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의 눈] 창의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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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의 눈] 창의력 인터뷰
  • 박유림 EBS PD
  • 승인 2012.04.0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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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림 EBS PD

어머! 어쩜 이렇게 뻔하고 뻔뻔한 시대라니! 국민을 기만하는 것도 정도껏이지, 이렇게 뻔한 방법으로 기만당하다니 모멸감을 배로 느낀다. 기만도 창의적으로 해준다면 자아존중감이 조금은 회복될 텐데. 아하! 이러한 이유로 나라에서 창의적 국정이니, 창의적 인재육성이니 하며 이토록 창의력 타령을 했던 것이로구나!

하지만 보시라. 실로 나라님도 구제 못하는 창의력이다. 도대체 창의력은 어디서 오는가? 타고 나는가 길러지는가? 길러진다면 어떻게? 창의력 전문가들도 도무지 그럴싸한 답을 제시하지 못하므로 직접 창의력에 관심 있는 주변인들을 만나 창의력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았다. 절망적이게도 다채로운 생각들이 모아졌다. 그들의 간단한 이력과 생각을 정리해 놓았으니 여러분도 판단해보시길.

1. A씨 (미대 교수, 창의력 개발 수업 진행 중)
박 PD: 창의력 수업을 진행 중이시라면 창의력 개발이 가능하다는 말씀이시군요.
A 교수: 물론 쉽지는 않죠. 생각의 규제, 억압 등으로부터 자유로워야 비로소 창의적 발상이 가능합니다. 예술가들이 보이는 지나친 자유로움도 탈규제 때문이죠. 제가 진행하고 있는 창의력 수업은 생각의 압제를 해체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때야 비로소 내재된 창의력이 발현되죠. 초중고의 지나친 규제적 교육과정을 생각한다면 창의력에 대한 해법도 어렵지 않죠.    

2. B군 (공대생, 창의력과 관계없는 길을 걷다보니 외려 창의력에 관심이 생겼다고 주장)
박 PD: 오…너무 관계가 없어서 창의력에 관심이 생겼다니. 관심의 결과는?
B군: 창의력은 잉여력에서 나옵니다. 하물며 점심 한 끼를 먹는 일도 침대에 누워 ‘점심에는 뭘 먹지?’ 하는 정도의 여유가 있어야 요리도 해보고 맛 집도 찾는 거죠. 학생이고 직장인이고 모두 지금 같이 시간에 쫓기면서 짜내듯 결과물을 내야하는 사이클로는 창의적 발상이 불가능하죠. 창의적 인재양성의 요람인 이튼스쿨의 ‘여유 있는 교육’도 같은 선상에 있는 거죠. ‘생산적 삶’이 아닌 ‘잉여적 삶’이 창의적 발상을 가능케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3. E,F,G 씨 (PD 선배들)
박 PD: 앞서 B군은 창의가 잉여력에서 나온다는 주장입니다. 10년 이상의 PD생활은 끊임없는 창의력 요구의 시간이기도 했을 텐데. 어떻게….
선배 군단: (한 목소리로) 집중과 노력 뿐! 일종의 ‘저인망 쌍끌이 법’이라고도 하는데, 어떤 주제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있으면 사실 이것저것 걸리기 마련이지. 거기서 발견한 걸 발전시켜나가는 거지. 잉여력 같은 건 잠만 부르잖아?   

▲ 박유림 EBS PD

 

4. H씨 (유아교육 전문가. 다년간 유아교육 프로그램 자문)
박 PD: 아 선생님, 지쳤습니다. 오랜 기간 유아들을 교육하신 결과는 어떻습니까?
H씨: 아하하하 물론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창의력은 키워지는 게 아녜요. 타고납니다. 창의력 교육은 타고난 창의력 범주의 최대치까지 끌어주는 것이지 모두가 기대하는 ‘창의력 폭발’ 이런 것은 제가 경험한 바가 없어요. 딱히 제도화 된 교육을 받지 않은 영아들도 같은 사물이나 사건을 두고 대하는 행동과 반응을 살펴보면 개개인의 창의력 정도는 확연하게 다르죠. 교육을 통해서 보완하더라도 처음의 차이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 다는 것이 다년간 제가 유아교육을 경험하고 내린 결론입니다. 씁쓸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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