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내부, ‘부적격’ 사장후보 ‘미묘한 입장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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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대선특보 김인규 절대불가” … 사원행동 “이병순 연임분쇄도 함께”

KBS사장추천위회가 공모 지원자를 5배수로 압축한 결과, 내부 구성원들이 ‘부적격 후보’라고 규정한 이병순, 김인규, 강동순 후보가 모두 포함돼 반발 여론이 거세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각 후보를 놓고 미묘한 입장차를 보여, 사장 선임을 둘러싼 논란이 내부갈등으로 확산될 조짐도 보인다.

발단은 KBS노동조합(위원장 강동구)이 지난 12일 발표한 성명이었다. 노조는 성명에서 “김인규 씨가 사장으로 오면 총파업을 불사하겠다”고 천명했다. 하루 전날 이병순, 김인규, 강동순 세 후보를 ‘절대불가 후보’로 규정한 노조가 이튿날 유독 김 후보만을 지목해 ‘총파업’을 경고하자, 내부 여론은 들끓었다.

▲ KBS 구성원들로부터 '절대불가' 후보 판정을 받은 이병순 사장, 김인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 강동순 전 KBS 감사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은 16일 성명을 통해 “노조는 김인규씨에 대해서만 총파업을 경고하고, 나머지 2인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며 “사내·외에서는 노조가 가장 유력한 낙점 후보인 이병순 사장이 연임하는 것에 대해서는 눈 감겠다는 의미로 파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원행동 “김인규만 총파업 경고? 노조, 이병순 연임에는 눈 감나”

KBS 사원행동은 성명에서 “그 성명서로 인해 사원들은 분노했고, 노조 집행부는 극도의 불신을 받게 했다”면서 “조합원의 의사와 정서를 거스르는 조합 집행부를 위해 누가 힘을 실어주고 개개 조합원이 총파업 대열의 선봉에 서겠느냐”고 꼬집었다.

사원행동은 “노조는 위 3인에 대한 이사회의 사장 제청을 막기위해 지금부터라도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라”며 “필사즉생의 각오로 이병순 연임 분쇄와 낙하산 사장 저지투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KBS노동조합(위원장 강동구)은 같은날 발행한 <KBS특보>에서 “(3명의) 불가후보들 간 ‘불가성의 질적 차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노조는 “대선특보를 지낸 김인규 후보는 특정 정당(한나라당)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정치독립적 사장선임을 요구해온 노조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후보”라고 강조했다.

KBS노조 “대선 특보는 ‘절대 안되는’ 후보, 나머지는 ‘싫은’ 후보”

반면 “강동순 후보는 한나라당과 함께 ‘녹취록 파문’을 일으킨 장본인이지만, 김 후보처럼 정권 핵심부에 접근했다고 볼 수는 없고, 이병순 후보는 구성원 여론조사에서 76.9%라는 압도적 불신임을 받았지만, 대선캠프에 있지 않았고 집권을 위한 대책회의도 알려진 바 없다”고 지적했다. 즉 ‘정권의 낙하산’이 아니라는 것이다. 노조는 이를 두고 “‘절대 안 되는 것’과 ‘죽도록 싫은 일’의 차이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표현했다.

이어 KBS노조는 구성원 76.9%가 반대한 이병순 사장에 대해 즉각적인 투쟁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조합원들이 이 사장을 싫어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구성원의 연임반대율을 근거로 즉각적인 파업을 할 수는 없다”며 “적어도 KBS노조의 파업은 공영방송의 주인인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는 “만약 이사회가 이병순 사장을 최종후보로 청와대에 임명 제청하게 되면 결코 순순히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없다”며 “조합원들이 이 사장의 부족한 점으로 지적한 정치적 독립성과 민주적 리더십, 공영방송 마인드, 경영능력 등을 해결할 수 있는 확실한 해결책을 제시할 때까지 출근저지투쟁 등 강도 높은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KBS노조는 16일 결의문을 통해 “낙하산 사장 저지를 위해 집행부 전원이 구속과 해고를 결의한다”고 밝혔다. KBS노조는 “법원도 YTN노동자들의 해고무효 판결을 통해 ‘특보 출신 언론사 대표’는 불법이라고 했다”며 “노조는 아무리 부서져도 아무리 짓밟혀도 ‘정권방송’ 간판을 달겠다는 악의 세력과 당당히 맞서 싸울 것”이라고 김인규 후보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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