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선 방송 홍보, 방송에선 권력 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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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선 방송 홍보, 방송에선 권력 홍보
조중동, 신문논조 그대로 방송보도에 투영…“방송저널리즘 학습 필요”
  • 정철운 기자
  • 승인 2011.12.07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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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종편 메인뉴스의 한 장면. 위에서부터 jTBC 2일자 뉴스. TV조선 1일자 뉴스. 채널A 1일자 뉴스. ⓒ조중동 방송 화면 캡처

“함량미달”

종합편성채널 TV조선 · jTBC · 채널A · MBN의 개국 이후 평가다. 온갖 특혜시비로 탄생했지만 첫 주의 결과는 참담했다. 비단 방송 사고나 빈약한 편성만을 지적하는 것은 아니다. 당초 조선·중앙·동아 종편채널의 킬러콘텐츠로 예상했던 뉴스보도가 기존 신문 논조를 그대로 답습한 채 가십성 기사, 선정적 이슈, 특정 정치인 홍보 등을 쏟아내며 “저질방송”이란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와 민주언론시민연합 등이 참여한 조중동방송 공동모니터단이 12월 1일부터 4일까지 조중동 종편의 메인뉴스를 분석한 결과 시의성 있는 공적 이슈보다는 이념적 아이템이나 선정적 이슈가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중동 뉴스는 최구식 의원 비서의 선관위 D-DOS(디도스) 공격이나 한미 FTA 등 정부여당에 불리한 이슈에 대해선 ‘알리바이성’ 기사나 본질을 호도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우선 눈에 띈 건 특정 정치인에 대한 ‘찬가’였다. 종편채널 4사와 신규 보도전문채널 연합뉴스TV 모두 개국 첫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인터뷰를 비중 있게 다뤘다. TV조선은 1일 저녁 메인뉴스 첫 꼭지에서 박근혜 인터뷰를 내보냈다. 같은 날 저녁 8시에 진행된 박 전 대표와의 시사토크에선 “박 전 대표를 보면 빛이 난다”, “형광등 100개쯤 켜신 것 같다”는 찬양어조의 멘트와 자막을 쏟아냈다. 채널A와 jTBC도 박 전 대표의 발언과 정책구상 등을 무비판적으로 단순 전달하며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했다.

선정적인 소재도 눈에 띄었다. 채널A는 1일 “강호동이 1988년 부산 칠성파와 일본 야쿠자 회합에 참석한 동영상을 단독 입수했다”며 특종 보도했다. 다음날 관련 내용은 〈동아일보〉 1면 기사에 실리기도 했다. 채널A는 지난 4일 저녁 메인뉴스에선 일명 ‘도가니’ 피해학생 증언을 보도하며 “(교사의 신체 일부를) 입에다 넣고 있는 걸 봤어요” 등 자극적 내용을 여과 없이 전했다. 이를 두고 “종편채널이 방송저널리즘과 연예저널리즘을 착각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중동 뉴스는 신문에서 드러났던 수구 보수적 이데올로기를 그대로 뉴스에 옮겼다. 한미 FTA 비준 무효 집회 기사에선 교통체증을 부각시켰고, 한나라당의 날치기 통과 사실은 보도하지 않은 채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의 최루탄 사건만 강조했다. 채널A는 지난 1일 메인뉴스에서 FTA 반대 촛불 집회 중 벌어진 종로서장 폭행 시비 등을 전달하며 현 상황을 “민주주의 대공황”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조중동방송 공동모니터단은 이 같은 사실을 언급하며 “수구기득권 세력 입맛에 딱 맞는 보도”라고 비판했다.

자연스럽게도 정부가 추진 중인 4대강 보의 부실공사 문제는 다뤄지지 않았다. 여당 관계자가 선관위 사이트를 공격해 선거를 조직적으로 방해한 사실은 사안의 심각성이 높은 일임에도 단순 보도에 그치거나 보도되지 않았다. 오히려 TV조선의 경우 “정치권에서는 운전기사나 비서를 조심해라 이런 말도 있다”는 앵커 멘트를 내보내며 사태의 책임을 비서 공씨에게 전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 조중동 종편 메인뉴스의 한 장면. 위에서부터 jTBC 2일자 뉴스. TV조선 1일자 뉴스. 채널A 1일자 뉴스. ⓒ조중동 방송 화면 캡처
보도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jTBC는 2일 메인뉴스에서 느닷없이 노다 일본 총리 인터뷰를 내보냈다. 이날 인터뷰는 “다케시마(독도)에 관한 우리나라의 자세는 변함이 없다”는 등 노다 총리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전했다. 이어 “서민 총리” “리더십”이란 단어를 써가며 노다 총리를 띄워줬다. 일각에선 TV아사히가 jTBC에 130억을 투자한 점 등이 인터뷰의 배경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조중동은 방송뉴스에서 객관적 정보제공이 함량미달 수준이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신문 지면의 영향력을 이용해 자사 종편채널을 자화자찬하고 있다. 이들 신문은 매일매일 자사 종편채널에 유리하게 나온 시청률 조사업체의 수치를 앞세워 1면 혹은 2면의 주요 기사로 다루고 있다.

김승수 한국언론정보학회장(전북대 신방과 교수)은 “독자 성향이 일정한 신문과 달리 방송은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되는 매체여서 다양한 관점의 보도와 폭 넓은 정보가 필요한데 조중동 뉴스는 신문의 이데올로기를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방송저널리즘에 대한 학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TV조선은 지난 1일 메인뉴스에서 언론노조의 종편 개국 반대 시위를 보도하며 “언론노조가 다양성 확보, 뉴미디어 발전 등의 종편의 긍정적 효과를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종편채널이 보도에서 여론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새로운 콘텐츠로 미디어 시장에 등장했는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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