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청소년 출연자 노동환경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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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청소년 출연자 노동환경 개선 필요”
국회 입법조사처 보고서…“아이돌 등 정규교육은 받아야”
  • 김세옥 기자
  • 승인 2013.07.09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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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미특법(미성년자 특별보호법)이 있어서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저녁 9시면 퇴근한다. 스케줄표에도 저녁 9시에 ‘지영 타임’이라고 적혀 있다.”

지난해 2월 당시 미성년이었던 걸그룹 ‘카라’의 멤버 강지영이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밝힌 내용이다. 해당 발언처럼 어린이·청소년의 연예 활동에 대한 규제는 미국과 영국, 일본 등에선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로, 국회 입법조사처는 9일 한국에서도 어린이·청소년 방송출연자들의 노동환경과 권리 및 존엄성 보호를 위한 방안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이날 발간한 <이슈와 논점> ‘어린이 및 청소년 방송출연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 보고서에서 “아역배우의 역할이 커지고 있고 어린이 및 청소년이 출연하는 방송프로그램 장르도 드라마에서 각종 쇼·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미성년 출연자들에 대한 제도적 보호 장치는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입법조사처는 어린이·청소년 방송출연에서 파생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방송심의 강화와 노동 환경의 개선, 그리고 실태조사와 가이드라인 제정을 제시했다.

▲ MBC <일밤-아빠! 어디가?> ⓒMBC
최근 사극은 물론 대부분의 드라마에선 아역의 역할과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16부작 드라마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4부까지를 주인공의 어린 시절에 할애하기도 하고 MBC <여왕의 교실>처럼 아역 연기자들이 대거 주·조연으로 출연하는 미니시리즈도 등장하고 있다. 문제는 극적 전개를 위해 드라마에서 학교폭력과 왕따, 성폭력과 같은 범죄 등을 묘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어린이·청소년의 방송출연과 관련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 방송심의규정 제45조에 대한 심의는 대부분 민원에 의해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심의에 따른 실제 결과 조치도 주의, 권고 등에 그치고 있어 제재 조치의 실효성 또한 매우 낮은 실정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지난 2월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1~2012년 사이 방송심의규정 제45조 위반 현황은 지상파 방송의 경우 9건이었는데 법정제재는 1건에 그쳤다. 나머지 8건은 행정지도성 조치인 ‘권고’를 받았다. 같은 기간 동안 유료방송의 해당 심의규정 위반은 6건이었고 모두 법정제재를 받았다.(사과·중지·징계 1건, 경고 4건, 주의 1건) 입법조사처는 “방송심의규정 제45조 위반에 대한 방송심의와 제재조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어린이·청소년 출연자의 노동환경과 관련한 지적도 나왔다. 입법조사처는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MBC <일밤-아빠! 어디가?>를 언급하며 “이 프로그램의 경우 보호자가 동반하고 여행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내용상으로는 어린이 출연자들에 대한 부적절한 부분은 없어 보인다”면서도 “다만 긴 시간을 촬영지에서 있게 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들에 대한 대처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다수 청소년 아이돌 가수들과 아역 배우들은 학기 중에도 방송 출연과 촬영으로 등교를 하지 못하면서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떤 경우엔 연예인 스스로 학교를 그만두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실제로 ‘원더걸스’의 멤버 소희의 경우 미국 진출을 준비하며 고등학교를 자퇴했고 ‘빅뱅’의 멤버 승리, ‘2NE1’의 공민지 등도 바쁜 활동으로 인해 자퇴를 결정했다.

▲ 걸그룹 ‘원더걸스’의 멤버 소희(왼쪽 두 번째)는 미국 진출을 위해 고등학교를 자퇴했다. ⓒJYP엔터테인먼트
입법조사처는 “일련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어린이·청소년 출연자들의 노동시간을 제한하고 제대로 학습을 받을 수 있도록 학습권을 보장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보호자나 출연자의 동의가 있더라도 가능한 정규 기본 교육은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으로, 지방촬영 등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땐 현장에 학습을 도울 수 있는 교사를 고용·배치할 것을 주장했다.

실제로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어린이 노동법’은 생후 15일부터 18세까지의 미성년이 연예 산업 분야에서 일을 하기 위해선 출연자와 보호자, 고용주가 노동 관련 부서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출연자가 학생일 경우 학교에서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연령대별 노동시간도 정해져 있을 뿐 아니라, 부모나 보호자는 반드시 촬영장에 동행해야 하며 한 명의 현장교사와 한 명 이상의 간호사를 상주시키도록 하고 있다.

또 입법조사처는 “촬영 현장에서 어린이·청소년 출연자가 겪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근거로 가이드라인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며, 실태조사에 어린이·청소년이 출연하는 방송프로그램의 유형과 시간, 내용 등에 대한 현황 분석 등을 포함할 것을 제안했다.

가이드라인엔 △연령대별 노동시간 △건강과 안전의 보호 △부모 또는 보호자 동반 여부 △출연 프로그램의 형식·기획의도·제작과정·내용·출연 후 발생 가능한 사건 등에 대한 정보제공 △제작자·보호자·출연자 간 의견조정 방법 △출연승낙과 계약에 관한 내용 △출연자의 프라이버시 보호 △관련 법 및 교육청 허가 여부 등을 포함할 것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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