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권하는 TV, 유료방송 대출 광고 하루 2000건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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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이학영 의원 지적…대부업 이용자 절반 TV광고 보고 대출

주요 케이블 채널에서 하루 평균 2000건 가까이 대출 광고를 방송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기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14일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7개월 동안 38개 주요 케이블 채널에서 대부업 광고는 1일 평균 1043건, 저축은행 광고 369건, 보험업 광고가 575건 방송된 것으로 확인됐다. 저축은행 광고의 대부분이 대출 광고라는 점을 감안할 때, 하루 평균 방송되는 대출·보험 광고가 1987건에 이르는 셈이다.

이 기간동안 이들 케이블 방송의 대출·보험광고 총 매출액은 423억 7800만원으로 이는 전체 케이블 방송 광고 매출액 4214억 6200만원의 10%에 해당한다. 현재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 등록된 케이블 방송채널은 103개로 이들 방송에서 내보내고 있는 대출·보험광고를 더하면 건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대부업체 ‘러시 앤 캐시’ 광고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4사의 방송에서도 대출·보험광고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지만, 정확한 건수는 집계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강기정 의원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2일 각 종편에 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대행사) 설립을 허가했는데, 종편 4사와 이들의 자회사인 미디어렙에서 ‘영업상 비밀’을 이유로 광고 실적을 공개하고 않고 있다.

강 의원은 “지난 8월 한국금융연구원 세미나에서 발표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83.9%가 금융광고가 너무 많다고 했고, 가장 많이 접하는 광고로 대출과 보험을 꼽았는데 둘을 합치면 69.7%에 달한다”며 “업계에서는 방송광고의 효과성에 대해 충분히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현재의 과다한 대출과 보험광고는 거의 공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의 이학영 의원이 한국금융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이날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대부업 이용자들의 절반 가량이 TV광고를 보고 대출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대부업 이용자는 250만명으로 시장 규모만 8조원에 달한다. 성인 500명이 참여한 ‘금융광고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가 가장 많이 접하는 금융광고는 대출 광고(45.6%)였다. 또 이를 통해 실제 상담까지 이루어진 경우도 31.5%나 됐다. 응답자의 72.1%는 금융광고 중 대부업이 가장 큰 문제라고 답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1년 대부업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경고 문구를 광고에 삽입, 위험성 경고를 의무화 했다. 하지만 대부업체들은 규정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경고 문구가 최대한 드러나지 않도록 광고를 제작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와 관련해 이학영 의원은 “대부업으로 인한 금융소비자들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영국처럼 문구 규제와 광고노출 횟수 및 빈도의 적정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금융위원회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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