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어디가?’와 ‘한조(韓潮)’의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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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북경= 배은실 통신원

요즘 중국에서는 두세 사람만 모여도 머리를 맞대고 지난회 <아빠! 어디가?> 얘기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운다. 현재 인기리에 방송 중인 중국판 <아빠! 어디가?> 시즌 1은 후난위성방송이 로열티를 지불하고 한국에서 수입한 예능 프로그램으로 총 12회로 구성되었고, 지난 10월 11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현재 9회의 방송을 마친 상태다.

시즌 1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12월 2일, <아빠! 어디가?>의 시즌 2의 광고입찰회가 개최되었고, 모 유명기업이 인민폐 3억 1199만 위안에 명칭사용권 독점계약을 체결하였다. 이는 시즌 1의 2800만 위안에 비해 11배 이상 증가한 액수일 뿐 아니라, 지금까지 최고의 시청률과 광고액을 자랑했던 <보이스 오브 차이나>와 <나는 가수다>의 계약액을 크게 웃도는 금액으로, 위성방송 예능 프로그램 사상 최고액의 명칭사용권 비용에 해당한다. 이 외에도 <아빠! 어디가?> 시즌 2는 특약 광고 1억 7098만 위안을 달성했다.

▲ 중국 후난위성방송 <아빠! 어디가?> 포스터
중국판 <아빠! 어디가?>는 방송 한 달 만인 8회 방송에서 CSM(시청률 조사기관) 29개 도시 시청률조사에서 시청률 5% 이상으로 시장점유율 21.34%를 기록했고, 48개 도시 시청률은 4.76%로 시장점유율 21.11%를 기록하면서 중국 10대 프로그램 시청률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또 인터넷 다시보기 역시 고공행진을 하고 있으며 ‘텅쉰’에서의 리플레이 횟수만 3억회 이상을 기록했다.

현재 중국판 <아빠! 어디가?>는 연이은 기록갱신의 기염을 토하고 있지만, 실제 방송이 나가기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성공의 불확실성 때문에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첫방송을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 광고주가 탈퇴를 선언하는 바람에 급하게 다른 기업을 찾아 대체하는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방송시간도 시청률이 저조한 일요일 밤, 월요일 밤으로 배정되었다가, 마지막에 가서 금요일 저녁 10시로 재조정되었다.

<나는 가수다>, <아빠! 어디가?> 등의 한국 예능프로그램의 습격을 혹자는 ‘한조’라고도 표현한다. 지금까지 한국 가수나 드라마로 대표되던 ‘한류(韓流)’는 이제 예능프로그램, 영화, 제작협력 등을 아우르는 거대한 물결인 ‘한조(韓潮)’로 불리고 있다. 올해 초, 후난위성은 한국에 로열티를 지불하고 <나는 가수다> 포맷을 수입하여 총 13회 방송 누적 동영상 재생횟수 7억회에 육박하는 가시적 성공을 거두었으며, 그 후속작인 <아빠! 어디가?>로 중국 방송역사 전대미문의 기록들을 새로 쓰고 있다.

이에 질세라 다른 위성방송들도 한국 예능프로그램 사냥에 나섰다. 쓰촨위성은 지난 10월 27일 중국판 <1박 2일> 첫 방송을 내보냈고, 충칭위성에서 제작한 <기적의 오디션>은 10월 19일 첫 방송을 했다. 이뿐 아니라 <런닝맨>과 <우리 결혼했어요>가 현재 로열티 협상중에 있고, <불후의 명곡>과 <꽃보다 할배> 등도 수입 후보에 올라있다.

▲ 북경=배은실 통신원/자유기고가
한편 둥난위성은 한중협력제작 방식으로 스타신혼부부의 제주도 여행을 담은 리얼리티 쇼 프로그램 <최미제억(제주도에서의 가장 아름다운 추억)>과 중국 소년들이 한국 연습생 생활을 통해 스타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담은 오디션 프로그램 <추몽파소년(소년이여 꿈을 좇아라)>을 내년에 방송할 예정이다.

‘한조’의 물결은 예능프로그램을 넘어 제작분야에도 강하게 불고 있다. 중국 영상계에서는 이미 정평이 나 있는 한국 음악, CG 등은 한중 협력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연예인은 물론 제작사들도 속속 중국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향후 더 거센 한조의 물결을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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