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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클리핑] ‘종편 퍼주기 포석’ 새 홈쇼핑채널 가시화

〈조선일보〉는 “천안함 침몰사고의 원인으로 북한 잠수정 또는 반잠수정에 의한 어뢰·기뢰의 공격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사고 발생지역인 백령도에서 멀지 않은 북한 서해안 잠수함 기지에서 천안함이 침몰한 지난 26일을 전후해 잠수정(또는 반잠수정)이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 사실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정부 소식통은 30일 “천안함 침몰사고 이후 미 정찰위성 사진 등을 정밀 분석해본 결과, 백령도에서 50여㎞ 떨어진 사곶기지에서 잠수정(반잠수정)이 지난 26일을 전후해 며칠간 사라졌다가 다시 기지로 복귀한 것으로 파악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움직임을 보인 잠수정(반잠수정)의 종류와 숫자(규모)에 대해선 확인되지 않았다.

이 소식통은 “북 잠수정이나 반잠수정이 기지에서 사라졌다가 나타나는 경우는 종종 있는 일이어서 이번 사고와의 연관성을 단정하기는 힘들다”며 “구체적인 정황을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 1998년 속초 앞바다에서 꽁치 그물에 걸려 잡혔던 유고급 잠수정은 85t급으로 406㎜ 어뢰 2문을 장착하고 있다. 수심 30m 안팎 해저에서도 은밀한 수중침투 및 공격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다 작은 반잠수정도 물 위로 항해할 때도 레이더에 잡히기 힘들며 어뢰 2발을 발사할 수 있다. 김태영 국방장관도 29일 국회 국방위에서 “북한 반잠수정은 어뢰 2발을 발사할 수 있다”며 반잠수정에 의한 피격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한번 잠수하면 작업 7~8분 불과 ‘애타는 구조’

천안함 침몰 닷새째인 30일 오후 2시30분 구조작업이 진행 중인 백령도 앞바다는 숨 막힐 듯한 분위기였다. 광양함을 중심으로 함수·함미가 있는 해상의 부표 주변에선 고무보트에 탄 구조대원들의 잠수가 되풀이됐다. 4~5㎞ 밖에는 아시아 최대 수송함인 독도함(1만4000t)과 미군 구조함 살보함(3000t급)이 정박했다.

〈경향신문〉은 “거제에서 북상 중인 인양용 크레인을 빼면, 구조 대형은 모두 갖춰진 셈”이라면서도 “1.5~2m의 높은 너울이 이어지는 바다는 배끼리의 접안도 쉽지 않아 내내 신경을 곤두세웠다”고 소식을 전했다. 해군 특수전여단(UDT) 잠수부 1명이 이날 작업 도중 실신해 살보함에서 응급치료를 받다 숨지면서 구조 현장은 극도의 긴장감이 흘렀다.

작업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해난구조대(SSU)와 UDT 구조대원 170여명은 이날 45m 밑 함미와 24m 밑 함수가 묻혀 있는 해저로 내려가 선체 실내로 진입하는 작업에 주력했다. 전날 잠수부들이 함수·함미의 선체 외부를 일일이 쇠망치로 두드리며 선체 탐색은 상당부분 마친 터다.

▲ 3월 31일 경향신문 3면
선실 내 진입은 만만치 않은 고난도 작업인 것으로 전해졌다. 잠수 요원들은 이날 새벽 2시와 오전 10시 정조시간대를 이용해 함수와 함미의 내부 진입에 안간힘을 쏟았다. 오전까지 함수는 출입구 확보 작업에 성공했지만 함미 부분의 출입구를 밧줄로 묶는 작업은 연거푸 실패하고 말았다. ‘선체탐색→공기주입→출입구 확보→선내 진입·생존자 확인’의 구조작업 단계 중에 함수는 마지막 진입을 앞뒀고, 함미는 출입구를 뚫고 있는 단계다.

생존자가 발견되면 곧바로 잠수 요원들이 들고간 방수 응급의와 산소공급 장치 등을 착용시켜 구조한다는 계획이다. 평상시보다 만조수위가 높은 ‘사리기간’이 이번 주말까지 이어지는 점도 구조대원들이 부딪힌 난관이다.

천안함-속초함-평택 2함대 교신내용 왜 못밝히나

〈경향신문〉은 “천안함 침몰에 대한 원인 규명이 늦어지면서 각종 의혹이 꼬리를 물지만 군 당국이 최소한의 정보조차 공개하지 않으면서 국민적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제라도 사고 경위를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공개해 불필요한 의혹을 털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사고 당시 천안함과 속초함의 작전 내용을 밝혀야 한다. 천안함은 백령도 내해로 항로를 변경해 초계임무를 수행하던 중 백령도 앞 1마일(약 1.8㎞) 지점에서 원인 미상의 폭발로 침몰했다. 초계함은 고속정을 후방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섬 근처로 기동하는 일은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천안함이 통상적인 경비항로를 벗어나 사고 지점으로 간 것은 ‘특수 임무’ 때문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 3월 31일 경향신문 5면
이에 대해 김태영 국방장관은 지난 29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천안함은 사고 해상을 15번 정도 다녔고 항로상으로 운용하는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고 당일 기상이 워낙 나빠 바람을 막기 위해 간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박성우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지난 28일 브리핑에서 “최근 여러 상황에 따라 그 지역에서 작전활동을 하던 것으로 이해해달라”며 “(천안함이 사고지역으로 간 것은) 피항을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장수만 국방차관은 30일 김형오 국회의장에 대한 비공개 브리핑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쏠 징후가 보여 피했다”며 “백령도 뒤편에 있을 경우 미사일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궁에 빠진 사고 발생 상황 및 사후 대처 과정을 규명하려면 당시 최원일 천안함 함장과 평택 2함대 사이에 오간 휴대전화 통화 내용 등이 공개돼야 한다. 천안함 침몰 생존자들의 증언도 필요하다. 현재 생존자 58명 가운데 52명은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를 놓고 군 당국이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생존자들에게 사실상 격리 조치를 취한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천안함은 작전에 나갈 때마다 물이 줄줄 샜다’는 실종자 가족들의 의혹을 해소하려면 천안함 정비일지 등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중·동, 지방선거 노골적 ‘친여 본색’

〈경향신문〉은 “조선, 중앙, 동아 등 3개 보수지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갈수록 친여(親與) 성향을 노골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신문의 1면 기사에서 4대강, 무상급식 등 여권에 불리한 사회적 의제는 찾아보기 어려운 반면 ‘코리아 이미지 2배 좋아져’ ‘중기(中企) 졸업 때 8년간 부담완화’ 등 정권에 유리한 기사는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선거를 앞두고 민감한 사회적 이슈는 기피하면서 정부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한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드는 대목”일며 “특히 이들의 ‘친여 본색’은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의 지면과 비교해보면 더욱 확연해진다”고 비판했다.

▲ 3월 31일 경향신문 28면
경향신문이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2006년 3월과 올 3월 한 달간(3월1~27일) 조·중·동 3개 신문의 1면 기사를 비교 분석한 결과 조선일보의 경우 2006년 3월 1면에서 ‘세금폭탄’ 등의 제목으로 정부 정책(14건)을 비판하거나 ‘이해찬 총리 골프파동’ 등 여당 악재(19건)에 해당하는 기사가 전체 기사 꼭지수에서 36.3%에 달했다. 반면 올 3월은 ‘정책 비판’(4건)과 ‘여당 악재’(4건) 보도가 1면 기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3%에 불과했다.

조선일보는 2006년 3월에는 ‘이해찬 총리 골프파동’을 9일 연속 1면에 보도하는 등 집요함을 보였지만 이번에는 ‘천주교 사제 1104명이 참여한 4대강 반대 후보지지’(8일) 선언을 아예 한 줄도 언급하지 않았다. ‘곽영욱 사장 진술번복’(11일), ‘봉은사 안상수 외압논란’(21일)도 1면이 아니라 종합면이나 사회면 상자 기사로 처리했다.

동아일보도 2006년 3월 ‘정책 비판’(8건)과 ‘여당 악재’(22건)가 1면 기사에서 37.5%를 차지했지만 이달에는 각각 4건(정책 비판), 7건(여당 악재)으로 11.1%에 불과했다. 중앙일보도 2006년 3월 ‘정책 비판’(11건)과 ‘여당 악재’(15건)가 35.6% 비중을 보였지만 이달은 10.4%(정책 비판 1건, 여당 악재 6건)로 줄어들었다.

경향신문은 올 3월 한 달간 1면에서 ‘정책 비판’(28건)과 ‘여당 악재’(16건) 기사 비중이 57.9% 비율을 보였다. 이는 4년전 같은 기간 34.5%(정책 비판 17건, 여당 악재 12건)에 비해 늘어난 것이다.

이들 신문은 정부 정책이나 여권에 불리한 기사는 대체로 축소 보도하는 반면 참여정부 시절 보기 어렵던 정권 홍보성 기사를 1면에 싣는 일이 많아졌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이명박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원전수출 터키도 뚫다’를 1면 톱기사로 내보낸 데 이어 ‘한국 국채 인기 미국 앞질러’(9일) 등 정권에 유리한 기사를 1면에 수시로 등장했다.

동아일보도 재정 적자 확대와 출구정책 지연에 따른 부작용은 외면한 채 ‘정부, 금고속 돈 7조 예금-펀드로 굴린다’(9일), ‘전공공기관 혁신적 연봉제 실시’(15일) 등 정부 정책을 무비판적으로 전하는 기사를 1면에 내보냈다. 중앙일보도 서울시 교육청 비리 등으로 ‘MB식 교육정책’이 도마에 오른 시점에 ‘집권 3년차 게이트 말 안나오게 하자’(8일) 등 청와대의 ‘자정선언’을 1면 톱으로 보도했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과 비교할 때 3월 한 달간 이들 신문의 정부 정책에 대한 긍정적인 보도 건수는 조선일보가 3건에서 23건으로 가장 많이 증가했고, 동아일보가 1건에서 13건, 중앙일보도 0건에서 6건으로 증가했다.

정연우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언론이 4대강, 무상급식, 등 선거의 중요한 쟁점을 외면하는 것은 정치적 무관심을 부추김으로써 여론 형성 기반과 민주주의 토대 자체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BS 사교육 상품’ 출현

서울 강남 소재 A대입학원은 조만간 ‘EBS 완전 정복’ 강좌를 내놓을 예정이다. “올 수능부터 EBS 강의와 교재에서 70% 이상 문제를 출제하겠다”는 정부 발표에 따라 기획 중인 ‘사(私)교육 상품’이다.

이 학원 관계자는 “학생당 20~30권의 교재를 봐야 한다는데 바쁜 수험생들이 이걸 어떻게 다 보겠느냐”며 “전문 강사들이 EBS 교재를 강의 교재로 활용해 핵심만 골라 가르치는 강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A학원은 다음달부터 ‘EBS 완전 정복’ 코스를 토·일 주말반이나 여름방학 수강 상품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조선일보〉는 “교육당국이 사교육비 절감 대책으로 ‘EBS 강의 수능 70% 연계 출제’ 방침을 발표한 지 20일도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유력 사교육업체들은 대부분 이를 이용한 ‘EBS 마케팅’ 준비를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B대입학원 강사들은 열흘 전부터 EBS 교재 중 언어·외국어 지문만을 따로 떼내어 정리한 ‘EBS 지문 분석 교재’ 제작에 들어간 상태다. B학원 관계자는 “언어·외국어 지문은 문학작품 등이므로 EBS에 저작권이 없다”고 했다. C재수생 전문학원 관계자도 “이미 2004년부터 EBS 지문을 발췌해 학원 내부 강의 교재로 사용했다”며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은 이번 방침으로 달라질 게 없다”고 못박았다.

이처럼 'EBS 사교육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는 것은 수능시험을 8달 앞둔 고3 수험생들의 ‘EBS 정리 강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학교사들 모임인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조효완 공동 대표는 “정책 취지는 좋지만 고3 학생들 입장에서는 '이 많은 EBS 교재를 언제 다 보느냐'는 불안감이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EBS·수능 연계정책이 사교육업체엔 호재(好材)”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한 학원강사는 “어차피 EBS 교재 문제는 그대로 수능에 나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약간 변형한 문제들이 수능 준비에 알맞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오히려 새로운 사교육시장이 열린 셈”이라고 말했다.

KBS, 보복인사·탈퇴압력 논란 새 노조와 마찰음
회사에 비판적인 라디오PD 5명 지방발령

〈한겨레〉는 “김인규 사장 취임 이후 KBS가 회사에 비판적인 직원들로 구성된 새 노조(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석연치 않은 인사를 하거나, 노조 탈퇴를 종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새 노조와 마찰을 빚고 있다”고 지적했다. KBS는 최근 회사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던 라디오제작본부의 김영한·국은주 PD 등 PD 5명에게 오는 4월1일자로 광주, 청주, 창원 등으로 지방발령 인사를 내겠다고 통보했다.

회사 쪽이 밝힌 인사 이유는 지역라디오 활성화 및 다른 부서와의 형평성 등이다. 강선규 홍보팀장은 “기자, TV PD, 경영기술직군은 거의 100% 지방에 간다”며 “라디오 PD 지방순환근무도 잠시 중단됐다가 이번에 다시 정상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디오 PD 지방순환근무는 공채 14기(1987년 입사)까지 실시되다가 2005년 팀제로 체제가 바뀌면서 중단됐다.

▲ 3월 31일 한겨레 24면
하지만 새 노조와 대다수 라디오 PD들은 이번 인사의 본질은 회사에 비판적인 인사들에 대한 보복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김영한 PD는 2008년 12월 노조 위원장 선거에 출마해 한국방송의 공영성 상실을 강하게 비판했다. 국은주 PD도 시사프로그램인 〈생방송 시사투나잇〉과 〈미디어포커스〉 폐지, 이명박 대통령 라디오 주례연설 신설 등에 적극 반대 목소리를 냈었다. 이 밖에 2명의 피디 역시 새 노조 조합원이며, 나머지 1명도 기존 노조에서 탈퇴한 상태다.

김강훈 새 노조 라디오부문 중앙위원은 “TV PD와 기자는 입사 3년차 이상의 젊은 직원을 주로 지방순환근무를 시키는데, 이번 라디오본부 인사는 입사 20년 이상의 차장·부장급 PD들을 대상으로 했다”며 “비판 세력을 탄압하겠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보도본부의 한 간부가 새 노조 조합원들에게 조합 탈퇴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불거져 있는 상태다. 박진형 새 노조 정책국장은 “3월13~15일 사이에 보도본부의 한 국장이 새 노조 조합원 10여명과의 개인면담을 통해 ‘다른 사람도 다 탈퇴하기로 돼 있다. 새 노조를 탈퇴하라’고 협박했다”며 “탈퇴하지 않으면 지방으로 보내겠다거나 인사고과를 좋지 않게 줄 수도 있다는 압력도 행사했다”고 전했다.

‘종편 퍼주기 포석’ 새 홈쇼핑채널 가시화
최시중 “상반기안 업체 선정 고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새 홈쇼핑 채널 허용 방침을 공표했다. 〈한겨레〉는 “방통위가 신규 종합편성채널에 ‘황금채널’을 부여하기 위한 본격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 18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세미나에서 “홈쇼핑 문제를 상반기 안에 매듭지어 업자를 선정할까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헌법재판소의 정부·여당 언론법 강행처리 위법성 결정 직후 기자회견(10월30일)에서 “기존 홈쇼핑 채널을 중소기업 희망대로 운영할지, 그것이 안 되면 새로운 채널을 만들지 연구해서 발표하겠다”고 밝힌 지 5개월여 만이다.

최 위원장은 기존 홈쇼핑의 중소기업 기여도를 높이는 방법이 아닌 새 홈쇼핑 추가 허용을 택한 까닭은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 새 홈쇼핑은 중소기업과 농수산 업계가 결합한 컨소시엄에 주어질 가능성이 크다.

새 홈쇼핑 채널이 주목받는 이유는 종편 도입과 홈쇼핑 추가 허용이란 정부의 채널정책 재조정 과정에서 ‘종편 황금채널(지상파방송 인접 채널) 부여’가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새 홈쇼핑 허용과 동시에 ‘채널연번제’(같은 성격의 채널끼리 묶어 배치)를 도입해 지상파방송 사이에 배치된 기존 홈쇼핑 채널과 묶어 뒷번호대로 옮기고, 해당 번호에 새 종편을 넣는 방식이다.

굳이 연번제를 시행하지 않더라도, 채널 접근성이 높은 지상파방송 번호 대역 앞뒤(서울의 경우 13번 이후와 6번 이전)에 종편과 새 홈쇼핑을 넣어 좋은 채널을 보장해 주는 것도 가능하다. 한 케이블방송사 이사는 “종편에 황금채널을 주기 위한 논거로 활용하기 딱 좋은 게 홈쇼핑 추가 도입을 통한 채널연번제나 채널 재조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채널연번제의 경우 기존 홈쇼핑이나 홈쇼핑 채널사용료로 수입의 상당 부분을 충당하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스오)한텐 엄청난 타격이다. 홈쇼핑 업계 한 관계자는 “홈쇼핑에게 채널은 절대적이다. 8번과 10번을 주로 사용하는 씨제이(CJ)홈쇼핑이나 지에스(GS)홈쇼핑 수익을 다른 홈쇼핑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채널 프리미엄 때문”이라며 “종편 도입으로 인한 홈쇼핑 채널 조정 가능성은 우리에겐 매우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때맞춰 공정거래위원회와 방통위가 협력해 판매수수료 부당인상 등을 홈쇼핑 재승인 심사 기준에 넣는 방안(지금까지는 권고 사항)을 추진중인 점도 주목 대상이다. 방통위는 최근 실시한 에스오와 피피(PP·방송채널사용사업자) 간의 불공정거래 실태 조사 결과를 재허가 심사에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 홈쇼핑 관계자는 “종편 도입 국면에서 경제논리가 아닌 외부의 손이 작용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업계의 걱정이 많다”고 전했다.

김경환 상지대 교수는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허용은 대통령 공약 사항이므로 꼭 종편 때문이라고 단정지을 순 없다”면서도 “홈쇼핑 도입을 통한 채널 재조정으로 종편에 좋은 채널을 주는 방안이 시도될 가능성은 적지 않다”고 말했다.

‘2010 한국대중음악상’ 주류-비주류-아이돌-인디 ‘음의 꽃밭’ 아찔

제7회 한국대중음악상의 주인공은 서울전자음악단이었다. 이들은 30일 저녁 서울 논현동 복합문화공간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올해의 음반’을 비롯해 ‘올해의 음악인’ ‘최우수 록 음반’까지 3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서울전자음악단은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의 두 아들 윤철(보컬·기타)씨와 석철(드럼)씨가 속한 3인조 록 밴드다. 지난해 2집 앨범 〈라이프 이스 스트레인지〉를 발표해 작품성과 완성도 면에서 평단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다음으로 주목 받은 음악인은 인디 록 밴드 국카스텐이다. 2008년 ‘EBS 스페이스 공감’의 신인발굴 프로젝트 ‘헬로 루키’ 연말 결선에서 대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한 이들은 지난해 발표한 데뷔 앨범 〈국카스텐〉으로 ‘올해의 신인’과 ‘최우수 록 노래’(‘거울’) 수상자로 선정됐다. 패기와 도전 정신을 높이 평가하는 ‘올해의 신인’에는 인디 록 밴드 아폴로18도 함께 뽑혔다. 선정위원들이 3차 투표까지 했음에도 끝내 우열을 가리지 못해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

‘올해의 음반’ 못잖은 위상을 갖는 ‘올해의 노래’는 소녀시대의 ‘지’에게 돌아갔다. 지난해 초 걸그룹 열풍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노래로, 만듦새에 있어서도 상당한 예술적 성취를 이뤘다는 평이 많았다. 이소라와 브라운아이드걸스는 각각의 장르 분야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이소라는 7집 앨범으로 ‘최우수 팝 음반’과 ‘…노래’를, 브라운아이드걸스는 ‘아브라카타브라’가 담긴 앨범 〈사운드-지(G)〉로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음반’과 ‘…노래’를 휩쓸었다.

누리꾼들이 분야별 모든 후보를 대상으로 투표해 선정하는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에서는 정엽(남자 부문), 백지영(여자 부문), 소녀시대(그룹 부문)가 1위를 차지했다. 어느 정도 음악성을 담보하면서도 대중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는 뜻이기에 상의 의미가 각별하다. 시상식 본상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이 분야까지 포함한다면 소녀시대와 정엽은 2관왕이 된다.

▲ 3월 31일 한겨레 37면
〈한겨레〉는 “전체 수상 결과를 보면, 지난 한 해 우리 대중음악계가 더욱 풍성하고 윤택해졌음이 확연히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주류에서 음악적 성취를 꾸준히 모색해온 음악인, 대중의 사랑을 받는 아이돌 그룹, 자기만의 음악 철학과 색깔을 고집스럽게 지키는 인디 음악인, 비주류 장르에서 고군분투해온 음악 장인 등이 두루 포함됐기 때문이다. 어느 한 쪽만 비대하게 커져 뒤뚱거리는 게 아니라 탄탄한 네 바퀴로 안정적으로 달리는 수레와 같다.

서울전자음악단, 이소라, 드렁큰타이거, 정엽 등은 주류에서 자기만의 음악 세계를 확고히 다진 경우다. 소녀시대, 브라운아이드걸스 등은 걸그룹 열풍을 타고 큰 인기를 누리면서도 아이돌 음악 수준을 한 단계 드높인 경우다. 국카스텐, 검정치마, 브로콜리너마저, 아폴로18 등은 인디 음악계에서 탄탄한 기본기와 독특한 개성을 앞세워 주류 음악계에 강한 충격파를 던진 경우다. 재즈 피아니스트 송영주, 크로스오버 기타리스트 박주원, 프리 재즈를 선보인 김책과 정재일 등은 비주류 장르에서 높은 음악적 성취를 일궈낸 경우다.

이날 시상식은 플래툰 쿤스트할레, 국내 음악의 외국 유통을 맡는 에이전시 디에프에스비(DFSB), 포털 사이트 다음, 한겨레신문사 등의 후원으로 열렸다. 음악인, 음악산업·언론 관계자, 한국대중음악상 후원회원, 초청 관객 등이 참가한 가운데 자유로운 파티 형식으로 진행됐다. 가수 알렉스가 사회를 맡았고, 강산에, 이지형, 로다운30+신윤철, 탱고·재즈 밴드 라벤타나 등이 축하 공연으로 흥을 돋웠다.

2004년 제정된 한국대중음악상은 인기도나 방송 출연 빈도 같은 음악 외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최대한 음악성 자체에만 초점을 맞춰 선정하는 상이다. 대중음악 평론가, 라디오 피디, 음악 담당 기자 등 다양한 분야의 음악 전문가 60명이 선정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봄바람 탄 내한공연…4월이 ‘빼곡’

스산한 세상 날씨와 달리 국내 공연시장은 봄볕이 완연하다. 〈한겨레〉는 “외국 유명 음악인들의 내한공연이 일주일이 멀다 하고 줄을 잇는다”며 “무려 11건이나 몰린 다음달이 절정”이라고 전했다.

감미롭게 휘감는 리듬앤블루스(R&B)에 젖어들고 싶다면 브라이언 맥나이트(1일)가 제격이다. 전세계 2000만장 이상의 앨범 판매고를 올린 그는 국내 가수들이 특히 존경하는 음악인이기도 하다. 대표곡 ‘원 라스트 크라이’는 김조한·김범수·강타 등이 즐겨부른다. 빅뱅의 태양이 오프닝 무대에 선다.

팝과 재즈를 넘나드는 영국 출신 싱어송라이터 제이미 컬럼(10일)의 뜨거운 무대도 놓치기 아깝다. 지난해 발표한 앨범 〈더 퍼수트〉에서는 리아나의 인기곡 ‘돈트 스톱 더 뮤직’을 재즈 느낌으로 리메이크하는 재치를 보여줬다. 피아노를 치다가 갑자기 그 위로 올라가 노래하는 등 화려한 무대 매너도 빛을 발한다.

▲ 3월 31일 한겨레 25면
옛 노래의 낭만과 추억 톰 존스(2~3일)는 살아 있는 팝의 전설이다. 1965년에 데뷔해 ‘딜라일라’ ‘그린 그린 그래스 오브 홈’ ‘섹스 밤’ 등 수많은 히트곡을 불렀다. 일흔이라는 나이에도 특유의 남성미와 힘 넘치는 창법이 여전하다. 1999년 영국 훈장을 받았고, 2006년에는 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기도 했다.

오잔나(3일)는 뉴트롤스, 라테 에 미엘레 등과 함께 이탈리아 3대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70~80년대 아트록 열풍의 한 축을 맡았다. 데뷔 40돌을 기념하는 이번 공연에는 발레토 디 브론초, 밴 더 그라프 제너레이터 등 다른 아트록 밴드의 음악인도 참여한다.

게리 무어(30일)는 설명이 필요 없는 블루스 기타의 거장. 아일랜드 특유의 정서를 담아 세상에서 가장 슬프게 기타를 치는 연주자로 이름나 있다. 우리네 ‘한’이라는 정서와 맞닿아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스틸 갓 더 블루스’는 한국인의 영원한 애청곡이다. 비행기를 오래 타면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는 특이 질환을 이유로 골수팬이 많은 일본조차 최근 20년 동안 방문한 적이 없는 그의 이번 내한공연은 그야말로 기적과도 같다.

유럽 재즈를 대표하는 지오바니 미라바시 트리오(25일)는 이번이 세번째 내한공연이다. 이탈리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지오바니 미라바시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 ‘아리랑’ 등 우리에게 익숙한 곡들도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 들려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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