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 무대 중경, 후퇴하면서 객석으로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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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합동공연 통해 본 남북 방송언어

|contsmark0|지난 9월은 각 방송사들의 방북 공연이 풍성한 달이었다. kbs는 <추석맞이 남북교향악 연주회>를, mbc는 <2002 mbc평양 특별공연>을 통해 방송교류 차원을 한단계 끌어올렸다.
|contsmark1|이번 공연은 남북 방송인이 공동연출을 맡아 방북 전부터 서로 다른 방송용어로 어려움이 예상됐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방북 pd들은 “방송 연출용어가 달라 다소 혼란스럽기는 했지만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contsmark2|남측의 ‘슬라이딩 무대’와 ‘오디오맨’을 북측에선 ‘이동무대’와 ‘록음사’로 쓰는 등 의미파악이 쉬운 용어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북측 용어를 사전에 공부한 까닭에 ‘웨이스트 샷 줌인 포커스 아웃’을 ‘반신으로 전진하면서 초첨 흐리기’로 ‘풀피겨 줌인 프레임 아웃’을 ‘전신으로 전진하면서 화면 밖으로’ 등으로 익숙하게 들리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는 설명이다.
|contsmark3|<2002 mbc평양 특별공연> 우리측 연출을 맡았던 방성근 pd는 “선회(팬), 중경(미디엄 샷)이라는 말이 다소 생소했으나, 몇차례 리허설을 거치는 동안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contsmark4|“5번 무대 중경! 천천히 상승, 후퇴하면서 객석으로 선회”라는 북측 표현이 우리 식으로는 “5번 무대 미디엄 샷! 천천히 틸트업, 줌아웃하면서 객석으로 팬”으로 리허설을 거치며 서로 익숙해졌다.
|contsmark5| <추석맞이 남북교향악 연주회>를 연출한 민승식 kbs pd도 “북에서는 ‘큐’ 싸인을 ‘시작’이라는 비슷한 말로 쓰며 간혹 ‘전투시작’이라고 표현하기도 해 재밌었다”며 “북측도 대본을 콘티로 말하기도 하며 줌인, 팬 등의 남측 용어를 알아갔고 ‘오케스트라 피트’를 ‘악단box’, ‘마이크’는 그대로 ‘마이크’라고 부르는 등 영어표현도 사용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contsmark6|그러나 여전히 생소한 용어도 많다. “3번 카메라 무대 풀샷 디졸브”라는 표현을 북측 식으로 하면 “3번 무대 전경 용전”으로 바뀐다. ‘디졸브’는 두 화면이 서로 섞이며 다른 화면으로 넘어가는 것으로 북에서는 ‘녹일 용’에 ‘바꿀 전’을 사용해 ‘용전’이라고 부른다.
|contsmark7|또 ‘타이틀 보드’를 ‘명판’으로, ‘코러스’를 ‘방창’으로 칭하는 것도 익숙하지 않은 말이다. 방pd는 “남측은 코러스와 합창단을 같은 의미로 보는데, 북에서 합창단은 단독무대를 갖는 팀을 의미해 우리가 계속 가수 뒤에 설 합창단을 찾자 북 관계자들이 매우 혼란스러워 했었다”며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방송작가에 대한 개념도 북에는 없어 “도대체 방송작가 뭐 하는 직업이냐”는 질문도 자주 받았다.
|contsmark8|이같은 방송용어 차이를 좁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더 많은 교류가 필요하지만 공동용어를 정하거나 국제언어인 영어를 사용하는 방법 등 다양한 방안이 모색될 수 있다.
|contsmark9|이와 함께 제작진들은 영어와 일본어가 뒤섞인 우리 방송용어의 정립이 같이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을 방북 후 공통적으로 내놨다. 영어가 대부분인 남측 방송용어에 대해 북 관계자들로부터 “좋은 우리말을 놔두고 왜 외국말을 뒤섞어 쓰느냐, 주체성이 없다”는 빈축을 자주 받았기 때문이다.
|contsmark10|김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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