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회 파행 속 ‘특별다수제’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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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추천 이사들 항의하며 퇴장…與 추천 이사들, 사장 선임 투명성 보장 제도 모두 거부

KBS 신임 사장 선임의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 필요성이 제기된 '특별다수제'가 결국 불발됐다. 야당 추천 이사들은 논의 과정에서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결국 항의의 표시로 퇴장해 이날 이사회는 파행 속 진행됐다.

결국 야당 이사와 언론시민사회가 사장 선임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위해 제안했던 '사장추천위원회'와 '특별다수제', '공개 토론을 통한 사회적 의견 수렴' 등이 여당 이사들에 의해 모두 거부되면서 기존 관행대로 다수결에 의해 사장 후보자가 추려지게 됐다. 

KBS이사회(이사장 이인호)는 19일 오후 4시 KBS 신관 5층에서 열린 제 830차 임시이사회에서 '사장 선임 결의 방법의 건'을 두고 논의했다. 야당 이사들은 후임 사장 선임 절차에서 사장추천위원회와 특별다수제를 채택하고 공개 토론회를 통해 KBS 사장 후보자의 자격에 대한 사회적 의견을 수렴할 것을 여당 이사들에게 제안해 안건으로 올렸지만 결국 부결됐다.

▲ KBS이사회 회의 장면 ⓒKBS

특별다수제는 사장 선출과 같은 중요한 사안을 결정할 때 이사회 3분의 2 이상(8명)의 동의를 필요로 하는 제도로, 야당 이사와 언론시민사회가 이사회가 가진 다수결의 한계를 극복하고 최소한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도입을 요구해왔다.

뿐만 아니라 사장 후보자 검증과 관련해 야당 이사들은 철저하고 엄밀한 검증을 요구하며 사장 선임 일정의 연기를 제안했으나 여당 이사들은 '현실적으로 시간이 촉박하다'며 논의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야당 추천 이사는 "(사장 공모 지원자에 대한) 기본 자료들을 보다보니 의문점이 드는 지점이 있어서 제대로 검증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빠트린 서류를 포함해 인사청문회에 필요한 자료를 전부 요구했지만 몇 가지만 받았을 뿐"이라며 "현실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는 (여당 이사들의) 논리는 일정을 고집함으로써 사장후보 임명제청 과정에서 이사회가 제대로 검증해야 할 임무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야당 이사들은 공정한 경쟁을 위해 후임 사장 공모에 지원한 조대현 KBS 사장, 고대영 KBS 비즈니스 사장, 전진국 KBS 아트비전 사장 등 KBS 현직에 있는 이 세 사람에 대한 사퇴를 권고했다. '현직 프리미엄'을 이용해 불공정 경쟁을 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표결에 의해 부결됐다.

또 한 야당 추천 이사는 "(모든 제안들을) 표결로 거부하거나 (논의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사장을 제대로 선임하려고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며 "특별다수제도 표결로 부결시키려고 하는 걸 보고 이런 식이라면 더 이상 사장 선임 과정을 같이 하는 게 무의미하다는 의사를 (여당 이사들에게) 전달한 뒤 퇴장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4일 공모가 마감된 KBS 사장 자리에는 총 14명의 인사가 지원했지만 대다수가 이미 지난해 '부적격자'로 거론된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KBS이사회는 21일 서류 심사를 한 뒤 26일 후보자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이번 파행으로 일정이 변경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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