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회 이달의 PD상 심사평 및 수상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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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 TV 시사교양 부문

조현병은 마음의 병 (한국경제TV 양경식 PD)

뇌의 복잡한 신경회로들이 현악기의 줄처럼 이루어져 있는데 조율이 잘못되어있는 상태를 일컬어 조현병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성인 6명 중 1명이 평생 한번 이상 이러한 정신질환을 경험한다고 하는데 묻지마 폭행과 살인 등의 사건사고를 자주 접하면서 언제인가부터 우리의 이웃은 경계의 대상이 되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세상끝의 집 - 마음의 언덕>은 우리가 보지 않으려 하고 보기도 어려운 그곳을 6개월간 담아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정신병동의 그림은 모자이크와 목소리 변조로 이루어진 화면이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러한 필터링이 덜해 좀 더 있는 그대로를 느낄 수 있었다.

무거운 내용일 수 있지만 환우들의 자연스러운 인터뷰와 오랫동안 함께해온 병원 식구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심리를 공감하게 되면서 웃음까지 나오게 하는 마법이 있었다. 이곳에 오게 된 배경과 그 후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살아가는 이들을 보고 내 자신이 부끄러워지기까지 했다. 도저히 ‘알 수 없는 정신세계를 가진 사람들‘이라는 오명으로 잠재된 범죄자로 내몰리는 차가운 현실에서 이들은 꿈을 꾸고 또다시 도전한다.

선천적 요인을 제외하면 마음이 다쳐 생기는 병. 우리 또한 보이지 않는 마음의 기형을 하나씩 가지고 있지는 않나. 우리도 저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깨달음을 준 <세상 끝의 집-마음의 언덕>은 이달의 PD상으로 선정함에 큰 이견이 없었다.

▲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화면캡처

■ TV 예능드라마 부문

시청자와 소통은 강력한 힘 (한국경제TV 양경식 PD)

개인방송, 모바일 등의 최근 트렌드를 잘 반영하고 있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재미와 유익성을 동시에 충족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녹화시 실제로 인터넷 채팅을 통해 시청자와 쌍방향으로 소통하며 진행되는 것이 핵심 콘셉트이다. 개인방송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공감할 수 있도록 소재를 다양화했다. 최근 유행하는 요리하는 남자(쿡남) 백종원, 어른들의 향수와 동심을 자극하는 종이접기 김영만 그리고 인기 아이돌과 게스트 등이 출연해 모든 계층을 타깃으로 삼았다.

각각 출연자들의 캐릭터는 중독성이 강하다. 개인 방송이라는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채널이 돌아가지 않게 일조한다. 또한 노출과 자극적인 스토리로 시청률을 올리는 일부 예능 프로그램과의 차별화도 큰 강점이다.

개인방송 특성상 느슨해질 수 있는 부분을 다양한 카메라샷과 작가 투입 등을 통해 단조로움을 보안했고 시청률 대결을 통해 긴장감을 더했다. 또한 채팅에서 언급되는 기발하고 재미있는 말을 자막을 통해 보는 것도 깨알 재미다. 이러한 여러 가지 재미 요소가 하나의 메인 콘셉트와 어울려 인기 프로그램으로 탄생한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이달의 PD상 예능부문에 만장일치로 선정하게 되었다.

■ 라디오 부문 (MBC 최우용 PD)

185회 <이달의 PD상> 심사에서 치열한 경쟁 끝에 TBN <달리는 라디오>가 수상을 하게 된 가장 큰 요인은 ‘실험성’이었습니다. 근래의 조사 결과를 보면 라디오 청취자의 절반 이상이 차 안에서 방송을 듣는다고 합니다. 그런 만큼 오늘날 라디오 방송에서 교통정보는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지금까지 라디오 방송에서 교통정보는 현재 상황에 대한 전달이 주였습니다. 지금 어디가 막히는지, 어디에 사고가 났는지, 또 어느 길이 더 수월한지, 아무리 빠르고 정확해도 결국 이 모두는 현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달리는 라디오>는 한발 더 나아가서 교통상황에 대한 예측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비록 짧게 요약된 분량이라 그 묘미가 충분히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예상 정체 정도를 순위를 매기면서 오늘 퇴근길 교통상황에 대한 예측방송을 도입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외부단체와 협력, 빅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정확도를 높이고자 한 제작진의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아울러 지역 교통방송이라는 정체성에 충실한 프로그램 구성도 탄탄했고, 그 바탕이 있었기에 새로운 실험이 더 빛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KBS <세상끝의 집 - 마음의 언덕> ⓒKBS

[수상소감]

■ TV 예능·드라마부문 = <마이 리틀 텔레비전> (MBC 박진경 PD)

다채널, 1인 미디어 시대를 맞이하는 지상파의 반격 같은 거창한 의미가 아닌 그저 새로운 소재를 다루는 신선한 느낌의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자고 처음 기획안을 작성했던 게 어언 1년 전 일입니다.

어떻게 보면 그리 길지 않은 이 기간 안에서도 미디어 환경은 보통 걸음으로는 따라가기도 벅찰 정도로 급변하고 있고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2015년 변화의 물결에 한 축까지는 아니더라도 자그마한 촉매 역할이라도 담당했음에 갓 세상에 얼굴을 들이민 어린 프로듀서로서 복합적인 감정이 밀려옵니다.

이 쉽지 않은 기획이 온전한 모습을 갖추도록 온 힘을 다해 준 공동 연출 이재석 PD와 작가, 조연출들, 설 특집 파일럿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 해 주신 온라인, 오프라인의 모든 시청자 여러분께 이 영광을 돌립니다.

■ TV 시사교양 부문 = <세상끝의 집 - 마음의 언덕> (KBS 김동일 PD)

가뜩이나 이런저런 일로 울적하던 차에 수상 소식을 접하고 정말 기분이 ‘확’ 좋아졌다. 느닷없는 한 밤의 문자에 잠이 ‘확’ 깼다. 오래전 돌아가신 외할머니의 말씀이 떠오른다. ‘사람이 기분으로 사는 거야.’ 그렇다. 사람은 기분으로 산다. 그런데 살다보면 우리의 기분을, 마음을 상하게 하는 일들이 너무도 많다. 튼실한 사람들은 그래도 꾸역꾸역 버티며 견뎌내지만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은 헝클어지고 부서진 채 자신들의 동굴로 들어가 버린다. 마음의 감옥이다. 우리는 그들을 정신질환자라 부른다.

<세상 끝의 집 - 마음의 언덕>은 국립공주병원의 정신질환자들과 그 가족의 이야기이다. 대한민국 성인 10명 중 3명이 평생 한번 이상 크고 작은 정신질환을 경험하는 현실이지만 정신질환은 여전히 숨겨야 할 낙인이고 정신질환자들은 께름칙한 불가촉민이다. 편견으로 가득한 세상을 향해 ‘그저 보통 사람으로, 안녕하시냐 인사하면 받아주는 평범한 이웃으로 여겨 달라.’ 며 촬영에 적극적으로 나서주었던 이들... 아무쪼록 이 프로그램이 정신질환, 정신질환자, 그리고 정신병원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조금이나마 줄이는 계기가 되었기를, 멀쩡하게 사는 것처럼 보이는 우리 자신과 주위를 다시금 곰곰이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

끝으로 ‘하필 가뜩이나 우울한 시절에 그토록 울적한 이야기를 그렇게 여러 회에 걸쳐 방송에 내는 것이 합당한 일이냐.’ 며 딴죽을 걸었던 일부의 편견에 맞서 프로그램을 지키고 이끌어주셨던 교양문화국의 함형진 국장님과 최석순 CP께 감사드리며, 수많은 시간을 함께 하며 프로그램이라는 바둑판에서 최고의 맞수가 되어준 홍영아 작가, 그리고 언젠가 또 다른 세상 끝의 집에서 여전히 함께 현장을 박박 구를 양창용, 주현식 피디와 신동호, 김철중 카메라 감독에게 감사를 전하고, 최근에야 아빠를 낯설어 하지 않게 된 젖먹이 탁이와 나의 영원한 우방인 탁이 엄마에게 감사와 사과의 마음을 보낸다.

■ 라디오 부문 = <달리는 라디오 교통방송입니다> (TBN 대구교통방송 권기영 PD)

우선 정규 프로그램을 선정해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달리는 라디오 교통방송입니다.>는 올해로 17년째 하루도 빠짐없이 생방송으로 달리(?)고 있는 교통 전문 프로그램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라디오의 아날로그 감성이 그리워 회귀하고 있는 지금, 17년 전부터 지금까지 계속되어져 온 방송진행 방식은 최근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라디오도 변해야 한다, <달라>져야 한다는 방송 제작환경의 변화와 더불어 제작자인 저에게 큰 압박감으로 다가왔습니다.

「방송은 매일 같은 시각에 같은 시그널 음악을 울리며 시작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 내용은 늘 달라야 하고 하루하루 크고 작은 변화를 가져야 한다. 그 변화는 청취자 스스로가 피부로 공감 할 때 비로소 살아 있는 방송이 된다.」

<달라>는 교통 전문 방송이다 보니 교통 상황을 전달하는 방식에 대해 늘 고민을 했고 새로운 시도를 해오던 중 어느 날, 시대적인 트렌드 ‘빅데이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기존 방송은 “~~정체됩니다,~~에 사고가 발생했습니다.”라는 수동적인 방송에서 빅데이터 정보를 활용하면 “~~~에 사고가 예상되니 주의하기 바랍니다.”라는 능동적인 방송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예측 방송이니까 틀릴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사고 나는 곳이 틀려도 사고 발생을 막았다는 나름의 만족을 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빅데이터로 방송을 해보니 처음 생각과는 다르게 방송에서 예측한 구간이 맞으면 기쁘기 보다는 오히려 사고를 막지 못한 안타까움이 더 컸습니다.

이번 수상은 통계가 방송의 중요한 도구가 되고 라디오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해 ‘예측 프로그램’을 최초로 방송에 활용 것을 인정해줬다는 생각에 너무 기쁘고 라디오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하나의 패러다임을 만들었다고 자축하고 싶습니다.

<달라>에 1년 여 동안 빅데이터 교통 정보 89만 건을 수작업으로 빅데이터화하여 방송에 활용할 수 있게 해준 ㈜the imc 전채남 대표, 함께 참여해준 여러 연구원들과 늘 함께 하루도 쉬지 않고 프로그램에 최선을 다해준 모든 스텝들과 이 영광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달라>는 다른 라디오 방송과는 다르게 때로는 따끔하게, 때로는 웃음이 넘치도록 만드는 풍자와 해학이 있고 가슴을 훈훈하게 적셔 주는 감동이 있는 건전한 지역 여론을 담는 “함께 호흡 하는 라디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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