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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문제를 다루는 ‘어른스럽지’ 못한 태도
장은숙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모니터 국장>

|contsmark0|학교폭력으로 인한 피해자가 속출하고 학생폭력 조직인 ‘일진회’가 적발된 데 연이어 10대 청소년에 의해 제작된 ‘빨간 마후라’란 음란 테이프 사건으로 온통 이 사회가 청소년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듯 하다.이는 요즘 들어 부쩍 청소년 비행이 날로 그 심각성을 더해 가고 있기도 하지만 이런 청소년 문제를 다루는 방송의 태도도 바람직했는지 심각하게 점검해 볼 시점이라 생각한다.‘학교폭력 이대로 안된다’ ‘청소년 위기, 이대로 안된다’ ‘위험한 10대의 성’각 방송사마다 앞다투어 청소년 문제 이대로 안된다고 말하고 있고, 이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생각해보자는 뜻에서 뉴스 보도와 프로그램을 제작했다고 이해는 하지만, 한편 내용을 살펴보면 청소년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나 대책에는 접근하지 못하고 시청자의 일시적 관심을 끌기 위한 프로그램이었다.학교폭력 문제에는 대통령의 대책 지시가 있었고, 전국민적 공감대 속에서 학교 폭력의 실태와 사례조사를 통해 함께 문제를 진단해 보고 전문가와 관계자의 의견을 들으면서 방송은 발빠르게 폭력근절 대책 마련을 위해 90분의 생방송을 할애했다.하지만 대부분이 뉴스에 보도된 충격적인 장면을 편집해서 학교 폭력의 실태를 보여 주었고 현장중계자까지 동원된 시민의 의견과 학생들의 인터뷰에서는 보도된 것처럼 심각하게 느끼지 않았으며, 기자의 유도성 질문에 간접 경험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초청된 전문가의 의견은 시간이 없음을 이유로 충분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채 서둘러 끝을 맺었다.더욱이 비록 짧게 언급했지만 ‘학교폭력이 만연한 이유가 퇴학생을 복학시켜서 그렇지 않는가?’란 진행자의 질문은 문제의 본질은 외면한 채 모든 책임을 비행 청소년의 책임으로만 몰고 갈 위험한 생각이다. 이는 방송이 청소년 문제를 함께 풀어가기 보다는 시청자를 의식한 일회적인 편성으로, 이런 태도는 시정되어야 할 것이다.10대들의 성 문제를 다룬 프로그램에서도 비슷한 접근 방식을 취했다.음란물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사회 환경, 입시 위주의 숨막히는 교육제도로 막다른 길로 내몰린 아이들, 성에 대한 어른들의 이중적 태도 등 청소년들이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고민보다는 그들의 성 의식과 성도덕 불감증을 비난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물론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반성 없이 모든 책임을 사회 환경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고발 프로그램들이 기성세대가 주 시청층이란 점을 감안한다면 우선 그들의 타락을 불러온 사회 환경과 기성세대의 책임, 반성을 더 진지하게 다루어야 하지 않을까?그런 의미에서 mbc 좧pd수첩좩에서 외국의 아동매춘 실태와 그 원인을 다룬 태도는 진지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아이들이 매춘으로 내몰리게 된 근본적인 원인을 가정 붕괴에 두고 더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노력하는 모습이 소개되었다.아동매춘을 아동 인권유린 차원에서 다루면서 약물과 매춘 때문에 고통받는 어린이의 눈물을 걷어 주고 치유하기 위해 많은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는 그들의 성숙된 태도에 감동 받았고 우리들도 청소년 문제를 해결할 때 이런 식의 접근이 훨씬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올 것이다.‘빨간 마후라’에 출연했던 그 소녀가 유치장으로 들어가며 “이제 잘 해보려고 노력하는데 이런 일이 생겨 이제는 어떻게 살아요…”하는 말이 긴 여운으로 남는다. |contsmar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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