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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주의 책] ‘정치와 프로파간다’ 외

‘몬산토 : 죽음을 생산하는 기업’ (마리 모니크 로뱅, 이선혜 옮김 / 이레)

유전자조작에 대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나요? 뉘앙스가 좀 부정적이죠? 생명을 인위적으로 조작한다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듯 합니다. 그럼 유전자조작식품(GMO)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언론을 통해 접해 본 적은 있어도 구체적으로 GMO가 무엇인지,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지 모릅니다. 〈몬산토 : 죽음을 생산하는 기업〉은 바로 유전자조작식품(GMO)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다국적 기업 ‘몬산토’를 해부하는 책입니다.

▲ ‘몬산토 : 죽음을 생산하는 기업’ (마리 모니크 로뱅, 이선혜 옮김 / 이레)
저는 ‘몬산토’라는 다국적기업의 이름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습니다. 그런데 충격을 받았습니다. 충격의 여파가 상당히 큽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은 뒤 ‘생명공학’에 대해 그다지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지게 됐습니다. ‘생명공학’이란 용어가 탄생하게 된 이유가 다름 아닌 유전자조작식품에 대한 반대운동의 결과라는 걸 이 책이 말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몬산토’를 비롯한 다국적 기업은 GMO에 대한 대중의 반감이 극대화되자 생명공학이라는 다소 ‘긍정적인 이미지의 단어’를 만들어 냈습니다.

〈몬산토 : 죽음을 생산하는 기업〉에는 이렇듯 ‘몬산토’라는 다국적기업의 이중성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습니다. 저자 마리-모니크 로뱅은 저널리스트이면서 동시에 다큐멘터리 제작자이기도 한데, 3년에 걸친 탐사보도 끝에 이 책을 세상에 선보였습니다. 〈몬산토 : 죽음을 생산하는 기업〉은 1901년 창립 이후 46개국에 진출한 몬산토가 화학기업에서 생명공학 기업으로 탈바꿈하게 된 배경을 철저하게 파헤치고 있습니다.

‘몬산토’는 세계 식량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명분을 내세웁니다. 그러면서 유전자조작 종자에 특허권을 적용, 세계 각국의 농민을 상대로 매일 100건 이상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몬산토’의 이중성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게 인도의 사례입니다. ‘몬사토’의 유전자조작 면화 재배를 시작한 이후 지난 10년간 인도 농민 15만 명이 자살을 했습니다. 왜 ‘몬산토’를 향해 죽음을 생산하는 기업이라고 하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몬산토’가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을 전 세계적으로 벌이고 있음에도 건재한 이유가 뭘까요. 저자는 회전문처럼 정부 고위직과 몬산토 임원을 돌고 도는 인사이동, 로비를 통한 언론 플레이, 출처 없는 실험 결과에 권위를 부여하는 저명한 과학 잡지 등의 현실이 지금의 두 얼굴의 기업 몬산토를 만들었다고 진단합니다. 몬산토의 실체를 알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이 책을 권합니다.

▲ ‘정치와 프로파간다 : 대중을 유혹하는 무기’ (니콜라스 잭슨 오쇼네시, 박순석 옮김 / 한울아카데미)
‘정치와 프로파간다 : 대중을 유혹하는 무기’ (니콜라스 잭슨 오쇼네시, 박순석 옮김 / 한울아카데미)

‘프로파간다’는 의도된 목적으로 선전하는 일련의 행위를 의미하죠.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단어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프로파간다’를 현재적 의미로 사용하기보다는 과거의 개념으로 이해하기 쉽습니다. 과거에 벌어진 일 그러니까 민주주의가 상당 부분 정착된 사회에선 그 효용성을 상실한 것으로 인식하기 쉽다는 얘기입니다.

실제로 민주주의 시대, ‘프로파간다’는 대중들에게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요. 〈정치와 프로파간다 : 대중을 유혹하는 무기〉의 저자는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합니다. 민주주의가 상당 부분 정착된 사회에선 프로파간다가 효용성을 상실한 것이 아니라 교묘한 방법으로 대중에게 더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죠.

특히 이 책의 4부 ‘전쟁 마케팅’에는 프로파간다가 어떻게 대중을 속이는 무기로 작용하는지 구체적 사례를 통해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또한 프로파간다와 전쟁 그리고 미디어와의 상관관계가 어떻게 형성되는지도 설득력 있게 제시합니다.

‘설득의 비밀’ (EBS ‘다큐프라임 제작팀’, 김종명 공저 / 쿠폰북)

▲ ‘설득의 비밀’ (EBS ‘다큐프라임 제작팀’, 김종명 공저 / 쿠폰북)
〈설득의 비밀〉은 EBS 〈다큐프라임〉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 ‘16인의 성공 도전, 설득의 비밀’을 책으로 엮은 것입니다. ‘16인의 성공 도전, 설득의 비밀’은 방영 당시 ‘시추에이션 다큐’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일반인 출연자들을 특정한 상황에 직면하게 한 다음, 변화과정을 추적해 결론을 도출하게 한 것이죠. 상당히 독특한 방식이어서 방송계에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상대방의 얘기를 듣는 게 중요하지만 설득도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요소입니다. 〈설득의 비밀〉은 설득에 어떤 심리적 메커니즘이 있는 지 그리고 설득의 기술이 과연 훈련을 통해 향상될 수 있는 것인지를 파악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번에 출간된 〈설득의 비밀〉은 방송에 모두 담아내지 못한 전문가들의 조언을 덧붙였습니다. 특히 ‘한국형 설득’에 대한 여러 사례와 분석을 추가한 것이 흥미롭습니다.

‘카프카 살인사건’ (크리스티나 쿤, 박원영 옮김 / 레드박스)

▲ ‘카프카 살인사건’ (크리스티나 쿤, 박원영 옮김 / 레드박스)
〈카프카 살인사건〉은 카프카의 미발표 단편소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발상 자체가 상당히 독특하고 파격적입니다. 이 책은 2008년 독일에서 출간이 됐다고 합니다. 출판사에 따르면 세계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작가, 카프카를 다루었다는 점에서부터 연일 화제에 올랐다고 하네요. 2008년에는 〈슈피겔〉이 그해 가장 뛰어난 미스터리 소설이라는 평가를 내렸고, 세계 10개국에 수출까지 되었습니다. 카프카의 미발표 단편소설과 연쇄살인 사건과의 관계 그리고 책에 등장하는 ‘가상의’ 카프카 단편소설을 읽는 재미도 흥미롭습니다. 마치 수준 높은 추리소설을 읽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나는 마사이족이다’ (안영상 / 멘토프레스)

〈나는 마사이족이다〉에는 ‘사진작가 안영상의 아프리카 방랑기’라는 부제가 달려 있습니다. ‘방랑기’라는 의미가 묘하게 다가옵니다. 실제로 이 책은 여행기라고 하기엔 그렇고, 그렇다고 단순히 아프리카를 체험한 체험기로 볼 수도 없습니다. 텍스트 못지 않게 사진이 주는 느낌도 색다릅니다. 책 표지에 있는 ‘최초의 사진문학’이라는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닌 듯 합니다.

▲ ‘나는 마사이족이다’ (안영상 / 멘토프레스)
이 책의 저자 안영상 씨는 1999년 12월부터 현재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아프리카 땅을 밟았다고 하는데요, 책 곳곳에 아프리카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인 것 같습니다. 〈나는 마사이족이다〉는 우리가 아프리카에 대해 적지 않은 편견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책을 덮으면 막상 이런 생각이 떠오를 지도 모릅니다. “과연 인생이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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