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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계 구조조정, 난민근성으로는 안된다
  • 승인 1997.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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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imf시대를 맞아 방송계에도 거센 구조조정의 회오리가 예보되고 있다.그것은 우리 방송계의 판구조론상 피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유례없는 갈등과 고통을 각오해야만 할 것같다. 그러나 우리가 정작 우려하는 것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경영진들이 범하기 쉬운 이 시대의 난민근성이다.구조조정이라면 어제까지만 해도 ‘저비용 고효율’을 주장하던 목소리들이 어느 틈엔가 ‘난리가 났으니 모두 죽어지내자’라는 식의 난민의식 속에 파묻혀버림으로써 ‘저비용’만 있고 ‘고효율’은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사실 구조조정이란 불필요한 부분의 거품을 빼서 경쟁력있는 부분에 집중투자할 때만이 가능한 것이다. 난민근성은 예외없이 두 종류의 행태를 보인다. ‘수치(羞恥)는 순간이요 이익은 영원하다’로 표방되는 ‘천박성’과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로 요약되는 ‘자가궤멸의 위험’이 바로 그것이다.불행하게도 이러한 두가지 행태는 우리 방송계에도 이미 예고되어 있다.우선 불황으로 인한 각 방송사의 광고수주 경쟁은 필연적으로 시청률 경쟁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시청률 지상주의가 갖는 ‘천박함’이 제작pd와 시청자를 어떻게 황폐화 시켰는지 우리는 이미 지난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그러나 이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바로 두 번째인 자가궤멸의 위험이다.오늘의 이익을 위해 내일을 희생하려는 난민근성은 자신에게 닥친 위험의 실체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그러한 예는 바로 멕시코 방송산업의 현실이 말해주고 있다. 지난 9월 멕시코 방송산업계는 미국을 비롯한 국제 미디어 자본에게 무참하게 생살을 뜯겨야 했다. imf지원이 있고난 1년 뒤, 미 휴즈사의 위성방송 2백38개 채널과 미디어 재벌 머독의 스카이tv가 멕시코의 완강한 법적·기술적 저항을 뚫고 멕시코 방송시장 깊숙히 흡반을 박아 넣었던 것이다 멕시코가 미국과의 협상에서 얻은 것은 휴즈사의 방송시간 가운데 7%를 공익방송에 할애한다는 것 뿐이었다. 그것은 명백한 문화종속을 의미하는 것이었고 gnp로 평가할 수 없는 문화주권의 이양이었다. 그렇다면 우리사정은 어떤가.내년 98년에는 우리 방송시장도 부분적으로 빗장을 풀어야 한다. 미·일자본의 대륙형 국제 위성들은 무려 3백44개의 다탄두 채널을 탑재한 채, 지금 이 시간에도 한반도에 무차별적인 융단폭격을 하고 있다.거기에는 불과 한달전만 해도 없던 헐리웃도 있고 디즈니도 있으며 플레이 보이도 있다. 이미 파라볼라 안테나를 통한 국내의 스타tv시청자는 1백70만을 넘어섰고, 케이블 중계 시청자는 2백만을 넘어섰다. 미·일 미디어 자본이 이 군침도는 시장을 그냥 놔둔다면 그들은 자선사업가들이거나 아니면 모자라는 친구들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들과 경쟁할 수 있는가.이들과 경쟁하려면 지금 무얼 어떻게 해야 하는가.경제주권에 이어 문화주권마저 이양하게 된다면 그 책임자들 역시 국민의 심판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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