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보수 인터넷 언론사 통해 '여론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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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클리핑] 방통위, 종편 재승인 사전 포석 ‘퍼주기 평가’

국가정보원이 지난해 대선에서 정치·선거와 관련해 올리거나 퍼나른 트위터 글이 121만 228건에 달한다고 지난 21일 검찰이 밝혔다. 검찰은 국정원이 봇(bot)과 트윗덱(tweetdeck) 등의 프로그램을 이용해 121만 건의 트위터글을 유포한 혐의를 담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에 대한 공소장 변경 신청서를 지난 20일 법원에 제출했다. 이에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건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이번 검찰 결과에 대해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1면부터 주요하게 다뤘지만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는 1면에서는 다루지 않고 4~5면에 배치해 상대적으로 중요도를 떨어뜨리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조·중·동은 국정원이 검찰의 공소장 변경에 대해 “부실수사를 자인한 셈”이라고 비판한 것을 부각시키거나 수사 결과에 따른 여야 공방을 부각시키기도 했다.경향 “국정원, 인터넷 언론사 ‘명의’ 빌려 여론 조성”

<경향신문>은 3면에서 “검찰은 국가정보원이 30여개 인터넷 언론사에 특정 기사나 사설을 쓰도록 청탁한 뒤, 해당 기사나 사설이 보도되면 이를 트위터로 대량 유포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사실상 인터넷 언론사의 ‘명의’를 빌려 자신들의 조작하고 싶은 여론을 조성한 셈”이라고 보도했다.

검찰은 국정원 심리정보전단의 모 팀장급 간부의 e메일에서 ‘인터넷 매체 관리 대상 명단’을 확보했다. 이 명단에는 대표적인 보수 인터넷 매체와 지역신문, 보수성향 누리꾼들이 많이 찾는 인터넷 커뮤니티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메일에는 국정원이 이들 매체의 대표 등에게 명절 때마다 선물을 보내도록 민간인 조력자에게 지시한 내용도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수사 결과 국정원이 이들 인터넷 매체를 관리한 이유는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특정 기사나 사설을 써달라고 청탁하기 위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이들 매체가 해당 기사 등을 써 올리면 국정원은 이를 트위터를 통해 대량 유포한 것이다.

이어 <경향신문>은 “‘씨앗글’ 2만6550건이 121만건으로 재생산돼 ‘자동 퍼나르기’” 기사에서 “검찰이 포착한 국정원 정치·선거개입 트위터 계정 2600여개 중 상당수는 자동으로 수십개의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 댓글을 동시간대에 수십개에서 수백개씩 퍼나르는 ‘봇(bot) 프로그램’ 등을 통해 만들어진 ‘유령 계정’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국정원 측이 실체가 없는 유령계정을 이용해 트위터 공간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이렇게 국정원이 유포한 정치·선거개입 글은 일반 트위터 사용자들에게 전달돼 다시 리트윗됐을 것으로 보여 최종적으로 어느 정도 규모까지 확산됐는지는 측정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경향신문> 2013년 11월 22일 3면.
<한겨레> “국정원이 선거판에 ‘사이버 삐라’ 121만장 뿌린 것”

<한겨레>는 1면 “국정원이 선거판에 ‘사이버 삐라’ 121만장 뿌린 것” 기사에서 “선거전술적으로 잘 기획된 2만6000종의 ‘사이버 삐라(전단지)’를 수십 또는 수백장씩 복사해 모두 121만장을 만든 뒤 여론 형성의 장인 트위터 공간에 뿌린 것이다. 이 사이버 삐라는 일반 삐라와 달리 그것을 받은 한 사람만 읽고 끝나는 게 아니라, 읽은 사람들의 팔로어 계정으로 수없이 확산된다”고 말한 한 검찰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한겨레>는 “선거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에 대량으로 배포된 글의 의미와 영향력을 잘 설명해 주는 말”이라며 “전문가들은 퍼나르기를 통해 확대재생산되는 트위터의 특성상 121만건의 불법 트위터 글이 얼마나 더 큰 규모로 퍼져나갔는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고 지적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겨레>는 “‘121만’이라는 숫자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전문가들도 ‘121만건’이라는 숫자만으로도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장덕진 서울대 교수(사회학)는 “검찰이 자신감을 갖고 공소장에 추가한 부분이 121만여건이라면 드러나지 않은 글은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위터 활동을 활발히 하는 이른바 ‘파워트위터리안’들을 통해 무한 확대재생산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연구 결과를 보면, 절반 이상의 트위터 글이 8분 안에 리트위트되고 평균 4600명한테 전달된다. 트위터는 정보를 전파하는 데 손쉽고 빠른데다 확산 속도 면에서는 사회적인 이슈가 빠르게 전파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황한 새누리 우왕좌왕…청와대는 또 침묵

<경향신문> 5면 “‘트윗 121만여건’에 당황한 새누리 ‘우왕좌왕’” 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검찰의 국가정보원 트윗 121만여건 추가 확인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경향신문>은 “새누리당 최고위원들은 21일 아침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사안에 일제히 침묵했다. 대신 색깔론 공세를 더욱 강화했다”고 지적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북한은 범야권 연석회의, 즉 신야합연대 출범에도 크게 고무되어 모든 선전매체들을 총동원해 대선 불복 투쟁 선동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국내정치에 개입하면서 남남갈등 확산에 혈안인데 야권은 국정원과 사이버사령부를 무력화시키는 데 전력투구”(심재철 최고위원), “대한민국 정당 관계자와 교사 등이 북한의 2중대처럼 활동했다는 것은 실로 큰 충격”(홍문종 사무총장)이라는 등 종북 주장만 이어졌다.

이어 <경향신문>은 “우왕좌왕하며 내부적으로도 손발이 안 맞는 단면을 보여줬다”며 오후 들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이 단체로 성명을 발표한 내용을 전했다.

법사위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검찰은 1차 공소장 변경을 통해 2만7000여건을 철회했다”면서 “검찰이 스스로 추가기소한 부분을 철회했다는 것은 부실 수사를 자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렇게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결국 엄정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지금 검찰 수사에 외압이나 간섭이 있는가, 공정성이나 중립성을 침해당하고 있는가”라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당 한쪽에선 ‘부실 수사’라고 하고 다른 쪽에선 ‘엄정 수사’라고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우왕좌왕 하는 사이 청와대는 또 다시 침묵했다. <경향신문> 5면 “말문 닫은 청와대, 이번에도 ‘…’” 기사에 따르면 청와대는 21일 트위터 글 추가 확인을 두고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팀의 공소장 변경 과정에서 청와대가 압력을 넣은 게 아니냐는 야당의 의혹 제기에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조선·중앙, 국정원 트위터 121만건 축소 보도

<조선일보>는 4면 “국정원 직원, 2만여건 자동복사해 121만건 전파” 기사에서 “2만6550건 중 대선 관련 글은 1만3292건, 정치 관련 글은 1만3258건”이라며 “검찰은 2만6000여건 중 국정원 직원들이 실제로 작성한 글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고, 대다수가 보수 논객 글이나 보수 신문 기사가 자동 복제된 글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지난달 중순 윤석열 전 수사팀장이 검사장 결재를 누락하고 기습적으로 공소장 변경을 신청할 당시 수사팀은 국정원 직원이나 외부 조력자들이 트위터에 올린 글 5만6000여건을 확인했다며 이를 포함시켰다”며 “그러나 새로 선임된 이정회 수사팀장이 지휘한 이번 2차 공소장 변경 과정에서는 5만5689건 중 2만7000여건은 국정원과의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공소장 변경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국정원은 이에 대해 "그동안의 검찰 수사가 얼마나 부실하고 무리하게 진행됐는지를 자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은 보도 자료를 내고 "지난 1차 공소장 변경 당시 5만6000여건을 자체 분석한 결과 2300여건만 국정원 직원과 관련된 것으로 확인됐고 이 중에도 직접 쓴 글은 139건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단순 리트윗(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또 "북한의 트위터를 이용한 대남 선동에 대응해 방어심리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트위터 글 자동 전파 프로그램을 사용해 왔으며 이는 국내 정치 관여나 선거 개입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이번 사건 본질은 대선 관련 의혹 규명인데도 검찰이 2년 전 트위터 내용까지 포함시킨 것은 양을 늘리기 위한 무분별한 '투망식 기소'"라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4면 “트윗 120만 건 돌출 … 야 ‘특검이 해법’ 여 ‘현 수사 엄정’” 기사에서 “민주당 의원 100여 명이 21일 낮 12시45분 천막당사가 있었던 서울시청 앞 광장에 모였다. 천막당사를 철거한 지 11일 만이다”라며 “민주당을 다시 장외로 부른 건 국정원이 대선·총선 등에 개입하기 위해 트위터에 올린 글이 120여만 건이라는 검찰의 2차 공소장 변경이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에 대한 특검을 주장했다.

<중앙일보>는 “민주당은 트윗 글 120만 건 발견으로 인해 청와대와 여권을 코너로 몰고 여론전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당내엔 강경론이 꿈틀거렸다”며 “새누리당은 검찰의 이번 2차 공소장 변경을 방패로 삼았다”고 보도하며 여야 간 이견을 중점 보도했다.

홍지만 원내대변인은 “검찰이 120여만 건의 트윗 글을 발표하자 민주당은 기다렸다는 듯이 장외집회를 재개했는데, 수사팀과 민주당 간에 모종의 합의가 있었던 게 아닌가 의심하는 사람이 많다”며 ‘내통’ 의혹을 제기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도 이날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검찰이 추가 기소를 할 만큼 수사 의지를 갖고 하는 마당에 특검을 논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했다.

 

방통위, 종편 재승인 사전 포석 ‘퍼주기 평가’

종합편성채널(종편)을 대상으로 처음 실시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의 ‘방송평가’에서 4개 사업자가 모두 기준 이상의 점수를 받아 내년에 있을 재승인 심사의 첫 관문을 통과한 셈이 됐다. <한겨레> 19면 기사다.

<한겨레>는 “시사·보도 부문을 과중하게 편성한 종편들이 높은 점수를 받았고 사업자들 간 점수 차이도 미미해, 재승인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나온 2012년 종편 방송평가 결과를 보면, 700점 만점에 JTBC는 559.63점, MBN은 554.21점, TV조선은 546.70점, 채널A는 542.60점을 받았다. 방송평가 결과는 재승인 심사의 9개 주요 항목 가운데 하나로, 전체 1000점 만점에 350점을 차지한다. 재승인 심사는 항목별 점수가 40% 미만이면 ‘조건부 재승인’을 하게 돼 있는데, 네 곳 모두 이 기준을 충족했다.

<한겨레>는 “그러나 방송평가가 종편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방송편성 제규정’ 항목에서 4개 사업자 모두 만점(30점)을 받은 것이 대표적”이라고 지적했다. 종편들이 절반 가까이를 시사·보도 프로그램으로 편성하는 것이 고질적 문제로 지적됐는데, 편성 분야에서 만점을 받은 것은 상식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지난달 초 “재승인 심사에서 두 곳 정도 탈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경재 방통위원장의 발언이 나온 뒤 어느 사업자의 탈락 가능성이 높은지에 관심이 모인 바 있다. 그런데 방송평가에선 4사 모두에 무난한 점수가 나오자, 그런 발언은 엄포에 불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희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내용을 더 뜯어봐야겠지만, 모든 사업자들에 재승인의 문을 열어준 셈이다. ‘탈락 가능성’ 언급은 물타기였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계열인 채널A에 대해 제기된 각종 의혹들에 대한 방통위의 후속 조처도 관심을 끌지만, 방통위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관계된 법인들에 송금 증빙 등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나 아직 받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런 문제 제기를 한 최민희 민주당 의원 쪽은 방통위의 조처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다음달께 채널에이를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입장이다.

▲ <한겨레> 2013년 11월 22일 19면.
MBC, ‘진짜 사나이’ 이외수씨 촬영분 방송 않기로

<조선일보> 10면 기사에 따르면 소설가 이외수 씨가 나온 MBC <진짜 사나이>의 녹화분이 방송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는 “평소 ‘천안함 폭침(爆沈)은 소설’이라는 식으로 말해온 이씨는 지난 16일 천안함 잔해가 보관된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에서 방송 촬영을 겸한 강연회를 열어 논란을 빚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MBC 원만식 예능본부장은 21일 “이씨가 그런 발언을 한 줄 사전에 알았다면 섭외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논란이 크게 불거져 이씨의 촬영분은 방송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선> “폭침 조롱 작가에게 강연을”…<중앙> “이외수씨 ‘천안함은 소설’ 생각 바꾸길”

이번 이외수 씨 출연분에 대해 <조선일보>는 35면 사설 “천안함 폭침 조롱 작가에게 2함대 장병 상대 강연시켰다니”에서 “2010년 천안함 피폭과 관련해 북한 소행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는 내용이 보도되자 이씨는 트위터에 ‘조사단이 소설 쓴다’고 조롱하는 글을 띄웠다”며 “그런 이씨가 천안함 잔해가 있는 2함대에서 강연해 달라는 초청을 왜 선뜻 받아들였는지 그 심정이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그는 강연을 마친 뒤엔 2함대 함정에서 찍은 사진을 버젓이 트위터에 올렸다. 폭발에 의해 철기둥이 엿가락처럼 휘어지고 철판이 너덜너덜 떨어져 나간 천안함 잔해가 전시된 부대에 갔으면서도 꽃 같은 나이의 젊은 생명들이 어이없이 생을 마감해야 했던 비극의 순간을 떠올리지도 않았다는 증거”라며 “정신 나간 군(軍), 건망증 언론, 얼굴에 철판 깐 인간이 합작(合作)한 어처구니없는 쇼”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34면 사설 “이외수씨 ‘천안함은 소설’ 생각 바꾸길”에서 “이외수씨가 ‘천안함 사건은 소설’이라는 말로 정부의 발표를 믿지 못한다는 생각을 공개적으로 밝힌 점을 고려할 때 하필 2함대에서 강연하도록 허용한 것은 다른 문제”라며 “2함대는 북한군 어뢰에 의해 두 동간 난 천안함 선체가 보존돼 있는 현장이다. 또 목숨을 잃은 46명 장병들이 소속된 부대가 바로 2함대다. 동료 장병이나 유족들은 물론 많은 국민들이 이씨의 강연을 모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설은 “이참에 국방부가 이외수씨에게 천안함 사건 진상을 직접 설명하길 제안한다”며 “자신의 사회적 영향력을 생각할 때 이씨도 국가적 비극인 천안함 사건에 대해 짤막한 트위터 글로 냉소적 촌평을 하는 것이 적절치 않음을 생각해야 한다. 이씨가 천안함 사건 진상을 더 고민해보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일보> “박 대통령에게도 사과를 요구할 것인가”

그러나 <한국일보>는 5면 “기자의 눈: 대통령이 이외수에 지지 부탁했던 일은 잊었나”에서 “이외수 씨의 강연은 군복무 중인 젊은이들을 격려하는 내용으로 천안함 사건 등 안보 이슈와 관련이 없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이 시비를 건 것은 강연자의 ‘자격’”이라며 “천안함 사건에 대한 정부 발표에 의문을 제기한 것을 천안함 희생 장병을 조롱한 것으로 여기는 것부터 논리적 비약이기도 하거니와 더 이상한 것은 이씨에 대한 새누리당의 태도”라고 지적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지난해 대선당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이외수 씨 자택을 방문해 “국민행복을 모색하는 것에 동참해달라”고 부탁했고, 이 씨는 후보 지지여부를 표명하지는 않았으나 “(과거사에 대해) 사과를 하신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등의 덕담을 건넸다. 이후 새누리당은 박 후보 선거공보물에 ‘이외수, 박근혜의 용기를 말하다’는 제목으로 이씨의 이 언급을 실어 선거에 활용했다.

<한국일보>는 “하 의원의 주장대로라면 박 후보는 국군 통수권자가 되고자 하면서, ‘천안함 폭침을 조롱한 이’에게 선거 지원을 요청했던 것으로 국방부의 강연 초빙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을 한 셈”이라며 “하 의원은 이런 이율배반적인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박 대통령에게도 사과를 요구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 <동아일보> 2013년 11월 22일 20면.
‘먹방’, 예능서 드라마까지…tvN 28일부터 <식샤를 합시다> 방송

연예인들의 ‘먹방’(먹는 방송)은 인기 예능 프로그램의 단골 소재다. 인터넷 포털에서 ‘먹방’을 검색하면 ‘윤후 먹방’ ‘샘 해밍턴 먹방’ ‘추사랑 먹방’과 함께 그들이 방송에서 먹은 ‘짜파구리’ ‘군대리아’ ‘바나나라떼’ 같은 메뉴가 함께 뜬다. 먹방이 흥미를 돋우는 조미료 역할을 넘어 예능의 한 인기 장르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동아일보> 20면 기사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밥 먹는 얘기가 주를 이루는 먹방 드라마도 나왔다. tvN은 28일부터 <식샤를 합시다>를 방송한다. 혼자 사는 두 남녀 주인공 이수경과 윤두준이 혼자 끼니를 챙겨 먹는 일상을 사실적으로 그린 드라마다.

TV에서 시작된 먹방 유행은 라디오에까지 옮아갔다. 지난 16일 KBS 쿨FM <이소라의 가요광장>에서 개그맨 김준현과 유민상은 방송 중 짜장면과 탕수육을 배달시켜 먹었다. 이들이 후루룩 쩝쩝 하며 식사하는 소리는 전국에 생중계됐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먹는 모습에 왜 이토록 열광하는 걸까. 먹방이 나오는 예능 프로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혼자 밥 먹기 외로울 때 방송을 챙겨 본다”는 의견이 많다. 출연자들이 둘러 앉아 음식을 나눠 먹는 모습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낀다는 것이다.

인간의 기본 욕구인 식욕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연예인을 통해 친밀감이나 동질감을 느낀다는 설명도 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밥 먹는 모습은 지극히 사적인 1차적 욕구의 영역이다. 시청자들은 연예인들이 먹는 모습을 보면 친근감을 느끼면서 자신의 본능적 욕구도 해소하게 된다”고 말했다.

먹방이 복잡한 사회문제를 보지 못하게 하는 데 악용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다함께 고민해야 할 사회적 이슈가 많은데 먹방은 본능적 욕구에 더 관심을 두게 만들어 진지한 성찰을 가로 막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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