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만과 미실, 근대적 인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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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MBC ‘선덕여왕’ 세미나 열려…이창섭 CP 등 참석

▲ 18일 오후 서울 태평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TV사극의 서사성과 재현의 미학’라는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PD저널
MBC 대하사극 〈선덕여왕〉의 주인공 덕만과 미실이 근대적 인간형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18일 오후 서울 태평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TV사극의 서사성과 재현의 미학’라는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김수정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자기의 욕구를 적극적으로 추구하며 개인성을 구현하고자 하는 근대적 인간의 모습을 보여줬다”며 드라마 〈선덕여왕〉을 평가했다.

김 교수는 덕만과 미실을 근대적 인간형 모습이라고 지칭했다. 그는 덕만에 대해 “낭도시절에는 기존 낭도의 관습과 사고에 도전하고, 공주로 등극해서는 정치적 관습에 저항했다”며 “왕이 되어서는 삼국통일이라는 불가능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갈등하고 발전하는 인간”이라고 분석했다.

미실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기존 사극처럼 자리를 지키기 위해 권모술수를 부리는 전형적인 악인에서 벗어났다”면서 “평생 신국을 연모하여 왕권세습체제에 도전하며 왕이 되고자 했다”고 의의를 밝혔다. 미실이 반란의 주모자로서 군사적 도움이 절박한 상황에서 국경의 군대를 끌어오는 것을 막으며 위기의 신라를 지키는 것은 기존 악인과는 다른 점이었다.

이남표 MBC 연구위원 역시 “미실의 어록 입체성에 공감하는 것은 영화 〈다크나이트〉의 악역인 조커나 〈하얀거탑〉의 장준혁에 열광하는 일종의 정신적 증후군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도 “현대인은 똥을 묻혀가면서 더러운 짓을 해야 하는 현실과 자아를 추구해야 하는 괴리감이 있다”면서 “시청자들은 미실을 통해 현실 속의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창섭 〈선덕여왕〉 CP는 “기존 인기사극 〈허준〉, 〈대장금〉에서는 항상 방해자가 있고, 스승이 있다”고 전제한 뒤 “〈선덕여왕〉에서 획기적인 전환은 미실한테 이 둘을 섞은 것이다. 방해자인 스승을 한 캐릭터에 넣었고 그게 맞아 떨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실로 인해 약화된 덕만에 대한 아쉬움도 언급됐다. 이동우 인천대 교수는 “덕만이 왕으로 올라갔을 때 사람을 포용하는 것 보다는 혼자 모든 것을 결정하고, 기계적인 권력균형 맞추기를 했다”며 “과거의 파편적 사실들을 가지고 드라마를 만든 만큼 역사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해석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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