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영 “경영진 빈자리 마음 무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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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MBC 신년사 “공정하지 않은 프로그램 전파 못 타”

▲ 엄기영 MBC 사장 ⓒMBC
엄기영 MBC 사장은 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공백중인 경영진에 대한 아쉬움과 2010년 경영계획을 밝혔다.

엄 사장은 “지난 2년 동안 위기극복을 위해 함께 고민해 온 경영진 일부가 지난 연말 자리를 떠났다”며 “아직도 빈자리가 채워지지 못한 채 새해를 맞게 돼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우룡)는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엄 사장이 제시한 경영진 안을 부결시킨 바 있다.

그러면서도 엄 사장은 “내부적인 문제로 멈칫거릴 여유가 우리에게는 없는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미디어렙 경쟁체제, 간접광고 도입과 종합편성, 보도전문 채널의 출범, 월드컵, 동계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이벤트와 지방선거, G 20 정상회의 등을 언급한 엄 사장은 “무한 경쟁이 펼쳐질 이 상황이 위기이자 기회다. 미래 50년을 준비하는 한 해를 만들자”고 포부를 밝혔다.

‘미래전략 2020’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그는 “새로운 경영진이 선임되는 대로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사원들의 의견도 수렴해 MBC의 미래 청사진을 결정하고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수립해 실행하겠다”면서 “지난해 끝내지 못한 NEW MBC PLAN을 새 경영진과 함께 조속히 마무리하겠다”고 선언했다.

보도와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선덕여왕> 같은 명품 프로그램을 연속해서 만들어내고 기존 프로그램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면서 “보도와 시사 프로그램은 공정성과 객관성으로 신뢰도를 더욱 높이자”고 강조했다. 특히 엄 사장은 “지난해 8월 약속한 대로 공정하지 않은 프로그램은 전파를 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이하는 엄기영 사장의 신년사 전문이다.

미래 50년을 준비하는 한 해를 만듭시다.

경인년, 역동적인 호랑이의 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에는 임직원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고, 소망하는 일이 성취되기를 바랍니다.

유례없이 어려웠던 기축년, 우리는 선덕여왕과 지붕 뚫고 하이킥, 무한도전, 황금어장 등
프로그램 경쟁력으로 난관을 이겨냈고 불가능해 보였던 경영 흑자도 달성했습니다.

72명의 동료들이 정든 일터를 떠나는 아픔을 겪으면서 구조조정을 어느 정도 진척시켰습니다.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위기극복을 위해 함께 고민해 온 경영진 일부가 지난 연말 자리를 떠났습니다.

아직도 빈자리가 채워지지 못한 채 새해를 맞게 돼 마음이 무겁습니다. 하지만 내부적인 문제로 멈칫거릴 여유가 우리에게는 없는 것 같습니다. 새해는 미디어 환경이 급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디어렙 경쟁체제, 간접광고가 도입되고 종합편성 PP와 보도전문 채널이 올 하반기에 출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월드컵, 동계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이벤트와 지방선거, G 20 정상회의 등 굵직한 행사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무한 경쟁이 펼쳐질 이 상황이 저는 위기이자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대응하고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미래는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올해 경영 기조를 ‘미래 50년을 준비하는 해’로 정했습니다.

반세기 역사의 MBC가 새로운 50년 성장을 위해 도약의 발판을 확실히 다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미래전략 2020>을 조속히 확정하겠습니다.

새로운 경영진이 선임되는 대로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사원들의 의견도 수렴해 MBC의 미래 청사진을 결정하고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수립해 실행하겠습니다. 중단기 개혁도 차질 없이 시행하겠습니다. 지난해 끝내지 못한 NEW MBC PLAN을 새 경영진과 함께 조속히 마무리하겠습니다.

인력 전문화와 업무 효율화 등 내부혁신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새해에는 성과 보상을 더욱 강화하겠습니다. 프로그램 성과보상 제도를 확대하고 개인 보상 체계도 개선하겠습니다. 저를 비롯한 경영진도 실적으로 평가를 받겠습니다. 올해는 반드시 좋은 성과를 내고 자신 있게 보상을 말할 수 있는 신바람 나는 일터로 만들겠습니다.

또, 성장과 투자 기반 조성을 위해 광고와 사업 매출을 늘려야 하겠습니다. 다시 경제 위기가 오더라도 흔들리지 않도록 새로운 사업 비중을 키워야 합니다. 콘텐츠 관련 부가 상품 개발은 물론 케이블, 인터넷, 모바일에 맞게 콘텐츠를 재가공해 수익을 늘려야 합니다.

미디어렙 체제와 간접광고 도입에 따른 전략과 대비책을 차질 없이 준비합시다. MBC 그룹 차원의 개혁도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습니다. 계열사는 생존을 위한 변화에 나서야 합니다. 자회사는 업계 1위 회사로 성장해 시너지를 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새해에 마침내 착공되는 상암동 신사옥은 50년을 내다보는 우리의 이런 비전이 결집된, 경제적이면서도 첨단기술을 갖춘 디지털 복합단지가 되도록 만들겠습니다.

친애하는 MBC 임직원 여러분!

새해에는 프로그램을 일신합시다. 선덕여왕 같은 명품 프로그램을 연속해서 만들어내고 기존 프로그램도 업그레이드해야 합니다. 프로그램의 경쟁력은 국민의 신뢰와 사랑이 바탕입니다.

보도와 시사 프로그램은 공정성과 객관성으로 신뢰도를 더욱 높입시다. 지난 8월에 약속한 대로 공정하지 않은 프로그램은 전파를 타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고비용 저효율 프로그램도 과감하게 정비하겠습니다. 채널 경쟁력 1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만들기에 좋은 환경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새해에는 제작지원 체제를 정비하고 제작 공정도 개선하겠습니다.

내년의 창사 50주년 관련한 프로그램과 행사도 열과 성을 다해 준비합시다. 새로운 50년의 출발이 풍성해질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내고 가꿔가야 하겠습니다.

사원 여러분!

정말 험난했던 지난해에도 우리는 콘텐츠 경쟁력 우위와 단결된 힘으로 이겨냈습니다. 거센 변화의 물결이 닥치고 있다고는 하지만 MBC에는 1등 방송을 지켜 온 맨파워와 조직문화가 있습니다.

새해에도 우리가 한마음 한뜻으로 도전과 자기혁신에 나선다면 희망이 있다고 확신합니다. MBC 미래 50년을 준비한다는 각오로 자신감을 갖고 새해를 힘차게 출발합시다.

감사합니다.

2010년 1월 1일
주식회사 문화방송 사장 엄 기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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