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호텔킹’ PD 교체, 드라마 PD 집단 반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가 요구로 연출진 교체 용납 못해”…복귀 않을 시 집단 행동

MBC 드라마국 평PD들이 16일 드라마 <호텔킹>(극본 조은정) 작가의 요구로 갑작스럽게 교체된 김대진 PD를 복귀시키지 않을 경우 집단 행동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MBC 드라마국 평PD들은 이날 오전 MBC 사내 게시판에 <호텔킹> 연출 교체에 대한 성명서를 게재했다. 이들은 “이번 사태는 드라마국의 침몰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자,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는 PD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모든 사태를 바로잡는 첫 걸음으로 MBC 드라마국 평PD들은 <호텔킹>의 김대진 PD의 즉각 복귀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MBC는 지난 8일 김대진 PD를 ‘일신상 이유’를 들어 하차시켰다. 그러나 <호텔킹>을 집필하고 있는 조은정 작가가 연출 교체를 요구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파문이 일었다. 이어 MBC가 지난 13일부터 김대진 PD를 대신해 애쉬번(최병길) PD를 투입시키자 평PD들은 최창욱 드라마1국장과 면담을 실시했고, 지난 14일과 15일 양일 간 세 차례 드라마 평PD총회를 열어 사태의 경위를 파악했다. 

▲ MBC <호텔킹> ⓒMBC
드라마 평PD들은 김대진 PD의 하차 사유가 “작가의 연출 교체 요구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장과의 면담에 참석했던 MBC 드라마 PD는 16일 <PD저널>과 통화에서 “PD에게 명백한 결격 사유가 있었거나 연출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라, 작가가 연출을 교체해줄 것을 요구해 PD를 바꿨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어떤 잘못 없이 PD를 일방적으로 교체하는 식의 의사 결정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성명에서도 “연출자의 결격사유가 있어서도, 심지어 시청률 저조의 책임을 물어서도 아니다”라며 “단지 작가가 연출을 교체하지 않으면 더 이상 대본을 쓸 수 없으니 결방과 연출 교체 중 택일하라고 협박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작가를 설득하려 최선을 다했다’는 데스크의 노력은 ‘결방’이라는 단어 앞에 힘 없이 무너졌다”며 “선배 대신 메인 연출 자리를 제안 받았던 공동연출자도, 강제로 프로그램에 대체 투입된 새 연출자도, 데스크가 배우 대기실을 돌며 새 연출자를 인사시키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조연출도 눈물을 삼켜야 했다”라고 밝혔다.

드라마 평PD들은 “끝까지 현장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배우나 스태프의 위로 문자에 답조차 못하는 동료를 위해, 조직의 결정에 항의하면 징계하겠다는 위협 앞에 지금도 수치심을 감내하며 현장을 지키고 있는 동료를 위해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며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는 순간까지 행동은 계속될 것임을 천명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