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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강산을 광정(匡正)하자
법원 판결과 빡빡해진 제작환경

|contsmark0|pd강산을 광정(匡正)하자
|contsmark1|흔한 옛날 얘기로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했다. 컴퓨터도 로보트도 없던 시절의 일이니 요즘으로 치면 10년이 아니라 1년 혹은 한 달이라 해도 좋겠다. 사정이 이럴진대 pd연합회 창립일인 1987년 9월 5일로부터 10주년을 맞는 1997년 9월 5일이라면 그 사이에 강산이 변해도 수십 번은 족히 변했을 것이다.물론 세상은 많이 변했다. 6월항쟁으로 열린 공간에 pd연합회가 무임승차한 뒤로도 대통령이 두 번 바뀌었으며 각 방송사 사장도 바뀌었다. 그동안 컴퓨터는 386에서 486으로 다시 586으로 펜티엄으로 숨가쁘게 바뀌고 있으며 사이버문화시대의 첨단에 우리는 살게 되었다. 격변의 시대에 처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들 pd강산은 얼마나 바뀌었는가.별로 바뀌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다. 그 10년 사이 방송사가 늘어나고 catv에다 위성방송까지 시작된 마당이지만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구성하고 방송하는 pd들의 제작방식, 시스템 나아가 pd들의 문화에는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요컨대 pd강산은 10년이 지나도 바뀐 것이 없다는 얘기다.생각해보라. 열악한 제작환경과 제작비. 층층시하에 윗사람 눈치부터 봐야하는 제작현장의 타성, 소모적인 시청률 경쟁, 사람을 우대할 줄 모르는 제작풍토의 비인간성. 각 직능·직종들의 무분별한 이익이 분출하는 가운데 날로 삭막해지는 제작현장의 분위기 등. 10년 전과 비교해서 변한 게 있는가. 아마도 달라진 것이 있다면 악화되고 나빠진 것만이 있으리라.개선과 변화가 부재(不在)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pd들로 하여금 개별 프로그램의 관성으로 몰아넣고 슬퍼할 겨를조차 없는 ‘꿀벌’로 만든 우리의 시스템과 풍토가 가장 큰 요인이다. 그래놓고 일만 하는 pd가 최고인 것처럼 분식(粉飾)하고 pd는 프로그램으로 말해야 한다는 위선의 명제로 pd들의 입을 봉해 왔던 것이 지금까지의 우리네 타성이었다.이제 바뀌어야 한다. 침묵과 비겁의 굴종으로 몰아넣는 모든 음모와 맞싸워야 할 때가 왔다. pd강산을 광정(匡正)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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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법원 판결과 빡빡해진 제작환경
|contsmark6|최근 우리 법정에서 내려진 일련의 방송관련 판결은 우리들 방송인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있다.돌이켜 보면, 사전동의없이 취재·방송한 ‘몰래카메라’에 사생활침해 등의 유죄판결을 내린 mbc 좧시사매거진2580좩재판을 필두로 스튜디오에 출연한 여성게스트의 고백을 그대로 방송한 후 명예훼손 판결을 받은 kbs 좧독점여성좩(당시) 재판, 그리고 음주운전자의 신원이 노출됐으나 공공의 이익을 위한 진실한 사실보도임을 입증받아 무죄판결을 받은 mbc 좧카메라출동좩관련 재판 등은 아무리 일과에 바쁜 pd들이라도 한번쯤은 짚고 넘어갈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이러한 일련의 판결들이 의미하는 것은 우선 국민(시청자)들의 법적 권리의식이 무섭게 성장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tv카메라의 무소불위한 힘을 사용해왔던 그것이 이제는 여의치 않게 됐다. 둘째 그 결과로 방송제작자의 한결 조심스런 접근과 세련된 제작이 요구되게 되었다. 몰래카메라를 사용할 때 신원노출이 되지 않도록 음성변조, 화면변조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되었고 취재시 반론권을 유념하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시청자참여프로그램에서는 해당시청자의 진술이 특정인의 명예나 이해에 연관될 경우 이를 사전검증해야될 지경에 이르렀다. 만사는 불여튼튼이라고 하지만 보도 및 제작환경이 빡빡해졌다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이런 것이 다 우리가 선진사회로 가는 길에서 거쳐야할 과정이라해도 당장 제작현장에 초래될 역기능이 우려된다. 작금의 이러한 판결로 말미암아 tv프로그램 특히 고발프로그램이 위축된다면 우리사회는 언론의 고발기능이 쇠퇴돼 사회악이 발호하는 망외의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아무쪼록 새로운 풍토에 어울리는 새로운 제작기법이 빨리 자리잡아야 하겠다. 각 방송사에서도 현업인들에게만 이런 문제를 떠넘기지 말고 자문변호사제, 기사사전열람제 등을 내실화시켜 방송사의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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