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진 “현직 검사가 조사단장? 눈가리고 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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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뉴스메이커] 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인명진 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
검찰은 ‘스폰서 파문’에 대해 성낙인 서울대 법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리고, 산하 진상조사단을 통해 지난 22일 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야당은 진상조사단장이 현직 검사(채동욱 대전고검장)라는 점을 들어 조사의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하며 특별검사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는 “결국 진상조사단장이 조사를 다 할 텐데 민간위원들이 할 수 있는 게 뭐냐”고 지적했다.

인 목사는 2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검찰 조사단장이 조사한 것에 대해 (민간위원이) 어떻게 이의를 제기하고, 수사를 지휘할 수 있겠냐”며 “먼저 민간위원을 임명하고, 그들에게 조사단장을 선정하는 권한도 줬어야 했다”고 말했다.

인명진 목사는 “(검찰 조사는) 눈 가리고 아웅 식”이라며 “제대로 하려면 조사단장에 현직 검찰이 아닌 사람을 임명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더구나 미리 정한 조사단장은 지금 혐의를 받고 있는 분들의 사법연수원 동기 아니냐”고 꼬집었다.

인 목사는 “지금까지 정부가 한 일을 보면 민간위원들을 들러리로 세워왔다”며 “존경받는 사회 원로들이 민간위원회에 들어가서 흠집 나고 조롱받았는데, 이번에도 혹시 그렇게 되면 어떡하나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 등이 주장하고 있는 특검 도입에 대해 “역사적으로 특검은 너무 정치적이었다. 민간인들이 해야 되는데 법조인 출신들이 해왔다”며 “시민운동가 등 조금 대차게 하는 사람들이 해야지 그렇지 않고서는 유야뮤야되고 들러리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인명진 목사 인터뷰 전문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해묵은 권력비리, 토착비리, 교육비리가 뿌리 깊게 남아있습니다... 정부는 선진일류국가를 만들기 위해 썩은 곳은 과감히 도려내는 근본적인 제도개선에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불과 나흘 전에 이명박 대통령이 4.19혁명 기념사로 한 얘기 잠깐 들으셨습니다. 그리고 나서 바로 다음날 뇌물, 향응, 성접대, 이런 온갖 추문으로 얼룩진 검찰얘기가 나와서 대통령도 참, 난감했겠다,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검찰도 이번 검사스폰서 사건에 대해서 발 빠르게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민간인이 참여하는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리고 사상 처음으로 민간주도로 조사를 받겠다, 발표를 했는데요. 그런데 그 조차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들이 있습니다. 어떤 이유일까요, 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이시죠. 인명진 목사의 주장, 입장 들어보시죠.

◇ 김현정 앵커> 검찰이 이례적으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요. 그런데 왜, 어떤 부분을 회의적으로 보시는 걸까요?

◆ 인명진> 그동안 한 두 번이 아니지 않습니까? 떡값검사라는 얘기도 있었고, 그동안 여러 차례 이런 검찰 내부의 이런 일들이 제기된 그런 일이 여러 사람들에 의해서 제기됐는데, 그때마다 뭘 좀 해본다고 했지만 다 용두사미가 됐고요. 그래서 이번에도 정말 국민들이 검찰이 뭘 해본다고 그러는 것에 대해서 얼마만큼 신뢰할 수 있을까, 아마 검찰도 그걸 잘 알 겁니다. 이번에는 특별히 민간위원을 구성해서 하겠다, 이러는데... 우선 조금 진일보한 느낌은 갔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염려스러운 일은 있습니다. 우선 그러면 민간인들 주도로 뭐를 해야 된다고 그러면 민간인들이 조사를 할 수 있고, 민간인들 주도로 가야 되는데, 이미 조사단장은 검찰로 딱 정해놓고 임명을 했다 그 말입니다.

◇ 김현정 앵커> 진상조사단장 말씀하시는 거죠?

◆ 인명진> 네, 그렇습니다. 진상조사단장. 그러면 이 사람이 결국 다 조사를 할 텐데 민간위원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라는 게 뭐냐, 이겁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지만 진상조사위원회가 진상조사단보다 상위조직이던데요. 거기에 위원장은 민간인 아닙니까?

◆ 인명진> 상위조직이라고 하더라도 그 사람이 얼마만큼 명령권이 있으며, 조사권이 있느냐, 더군다나 임명되신 분이 존경받는 그런 분이지만 수사에 있어서는 전문가가 아니지 않습니까?

◇ 김현정 앵커> 교수시죠, 학자.

◆ 인명진> 그렇죠. 그런데 수사단장이, 검찰이 조사를 다했다, 그런 것에 대해서 어떻게 이것을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며, 또 어떻게 수사를 지휘할 수 있겠는가, 더군다나 조사단장을 미리 정해놨는데 그분이 지금 혐의를 받고 있는 분들의 사법연수원동기라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이게 사실 하려고 하면 어떻게 해야 되는가, 먼저 민간위원들을 임명하고, 그 사람들이 누구 조사단장이 필요하면 조사단장을 선정을 하는 권한까지도 줬어야 될 뻔 했고...

◇ 김현정 앵커> 순서가 뒤바뀌었다는 말씀이세요, 진상조사단 다 꾸려놓고 그 다음에 민간위원을 위촉한 거?

◆ 인명진> 그렇습니다. 그게 도대체 이게 짜맞추기식 아니냐, 눈 가리고 아웅 아니냐, 또 조사단장이라는 것도 나는 이게 꼭 현직에 있는 검찰을 임명해야 되는 거냐, 저는 그런 생각도 있습니다. 정말 제대로 해보려고 그러면 이 조사단장 조차도 이것은 누가 현직 검찰이 아닌 사람이어야 된다,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게 보시는 군요.

◆ 인명진> 이게 지금까지 정부가 한 일들을 가만히 보면 꼭 이 정부만은 아니지만 무슨 일이 있으면 민간위원들을 들러리로 세우는 거거든요. 정부가 다 정해놓고... 그래가지고 사실 우리 사회의 존경받는 원로들이 또 거기 가서 들러리 서고, 그래서 흠집 나고, 사람들에게 조롱을 받고, 이게 또 이번에도 혹시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될까, 하는 염려가 있어요. 얼마 남지 않은 존경받는 사회원로들이 이번에도 또 가서 상처입고 나오면 어떡할까, 하는 염려가 있는데... 물론 그렇게 안 돼야 되겠죠. 그런데 돌아가면 일을 보면 순서도 뒤바뀌었어요. 조사가 문제인데... 예를 들면 조사단장이 조사해봤더니 무혐의더라, 혐의가 없다, 그러면 도대체 민간위원들이 뭘 어떻게 할 것이냐...

◇ 김현정 앵커> 아무리 상위조직이라고 하더라도 조사위원장 역할이라는 게 제한된다, 이런 말씀이세요?

◆ 인명진>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리고 조사위원장으로는 서울법대 성낙인 교수가 위촉이 됐는데요. 정통학자 출신을 임명했습니다. 검찰조직과 무관하다는, 검찰출신이 아니라는 점에서는 장점도 있겠지만 또 검찰조직에 대한 경험이 없다는 게 단점도 될 수 있고... 그런 면도 좀 있을 것 같아요?

◆ 인명진> 그렇습니다. 사실 여러 분야에 있어서 교수님들이 많이 활동을 하시는데, 사실은 민간위원 중에는 그래도 시민운동 하던 분들이 좀 참여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런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이 목사님, 그러면 혹시 특검까지 필요하다는 생각도 하십니까, 지금 야당에서는 특검이 필요하다고 얘기하는데요?

◆ 인명진> 우리 특검 많이 해보지 않았습니까? 이 특검이라는 게 역사적으로 보면 우리가 과거의 경험을 보면 너무 정치적으로 가더라고요. 그래서 사실 특검이라는 것도 법조인 출신들이 하고 있는 거고요. 정말로 민간인들이 해야 되는데... 그러려면 시민운동 하던 사람들이라든지 조금 대차게 하는 사람들이 해야지, 그렇지 않고는 이게 유야무야 되고 정말로 들러리로 전락할 가능성, 그런 것들을 우리 과거에 많이 보지 않았습니까? 이번에도 혹시 그렇게 되면 어떻게 할까, 하는 염려가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특검도 변호사들이 하던, 예전에 하던 방식대로 하면 안 된다, 이런 말씀?

◆ 인명진>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일부에서는 삼성을 말한다, 삼성을 생각한다, 책 쓴 김용철 변호사를 필두로 해서 특검을 만들면 어떻겠느냐, 이런 이야기도 하는데? (웃음)

◆ 인명진> (웃음) 그런데 지금 인터넷 신문에 보니까 명진스님은 어떠냐, 박원순 변호사는 어떠냐, 김용철 변호사는 어떠냐, 그러는데... 그건 너무 감정적으로 가면 편파적일 수 있고요. 그렇게 해서는 안 되고... 제가 출발하기도 전에 이런 조금 부정적인 말씀드려서 죄송합니다만 그러나 이게 법무부라든지 정부당국이라든지 또 민간위원으로 참여하시는 분들이 국민들에게 이런 염려가 있다, 라는 것을 잘 염두에 두시고 활동하셔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인 목사님, 대통령께서 직접 나서서 확실하게 척결의지를 보이는 건 어떻다고 생각하세요?

◆ 인명진> 우리나라는 대통령 중심제가 돼서 그런지 모든 일에 대통령이 나서야 된다, 또 대통령이 나서기도 하고 그런 일이 있는데...

◇ 김현정 앵커> 대통령이 나서시면 한 번에 해결되는 일이 워낙 많아서요?

◆ 인명진> (웃음) 그거 잘못됐죠. 법대로 해야 되는 거고, 순서대로 해야 되는 거지... 법무부에서 해야 되는 일이지 대통령까지... 대통령께서는 이미 4.19기념사에서도 말씀하셨고, 제가 기억하는 대로 연초에 법무부 가셨을 때도 권력을 가진 자들이 깨끗해야 된다, 권력 가진 자들의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 이런 의지를 보이시고... 그것만으로도 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대통령이 나서야 비로소 뭔가가 되는 이 풍토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말씀? (웃음)

◆ 인명진> 나서도 지금 안 되는 풍토가 문제입니다. (웃음)

◇ 김현정 앵커> 잠깐 공천 얘기, 시간이 부족하지만 잠깐 나누고 가겠습니다. 최근에 공천 감시하는 시민단체에서 활동하고 계시더라고요. 이번선거 공천이 얼마나 투명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십니까? 몇 점이나 주시겠습니까?

◆ 인명진> 여야 막론하고 공천이 엉망입니다. 특별히 이번 공천과정 중에 천안함 사고가 터져서 온 국민들이 거기에 관심을 가지고 또 언론들도 그러는 과정 중에 우물딱 우물딱 여야가 지금 공천을 하는데 이게 엉망으로 되고 있어요. 야당도 보면 말입니다. 지금 여당을 심판한다, 부정부패, 그러는데... 야당도 보니까 돈 냄새가 풀풀 나고, 음주운전 세 번 한 사람, 삼진아웃이다, 그러는데 그런 사람들도 공천했다지, 선거법 위반한 사람 그래서 위원직을 상실한 사람도 지금 공천을 하고 있고, 이게 무슨 여당보다도 야당이 더 깨끗해야 되는데, 지금 여당에 대해서 무슨 얘기할 수 없을 만큼 야당이 지금 공천이 엉망입니다.

◇ 김현정 앵커> 그 과정에서 돈도 오가는?

◆ 인명진> 신문에 그렇게 보도되고 있지 않습니까? 여당은 더 기가 막힌데... 어제 말입니다. 감사원에서 토착비리에 대한 사례를 발표했는데, 청남 어떤 군수 경북의 누구, 그래서 엄청난 비리가 발견됐더라고요. 문제는 그 사람 중에 여당에서, 한나라당에서 공천을 확정한 사람이 있어요. 비리혐의...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말이야.

◇ 김현정 앵커> 몇 년 전이나 지금이나 돈공천, 사천, 여전한 건가요?

◆ 인명진> 그런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더 심해진 건 아닌 가요, 혹시?

◆ 인명진> 이번에는 더 심해졌어요. 왜냐하면 옛날에는 한나라당이 국민들 눈치도 보고, 이런 저런 외부인사도 끌어들이고 그랬는데, 이번에는 자기들끼리 나누어 먹는 거예요. 야, 내가 추천한 사람 받아라, 네가 추천한 사람 받을 테니까... 지금 이런 공심위들이 다 국회의원들 당역위원장들로 구성되어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자기가 미는 사람, 계속해서 넣는 거예요. 파열음이 여기저기서 나오지 않습니까? 객관적으로 지지율이 높은 사람도 자기사람이 아니면 형편없는 사람을 밀어넣기로 계속 넣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런 과정 중에 도대체 무엇이 오고 가고, 무슨 관계가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은 국민들이 다 짐작하는 거 아닙니까? 참, 걱정입니다. 지금.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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