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 맞이한 ‘인디다큐페스티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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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작 ‘상계동올림픽’ 등 호평…88만원 세대, 용산참사 등 화두

2001년 ‘실험, 진보, 대화’를 화두로 국내 독립다큐멘터리의 제작자 발굴과 흐름을 주도해온 ‘인디다큐페스티발’이 올해로 10년을 맞이했다. 지난 26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일주일간 서울아트시네마와 삼일로창고극장에서 열린 ‘인디다큐페스티벌 2010’은 “앞으로 미래 10년을 전망하며, 새로운 한국 독립 다큐멘터리의 부흥기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개막작으로는 한국 다큐멘터리의 고전이라 불리는 김동원 감독의 〈상계동올림픽〉(1988)과 최신춘 감독의 〈미얀마선언〉(2010)이 선정, 신구의 조화를 이뤘다.

〈상계동 올림픽〉은 재개발지역 주민들의 투쟁을 그린 영화로 주최 측은 “용산참사, 뉴타운, 4대강 사업 등 아직까지 개발중심의 행정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환기하고자 개막작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미얀마선언〉은 ‘미얀하지만, 우린 아마 안 될 거야, 선언’의 줄임말로 희망이 없는 20대의 암울한 미래를 발랄하게 그린 영화다. 최신춘 감독은 “비관적이란 걸 인식한다는 것 자체가 비관을 뛰어넘을 힘이 될 것”이라며 작품의 의미를 부여했다.

▲ 지난 28일 삼일로창고극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 ⓒ인디다큐페스티발
88만원 세대의 현실을 보여주는 〈내 청춘을 돌려다오〉, 〈개청춘〉, 〈방, 있어요〉, 〈행복한가요〉, 〈나의 길 위에서〉 등은 청년 세대가 마주하는 현실을 그려내며 한국 다큐멘터리의 한 지형을 보여준다. 또한 대학졸업 후 농촌의 삶을 일구는 세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땅의 여자〉, 성폭력의 문제를 다룬 〈버라이어티 생존토크쇼〉, 쿠바로 날아가 현지인 청년과 사랑에 빠진 여성 감독의 이야기 〈쿠바의 연인〉 등 여성을 화두로 한 작품도 눈에 띈다.

촛불방송국 ‘레아’가 만든 ‘용산, 337가지로 표현하기’도 이목을 집중시킨다. 〈남일당 식당 “식사는 하셨어요?〉, 〈시청 앞 하늘이불〉, 〈어느 용산 방문자의 경찰 폭력 보고서〉, 〈거룩한 분노〉, 〈용산, 355일의 기록〉, 〈행동하는 라디오〉, 〈낙지(樂地)도서관 강제철거〉 등의 단편영화는 망루 위의 사람들과 망루 밖의 사람들을 생각하며 무거운 사건 속에서 견뎌온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인디다큐페스티발’은 영화진흥위원회의 파행운영과 관련해 “부당한 위탁 사업자 공모 절차와 선정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든 수준의 불의와 탄압이 2010년 영화계를 뒤덮었다”며 특별 상영 및 좌담을 마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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