재에게 인간이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 그것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바로 캣맘이다.

episode 5 일본, 고양이 공존 프로젝트

일본의 고양이 사랑은 유별나다. 하지만 분명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기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곳에서 고양이는 생명체였다. 고양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고양이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를 없애는 것이 그들이 선택한 해결방식이다. 곳곳에 설치된 고양이 화장실의 관리와 청소부터 고양이에 관한 소식지를 만들고, 고양이 중성화수술을 위한 기금에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길고양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은 한국과 일본이 같았지만 해결방법은 달랐다.

사람이 던진 돌에 얻어맞아 피 흘리거나 사람을 피해 오른 산 중턱의 외진 곳에서 굶주리고, 병든 길고양이. 인간에게 버림받아 도시 변두리를 떠도는 고양이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해 무려 4,000분, 테이프 100개 분량의 방대한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김현 PD도 고양이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제가 고양이에 대한 관심이 유별나서 시작하거나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만을 위해 제작된 프로그램이 아니에요. 고양이를 싫어하거나 또는 무관심한 사람들에게 고양이에 대한 관심의 계기를 마련한 프로그램이죠. 그런 점에서 일본의 고양이 관리 시스템과 마음 씀씀이가 새삼 부러웠어요. 도쿄의 작은 마을에 사는 주민들이 고양이 문제를 회의를 통해 대화로 풀어가더군요. 국내에서는 동물보호법 개정으로 고양이가 동물로서 지위를 얻은 지 얼마 안 되고, 여전히 박해의 대상이죠. 그에 비해 공존의 방법을 모색하고자 노력하는 그들의 모습이 다르게 보였어요.”

다큐프라임 <인간과 고양이>는 고양이에 대한 편견 없는 애정을 느낄 수 있게 한다. 그 속에서 고양이는 우리가 손을 내민다면 얼마든지 친구가 될 수 있는, 심장이 뜨겁고 늘 정에 굶주린 약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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