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 4월호에 무엇이 담겼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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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룡 전 이사장, ‘권력기관’의 MBC 인사 개입 실토

▲ 신동아 4월호 표지 ⓒ신동아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신동아〉 인터뷰 내용은 그동안 언론계에서 소문만 무성했던 권력기관의 방송사 인사 개입을 매우 상세하게 밝혔다는 점에서 파문을 몰고 오고 있다.

김 이사장은 지난 17일 발행된 〈신동아〉 4월호 인터뷰에서  “이번 인사는 김재철 사장 (혼자 한) 인사가 아니다. 큰집도 (김 사장을) 불러다가 ‘쪼인트’ 까고 매도 맞고 해서 (만들어진 인사다)”라며 ‘큰집’ 역할론을 제기했다. 통상 ‘큰집’은 청와대를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장은 또 김 사장의 역할을 “좌파 청소부”로 규정하며 “쉽게 말해 말귀 잘 알아듣고 말 잘 듣는 사람이냐가 첫 번째 (사장 선임) 기준이었다”며 “(내가) 청소부 역할을 해라 (하니까). 김재철은 (8일 인사에서) 청소부 역할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대체적인 그림은 만나서 그려줬다. 김 사장은 내 면전에서는 ‘걱정하지 마시라’고 했다”며 “좌파의 물을 빼는”데 자신이 방향을 ‘코치’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그는 “이번 인사로 MBC 좌파 대청소는 70~80% 정도 정리됐다”며 “그걸로 (김 사장은) 1차적인 소임을 했다”고 평가했다.

김 이사장은 엄기영 전 사장 사퇴에 대해선 “어차피 내보내려고 했는데 자기 발로 걸어 나갔으니 120% 목표 달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 지난해 8월27일 엄 사장을 해임하려 했지만, 정무적인 판단으로 미뤘다”며 “취임 직후 업무보고를 받을 때부터 MBC의 문제를 계속 제기한 것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국정감사와 정운찬 총리 임명을 ‘정무적 판단’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솔직히 2월 말까지는 버틸 줄 알았다. 그때까지도 안 나가면 해임하려고 했다”고 말하는 등 그동안 ‘언론장악’ 실체를 스스로 인정했다.

이처럼 김 이사장의 발언이 언론계는 물론 정치권까지 일파만파 커지자 김 이사장은 점차 말을 바꾸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17일 언론인터뷰에서 “‘큰집’이란 표현은 방문진의 관리감독 기능과 사회 전반적인 여론 흐름을 고려해서 쓴 것”이라며 “김 사장이 인사 과정에서 방문진과 충분히 협의하지 않아 감정이 격해져 과장해서 얘기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사의를 표명한 지난 19일 이사회에서 “발언 사실이 상당부분 기억나지 않거나, 말했다면 부정확하다”고 말하는 등 말을 바꾸며 수습에 나섰으나 때는 이미 늦은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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