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집 조인트 발언’ 김우룡 출국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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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집 조인트 발언’ 김우룡 출국 논란
[미디어클리핑] 사고 11일째, 내부-외부폭발도 몰라
  • 원성윤 기자
  • 승인 2010.04.06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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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6일 경향신문 13면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5일 인천공항에서 취재진을 피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경향신문>은 “청와대의 MBC 인사 개입 파문을 불러온 이른바 ‘큰집 조인트’ 파문의 핵심 인물인 김 전 이사장이 국회 청문회를 앞두고 출국함에 따라 도피성 출국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 전 이사장은 지난 4일 오전 경향신문이 해외 출국계획을 묻자 “더 이상 얘기할 게 없다”며 전화를 끊어버린 후 휴대폰을 착신불가 상태로 만들어 의혹이 증폭돼 왔다.

김 전 이사장은 이날 오후 인천 국제 공항에서 오후 8시50분발 대한항공 KE005편에 탑승해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출국했다. 김 전 이사장은 오후 6시 대리인을 통해 탑승 수속을 하고, 부인과 검색대를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취재진 10여명은 도피성 출국을 막기 위해 국제선 탑승 검색대로 가는 모든 통로 앞에 대기하고 있었다. MBC 노조 연보흠 홍보국장은 “모든 통로를 지키고 있던 기자들을 따돌리고 출국한 것은 김 전 이사장이 3부요인 등이 이용하는 귀빈실을 통해 공항을 통과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도피 출국의 배후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번 일은 MBC를 둘러싸고 진행됐던 그동안 과정이 청와대의 사전 치밀한 계획에 따라 이뤄졌음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MBC노조 파업 “김사장 퇴진하라”
“청와대 친정체제 구축…공정보도 벼랑끝”

<한겨레>는 MBC 파업에 대해 “방송문화진흥회의 황희만·윤혁 이사 선임(2월8일)에 맞서 총파업을 가결(2월18일)한 지 한 달 보름여 만이자, 두 이사의 사퇴를 전제로 김 사장과 노사 합의(3월4일)를 도출한 지 한 달여 만”이라고 지적했다.

MBC 노조원 500여명은 이날 오전 본사 1층 로비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김 사장 즉각 퇴진 △정권의 MBC악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방문진의 근본적인 제도 개혁을 요구했다. 노조 집행부는 ‘천안함 침몰’ 보도에 필요한 최소 인력 47명을 제외한 전 조합원에게 파업 참여를 독려했다.

19개 지역 MBC도 이날과 6일 연달아 파업에 돌입하고, 7일엔 전국 조합원들이 모여 공동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파업으로 MBC는 진행자 교체와 방송시간 단축 및 대체 프로그램 방영 등의 방송 차질을 빚었다. 권순표·이정민 앵커가 자리를 비운 ‘뉴스데스크’는 권재홍 앵커가 단독 진행하되 분량을 15분 단축했고, ‘뉴스투데이’는 박상권·지영은 기자 대신 김수정 아나운서가 진행했다.

▲ 4월 6일 한겨레 2면
노조의 총파업엔 ‘문화방송 보도·프로그램이 벼랑 끝에 섰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황 부사장 임명으로 완성된 ‘김재철 사장-황희만 부사장-전영배(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 신일고 선배) 기획조정실장’의 ‘3각 구도’가 “엠비시 장악을 위한 ‘청와대 친정 체제’를 완벽하게 구축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날 발행된 노보는 “MBC 서열 1~3위의 공통점은 그 뿌리가 모두 청와대란 점”이라며 “더 이상 물러서면 월드컵(분위기)에 맞춰 ‘피디수첩’을 없애고 일방적으로 (공정방송 담보 조항을 담은) 단체협약을 파기하려 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보흠 노조 홍보국장은 “사장 입성을 위해 노조에 ‘황희만·윤혁 사퇴’를 약속했다가 ‘큰집’으로부터 ‘조인트’를 까인 김재철이 김우룡의 발언으로 닥친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황희만에게 보도와 제작을 총괄하는 부사장직을 맡겼다”고 풀이했다.

사쪽은 노조 파업에 ‘무노동 무임금 원칙 적용’과 함께 “법적 절차에 따라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 사장은 4일 확대간부회의에서 “황희만 특임이사의 부사장 임명은 사장의 고유 권한”이라며 “이번 사태로 해고되면 내가 있는 한 복직은 없다”고 말했다. 전운배 노동부 노사협력정책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부사장 임명에 반대하는 (문화방송 노조의) 파업은 노동관계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MBC구성원 - 현정권 ‘누적된 갈등’ 폭발

‘친 MB(이명박) 인사’로 통하는 김재철 사장 임명 이후 ‘살얼음’을 걷던 MBC 노조가 5일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MBC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향신문>은 “이번 파업은 엄기영 전 사장 사퇴 당시 ‘인사 파동’의 진원지였던 황희만 전 보도본부장의 부사장 임명이 ‘도화선’이 됐지만 현 정권과 MBC 구성원 간의 누적된 갈등이 ‘임계점’을 넘어 한꺼번에 폭발한 측면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MBC 내 좌파 대청소’ 발언에 이어 김 사장이 황 부사장을 임명함으로써 청와대의 MBC 장악 음모가 노골화됐다는 입장이다.

이날 900명의 조합원 중 500여명이 참석한 총파업 출정식에서 황성철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청와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더이상 밀리면 끝장”이라고 비상한 분위기를 전달했다.

반면 김 사장은 지난 4일 확대간부회의에서 “황 부사장 임명은 사장의 고유권한”이라고 못 받은 바 있다. 청와대의 MBC 장악 논란에 대해서는 ‘노조가 오해를 하고 있으며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자’는 것이 김 사장의 입장이다.

MBC 최기화 홍보국장(대변인)은 “파업상황을 보고받은 후 ‘장기전으로 대비하자’는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다. 천안한 침몰사태 등 국가적 위기상황과 월드컵 행사를 앞두고 노조원들의 장기간 제작 거부가 이어질 경우 결국 비난여론이 노조로 향할 수밖에 없는 만큼 일단은 무리한 ‘강공’보다는 사태를 관망하겠다는 것이다.

신문은 “시간이 반드시 김 사장에게 유리한 것은 아니”라면서 “4월 국회에서 김우룡 전 이사장의 ‘청와대 MBC 인사개입’ 발언에 대한 청문회가 추진 중이고, 김 전 이사장의 ‘도피성 출국 의혹’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김 사장이 고소를 미루고 있는 데 대한 비난여론도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 향후 여론의 향배가 결정적인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앙 “서해 비극 와중에 납득 안 되는 MBC 노조 파업”

대부분의 보수언론이 MBC 파업을 단신보도 하고 있는 가운데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천안함 침몰 사태로 지금 온 국민이 경악과 슬픔에 빠져 있다. 수색·인양과 진상규명 과정을 소상히 취재해 국민에게 전해야 할 사명까지 내던질 파업 명분이 과연 있는가”라며 MBC 노조를 비난했다.

황희만 부사장 임명과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에 대한 고소고발 지연 등에 대해 신문은 “결국 ‘노조에 의한, 노조를 위한 MBC’ 시절을 어떻게 하든 연장해 보려는 파업에 불과하다고 우리는 본다”며 “다수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는 상식 밖의 파업도 그래서 버젓이 감행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앙>은 “MBC 구성원들이 파업 대신 몰두해야 할 일은 공영방송다운 객관성·중립성 확보와 경영의 투명성 제고”라며 “MBC는 지난해 7월, 12월에도 미디어관련법 개정에 반대한다며 파업을 벌였다. 습관성 파업보다는 미디어 환경의 급속한 변화와 글로벌화에 어떻게 대처할지 더 고민해야 옳다”고 훈수를 뒀다.

사고 11일째, 내부-외부폭발도 몰라

<경향신문>은 “천안함이 침몰한 지 5일로 11일째를 맞았지만 사고 원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라며 “초기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사실이 일부 드러나면서 ‘외부 폭발론’ ‘함체 결함론’ 등 원인을 둘러싼 다양한 추론이 제기되고 있으나 명확한 결론을 얻기 힘든 상태”라고 지적했다.

천안함 침몰 원인을 둘러싼 가설은 크게 ‘외부 충격론’과 ‘내부 충격론’, ‘함체 결함론’으로 구분된다. ‘외부 충격론’은 또 ‘외부 폭발론’과 ‘암초 충돌론’으로 나뉜다. ‘외부 폭발론’은 어뢰·기뢰·폭뢰 등 외부에서 가해진 폭발로 인해 천안함이 침몰했을 것이라는 추론이다. ‘외부 폭발론’을 뒷받침하는 정황은 사고 당시 규모 1.5의 지진파가 감지됐다는 것이다.

‘외부 폭발론’ 가운데선 어뢰에 피격됐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지적된다. TOD 화면에 찍힌 천안함 함수 부위의 파단면이 C자 모양이라는 것이 유력한 근거다. C자형 파단면은 어뢰가 함체를 직접 타격할 때 나타나는 형태라는 것이다.

그러나 ‘외부 폭발론’과 배치되는 정황도 적지 않다. 먼저 사고 직후 천안함 함수 부위를 촬영한 TOD 영상자료에 열 기운이 감지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무리 강력한 폭발이라도 1200t급 선박을 한 번에 두 동강 내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 4월 6일 경향신문 3면
‘내부 충격론’은 천안함 함교 아래 연료탱크와 연결된 가스터빈실과 디젤엔진실 등 연료계통의 유증기로 인해 강한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사고 당시 폭발음과 지진파가 관측된 정황과 들어맞는다. 그러나 함체에 폭발의 흔적이 없다는 점, 또 파단면이 매끈했고 화상을 입은 생존자가 없다는 정황과 배치된다.

‘함체 결함론’은 배 용접 부위에 미세한 균열이 누적되다 높은 파도 등 외부의 충격과 만나 배가 순식간에 두 동강 났다는 추정이다. 1200t급 천안함이 2000t급 무기를 탑재하면서 ‘전단파괴’됐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단파괴는 뱃머리와 꼬리부분 양쪽에서 힘이 가해져서 중간부분이 마치 가위로 자른 것처럼 부러지는 것을 의미한다.

▲ 4월 6일 조선일보 A3면
<조선일보>는  “청와대의 메모 한장에서 군과의 ‘어뢰 시각차’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 천안함 사건 현안질의에 대한 답변을 위해 출석, 한나라당 김동성 의원과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한 여러 가능성에 대해 문답을 주고받던 중 김 의원이 ‘기뢰와 어뢰 가능성만 남는데 어느 쪽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 “두 가지 가능성이 다 있지만 어뢰 가능성이 아마 조금은 더 실제적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했다.

즉시 온라인 뉴스들은 ‘어뢰 가능성이 더 실제적’이라는 제목으로 김 장관 답변을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문제의 메모는 청와대가 국회에 나와 있던 국방부 관계자에게 김 장관 답변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고, 이 관계자가 이를 요약해 다음 답변 순서를 기다리며 앉아 있던 김 장관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후 답변 때는 어뢰 외에 여러 가능성이 다 열려 있다는 취지로 답변하라’는 메시지였다.

사진이 보도되자 청와대는 “대통령이 지시한 게 아니라 국방비서관이 TV로 답변을 보다 우려스러운 면이 있어 입장을 전달했다. 국방부에서 청와대 뜻이니 대통령 뜻이 아니겠는가 오버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청와대와 군은 사고 원인을 추정하는 데 있어 접근법을 달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입장은 ‘북이 개입했다는 직접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따라서 북의 개입으로 곧장 연결될 수밖에 없는 어뢰 가능성엔 신중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반면 군 입장은 ‘정황들로부터 원인을 역추적하면 다른 가능성들은 차례차례 배제되고 어뢰만 남는다’는 것이다.

군은 사건 초기엔 “예단하지 말라”는 지침에 따라 발언을 삼갔다. 그러나 내부에선 “군의 몫인 군사적 판단조차 재가를 받아야 하느냐”는 불만이 팽배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김 총장과 김 장관의 '어뢰 발언'이 차례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이 “어뢰 가능성이 더 실제적”이라고 말했을 때, 군에선 “청와대가 못마땅해 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었다. 이날 공개된 청와대 메모는 이런 예측이 맞았음을 얘기해 주고 있다.

상어급 잠수함 중어뢰 장착… ‘격침’이라면 지진파 발생 충분

<동아일보>는 “정부와 군 당국은 천안함 침몰 사건에 북한의 잠수함 또는 잠수정(대략 200t 이상이면 잠수함, 그 미만이면 잠수정)의 개입 가능성이 낮다고 보지만 일각에선 그 같은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학송 국회 국방위원장은 5일 “300t급 소형 잠수함의 이동 사실이 포착됐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앞서 천안함 침몰 사건 당시 북한 잠수함이 기동한 사실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도 2일 국회에서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해 “기뢰와 어뢰 중 어뢰일 가능성이 좀 더 실질적”이라고 말했다. 역시 북한 잠수함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들린다.

북한은 대형 로미오급(1800t), 소형 상어급(300t) 잠수함과 유고급(80t) 특수작전용 잠수정 등을 보유하고 있다. 로미오는 러시아 잠수함 로미오를, 유고는 유고슬라비아가 설계한 잠수정을 토대로 만들었기 때문에, 그리고 상어는 모양이 상어와 흡사해 붙여진 이름이다.

▲ 4월 6일 동아일보 A3면
김 위원장이 언급한 상어급 잠수함은 53-65KE 533mm 중어뢰(TNT 중량 300kg) 4기와 기뢰도 장착하고 있다. 특수요원 5∼10명이 탑승할 수 있는 상어급 잠수함은 전투보다는 특수작전과 기뢰부설에 유용하게 쓰인다. 이 잠수함은 인민군 정찰국 해상처 소속으로 정규전보다 특수작전에 주로 이용된다.

군 당국은 사건 해역의 파고 풍속 등을 감안할 때 반잠수정의 공격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한다. 반잠수정이 워낙 규모가 작아 천안함을 침몰시킬 만한 어뢰를 장착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국방부는 “천안함 침몰 당시 파고 2.5∼3m, 풍속 20노트 등을 고려할 때 반잠수정 운항이 매우 곤란한 조건이었다”며 반잠수정의 침투 가능성을 낮게 봤다.

‘김수현의 동성애’ 통할까

김수현 극본의 SBS 새 주말극 <인생은 아름다워>(오후 10시, 정을영 연출)가 동성애 논란으로 뜨겁다.

지난달 20일 첫 방영된 이 드라마는 제주도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한 재혼가정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각각 자식이 딸린 이혼남녀가 재혼, 팔순 노모를 모시면서 두 명의 자식을 더 낳고 살아가는 얘기다. 드라마 속에서 장남인 태섭(송창의)이 동성애자로 그려진다. 집안 어른들은 노총각 태섭에게 결혼을 종용하지만 도무지 여자에게 관심이 없다. 대신 동갑내기 사진작가 경수(이상우)와 은밀한 데이트를 즐긴다.

<경향신문>은 “그동안 지상파 드라마에서 동성애를 다룬 적이 전혀 없던 것은 아니”라면서도 “단막극에서 1회성으로 다루거나 코믹한 이미지로 희화화한 캐릭터가 대다수였다”고 지적했다. 또는 MBC <커피프린스 1호점>과 SBS <바람의 화원>, 지난달 31일 첫 전파를 탄 MBC <개인의 취향>처럼 실제 내용은 동성애가 아니면서 분위기만 풍기는 경우가 많았고, 불특정 다수가 보는 TV드라마여서 표현에 규제와 한계가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4월 6일 경향신문 26면
이 드라마의 동성애 논란은 저울추가 긍정적 반응쪽으로 기운 느낌이다. 최영묵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상식과 미풍양속 원칙에서 규제받아야 하는 지상파에서 동성애는 결코 적절한 소재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원용진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동성애를 다뤄 사회적 의제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실험”이라며 “드라마를 계기로 논쟁을 통해 차이를 확인하는 것 자체가 관용을 넓히는 훈련인 동시에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대중들의 코드를 누구보다 먼저 읽어온 김수현의 또 다른 실험으로 해석하고 있다. 김수현은 미혼모(청춘의 덫), 연상녀·연하남 부부(완전한 사랑), 장애아를 둔 부모의 갈등과 이혼(부모님전상서), 내연녀의 입장에서 그린 불륜(내남자의 여자), 전업주부의 휴가(엄마가 뿔났다) 등 사회성 있는 소재로 시청자들의 큰 반향을 얻어왔다.

이 드라마를 둘러싼 동성애 논란에 대해 김수현 작가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동성애에 시선이 집중되는 게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회가 거듭되면서 인기를 더하고 있는 이 드라마는 동성애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과 관용의 정도를 가늠하는 리트머스시험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는 SBS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 동성애자 역 송창의 씨를 인터뷰했다. 송창의 씨는 “지난해 말 선생님 제의를 받고 정말 기뻤다. 동성애자 캐릭터가 거리낌을 줄 수는 있다는 생각에 약간 걱정은 됐지만 어차피 ‘연기’니까 도전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번 드라마에 대해 “캐릭터를 이해할 수 없다면 힘들었을 텐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면서 “남자를 사랑할 수는 없지만 사람은 사랑할 수 있지 않은가. 남자들과의 ‘진한 우정’ 정도로 접근했다”고 극을 설명했다.

‘리얼 버라이어티’ 20여개 난립 닮은꼴 소재에 신선도 떨어져

▲ 4월 6일 동아일보 A27면
‘리얼 버라이어티’ 오락물의 원조 격인 MBC <무한도전>이 2005년 4월 23일 첫 방송 이후 17일 방송 200회를 맞는다. <동아일보>는 “무한도전 이후 급증해 최근에는 지상파와 케이블 TV에서 20여 개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다”며 “하지만 이 프로그램들이 서로 닮은꼴이 돼가면서 시청자들에게 식상하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촬영하는 데는 6mm 카메라가 여러 대 동원된다. 무한도전이 시도한 이 형식을 다른 프로들은 주제나 출연자 구성을 조금씩 바꿔서 만들고 있다. KBS2 <1박2일>은 여행, <남자의 자격>은 중년 남자들의 도전, SBS <패밀리가 떴다2>는 농촌 체험, KBS2 ‘청춘불패’는 걸그룹의 농촌 체험으로 주제를 바꿨다. MBC에브리원의 <무한걸스>는 출연자만 여성으로 바꿨을 뿐 내용은 무한도전과 거의 같다.

이들 프로그램은 출연자들이 ‘동료(형제 또는 자매)’ 사이이지만 ‘연인’ ‘가족’ ‘부부’로 확장한 것도 있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 SBS <골드미스 다이어리>(이상 연인), MBC에브리원 <가족이 필요해>(가족), MBC드라마넷 <부엉이>(부부)가 그것이다. KBS2 <천하무적 야구단>(사회인 야구), MBC ESPN <날려라 홈런왕>(유소년 야구)은 ‘스포츠 리얼 버라이어티’에 속한다. <동아일보>는 “1박2일, 무한도전 같은 인기 프로는 케이블 채널을 통해 매주 수차례 재방송되면서 프로그램의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캐릭터도 서로 닮았다. 동료들을 속이는 ‘사기꾼 이미지’를 무한도전의 노홍철과 1박2일의 이수근에게서 볼 수 있고, 강호동(1박2일) 유재석(무한도전) 등 메인 진행자에게 다른 출연자들이 충성을 다하는 모습도 비슷하다. 1박2일은 김종민, 무한도전은 하하를 합류시켜 변화를 도모했으나 기존 출연자 구성에 익숙한 시청자들의 거부감이 만만찮다. 무한도전의 김준현 PD는 “이제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특성만으로 경쟁력을 갖기는 어려운 환경이 됐다”고 말했다.

무한도전은 2008년 1월 시청률 30%를 넘겼으나 최근에는 10% 중반에 머물고 있다. 2008년 12월 시청률 30%를 넘겼던 패밀리가 떴다는 최근 시즌 2에 돌입한 뒤 시청률이 7.6%까지 떨어졌다. 이들 프로는 각각 자사 예능 1위를 토크쇼인 ‘세바퀴’와 ‘강심장’에 넘겨줬다. ‘청춘불패’ ‘천하무적 야구단’ ‘골드미스 다이어리’도 한 자릿수 시청률에 머물고 있다.

문화평론가 이영미 씨는 “출연자들이 운동으로 경쟁을 하거나 모험을 하는 프로그램은 1970, 80년대 MBC ‘명랑운동회’, 2000년대 중반 SBS ‘X맨’, 그리고 최근 리얼 버라이어티의 양산으로 이어진 것”이라며 “리얼 버라이어티 이후 새로운 형식의 모험 프로그램을 고민할 때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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