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UHD 기술표준안 제정 통신사 반대로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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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TA 총회서 통신 3사 표결에 일제히 반대… 방송협회 “주파수 700㎒ 대역 확보 위해 의도적 방해”

2일 열린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총회에서 지상파 UHD(초고화질) 방송표준 제정이 이동통신사의 반대로 부결됐다.  이날 34건의 기술표준 후보안 중 부결된 안건은 지상파 UHD 방송표준안이 유일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700㎒ 주파수 할당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통신사들이 지상파 방송사의 UHD 방송을 방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부결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날 열린 TTA 총회에서 KT와 SK 등 이통사들은 지상파 UHD 방송 표준 제정안에 대해 혼신 우려와 재난방송 기술표준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통신 분야 표준 제품에 대한 시험과 인증 서비스를 맡고 있는 TTA는 분담금이 많은 회원사들이 가중 투표를 할 수 있어 이통사들이 과반이상의 의결권을 보유하고 있다.

기술표준안의 부결은 이례적인 일이다. 2012년 케이블방송사들이 도입을 추진한 클리어쾀 표준은 KT의 반대 등으로 불발된 바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주파수 700㎒ 대역의 통신용 할당을 주장하고 있는 통신사들이 지상파의 UHD 상용화를 견제하기 위해 표준안 제정안을 막아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TTA 총회에 참석한 한 지상파 관계자는 ““통신사에서 혼신 문제로 반대를 하는 건 아직 주파수 할당도 하기 전이기 때문에 말도 안는 이유”라며 “재난방송 표준도 기술 표준 제정 이후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통신사들은 부결을 밀어붙였다”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협의체인 한국방송협회는 2일 성명을 내고 “700㎒ 대역 주파수 할당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통신 3사가 자신들의 통신서비스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지상파 방송 표준에 합리적 논의 없이 무조건 반대했다는 것은 주파수 확보를 위해 지상파 방송사 죽이기 의도를 보여준 것”이라며 “통신 3사의 반대로 지상파 UHD 방송의 도입은 최소 1년 이상 늦춰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번 기술표준이 불발되면서 지상파 UHD 상용화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TTA 총회는 1년에 두차례 개최되는데 다음 총회에서도 UHD 기술표준안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 

당장 브라질 월드컵 중계방송 등을 통해 선보인 UHD 실험방송에 이어 준비하고 있는 UHD 시범방송도 어렵게 됐다. 당초 지상파 방송사들은 UHD 기술 표준안이 통과되면 기술기준 수립을 거쳐 내년 말 UHD 본방송을 시작할 계획을 세웠다. 케이블방송을 시작해 위성방송, IPTV 등 유료방송업계에서 이미 UHD 상용화에 나선 것에 비하면 한참 뒤진 셈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유료방송 중심으로 UHD 방송을 추진하고 있는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에도 불만을 쏟아냈다. 방송협회는 성명에서 “유료매체 위주의 UHD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미래부는 케이블과 위성, IPTV 방송을 위한 표준화와 기술표준은 서둘러 마련하고 UHD 방송시대를 앞당긴다고 홍보하면서 오히려 대부분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국민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지상파 방송에 대해서만은 UHD 상용화 추진에 손을 놓은 채 아무런 진흥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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