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번 수치로 확인된 지상파 위기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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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사이 광고매출 1700억 감소, 중간광고 등 요구 거셀 듯…종편 전체 매출은 31.2% 증가

지상파 방송의 위기가 또 한 번 수치로 확인됐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 이하 방통위)가 30일 공표한 ‘2014년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에 따르면 2014년 지상파 방송사의 방송사업매출은 2013년(3조 8963억원) 대비 1085억원(2.8%) 늘어 4조 49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을 포함한 PP(채널사용사업자)의 방송사업매출은 6조 3067억원으로 전년(6조 756억원)대비 2311억원(3.8%) 늘었다. 이로써 지상파 방송과 PP의 방송사업매출 격차는 전년보다 더 벌어졌다.

전체 방송사업매출 중 홈쇼핑 PP(2005년 19%→2014년 26.3%)와 홈쇼핑을 제외한 나머지 PP(11.7%→21.4%), 그리고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 15.5%→17.7%)의 점유율은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지상파 방송의 점유율은 49.1%에서 30.3%로 크게 감소했다.

지상파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영업적자…광고매출 1년 만에 1700억 줄어

방통위가 이날 공개한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에 따르면 53개 지상파 방송사와 92개 SO, 1개 위성방송사업자(KT스카이라이프), 181개 PP와 3개의 지상파 DMB 등 330개 방송사업자의 2014년 전체 방송사업매출은 13조 2214억원으로 전년 대비 3151억원(2.4%) 증가했다. 전체 방송시장은 2005년 이후 10년 간 평균 7.6% 성장했다. 이 중 SO와 위성, PP는 각각 9.2%, 7.1%, 13% 성장한 반면 지상파는 2%로 상대적으로 낮은 성장을 기록했다.

▲ ⓒ방송통신위원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지상파가 입은 타격이 보다 분명하게 드러난다. 지상파의 방송광고매출은 2014년 1조 8976억원으로 1년 만에 1700억원(8.2%) 감소했다. 지상파 방송 3사 중 방송광고매출 감소 폭이 가장 큰 곳은 KBS였다. KBS는 2014년 5223억원의 방송광고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대비 9.8%(570억원) 감소한 결과다. MBC의 방송광고매출은 4460억원으로 전년 대비 6.9%(330억원) 감소했으며, SBS의 방송광고매출도 전년 대비 331억원(7%) 줄어 4408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프로그램 판매 매출은 전년보다 25%(1346억원) 증가해 6730억원을, 협찬 매출도 9.9%(327억원) 늘어 3642억원을 기록했으며, 재송신 매출 또한 23.6%(296억원) 증가한 1551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방송광고매출의 하락은 치명적이었다. 2014년 지상파의 방송사업매출이 전년 대비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은 867억원 감소해 80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05년부터 현재까지 10년 동안 지상파가 적자를 기록한 건 2008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방송광고매출 하락은 비단 지상파만의 일은 아니다. 2014년 전체 방송매출 중 홈쇼핑 방송 매출이 26.3%로 광고매출(24.9%)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일련의 현실은 지상파가 유료방송 재송신 대가 산정 등에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로 지상파 방송 3사와 지역MBC, 지역민방 등의 재송신 매출은 2011년 345억원에서 2014년 1551억원으로 연평균 65% 늘었다. 아울러 줄어드는 광고매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상파 광고총량제 도입에 이은 중간광고 도입과 협찬규제 완화 요구도 계속될 전망이다.

종편, 1년 동안 방송매출 31.2% 증가…늘어난 협찬, 불법 논란 남아

반면 2014년 PP의 방송사업매출은 6조 3067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늘었다. 눈에 띄는 건 홈쇼핑 PP를 제외한 나머지 PP 전체의 방송매출이 전년 대비 6.5%(1728억원) 증가해 2조 8340억원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홈쇼핑 PP의 2014년 방송사업매출은 3조 4728억원으로 전년 대비 1.7%(582억원) 늘었다. 증가폭은 홈쇼핑 PP를 제외한 나머지 PP들이 더 큰 것이다.

특히 TV조선과 JTBC, 채널A, MBN 등 종편 PP 4사의 2014년 방송사업 매출은 4016억원으로 전년 대비 31.2%(955억원) 증가했다. 여전히 1286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1년 만에 영업 손실 규모도 1188억원 줄었다. 적자 감소 상황인 것이다.

▲ ⓒ방송통신위원회

전체 광고시장에서 지상파의 비중은 감소(2005년 79.3%→2014년 57.7%)한 반면 PP의 비중은 증가(2005년 17.5%→2014년 37.3%)하고 있고, 이 배경엔 종편 PP(2011년 1.9%→2014년 6.8%)와 지상파 계열 PP(2005년 4.8%→2014년 10.4%), CJ 계열 PP(2005년 2.1%→2014년 8.7%) 광고시장 내 점유율 증가가 있다. 그러나 지난 2011년 종편 PP 출범 이후 지상파 계열과 CJ 계열 PP의 광고매출 비중은 감소했다.

출범 이후 계속 성장세를 보이던 종편 PP 4사의 2014년 방송광고매출은 2229억원으로 전년 대비 5.4%(126억원) 감소,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전체 매출 증가를 이끈 것은 협찬매출과 프로그램 제공·판매 매출 등의 상승이다. 하지만 최근 MBN 등 일부 종편의 미디어렙(광고판매대행사)이 특정 기업으로부터 협찬을 받은 뒤 보도·교양프로그램 등에서 해당 기업을 긍정적으로 묘사하거나 해당 기업의 제품을 홍보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고, 이에 대해 방통위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방통위 조사를 통해 불법 협찬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종편의 현재와 같은 성장은 방송 생태계 교란의 결과물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 중 지상파 계열 PP 11개사의 2014년 방송매출은 7666억원으로 전년 대비 239억원(3.2%) 증가했고, CJ계열 PP의 방송매출은 광고매출 감소 등으로 인해 253억원(3.7%) 감소한 6587억원을 기록했다. SO의 방송매출은 수신료 매출 감소(1조 1663억원→1조 645억원)로 인해 330억원(1.4%) 감소한 2조 3462억원이었으며, 위성방송의 방송매출은 홈쇼핑 송출 수수료 매출 증가(824억원→1000억원)로 인해 76억원(1.4%) 늘어난 5532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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