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 왜 반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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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위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 왜 반대할까?
방송통신실천행동 의견서로 본 인수합병의 다섯 가지 문제
  • 최영주 기자
  • 승인 2016.02.15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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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동통신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최대 케이블방송업체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합병한다는 발표 이후 동종업계, 언론계, 시민사회단체, 학계 등에서 반대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참여연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0.6%가 두 기업 간 인수합병을 반대한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에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4개 시민단체, 노동조합, 지역·미디어단체가 함께 결성한 연대단체인 ‘방송통신 공공성 강화와 이용자 권리보장을 위한 시민실천행동’(이하 방송통신실천행동)은 15일 오후 2시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앞에서 SKT와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방송통신실천행동은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SKT-CJ헬로비전 인수합병 인・허가에 반대하는 방송통신실천행동 의견서’를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에 접수했다.

방송통신실천행동이 SKT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반대 이유는 △방송통신 공공성 파괴 △지역성 훼손 △일자리 축소 △이용자 권리 침해 △인수합병 맞춤형 방송법 탄생 등 크게 다섯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다음은 방송통신실천행동이 미래부에 제출한 의견서를 바탕으로 정리해 본 SKT-CJ헬로비전 인수합병 문제점에 대해 짚어본 내용이다.

▲ 14개 시민단체, 노동조합, 지역·미디어단체가 함께 결성한 연대단체인 ‘방송통신 공공성 강화와 이용자 권리보장을 위한 시민실천행동’(이하 방송통신실천행동)이 15일 오후 2시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을 반대하고 있다. ⓒPD저널

■방송통신 공공성의 훼손

SK브로드밴드는 현재 IPTV 2위 사업자다. CJ헬로비전은 종합유선방송(케이블 방송) 1위 사업자다. SKT와 CJ헬로비전의 입수합병이 허가되면 IPTV 1위 KT와 SK 양사의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합계는 60%에 근접하게 된다. 특히 CJ헬로비전의 23개 권역 대다수에서 SK가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게 된다. 한마디로 재벌・대기업인 SK의 방송플랫폼시장 ‘독과점’인 것이다.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SKT와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을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러한 독과점 체제가 불러올 방송의 공공성 훼손이다.

현행 방송법은 방송의 공공성과 여론의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 재벌・대기업의 방송진출을 엄격하게 금지해왔다. 그러나 이번 인수합병이 허가될 경우 독과점 형성에 따른 재벌・대기업의 방송시장 지배력 확대는 정해진 수순이다. 이는 방송법의 목적에 위배되는 것이자, 사실상 방송법의 무력화를 가져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게 반대 여론이 제시하는 이유다.

또한 케이블방송은 지역채널을 통해 지역뉴스를 보도하고, 선거방송도 할 수 있다. 4월 총선은 물론 2017년 총선 보도에 ‘SKT-CJ헬로비전’이라는 기업이 뛰어들게 된다는 뜻이다. SKT는 불공정 방송이나 여론왜곡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비록 지역채널이긴 하나 선거방송의 영향력이 작지만은 않다는 점, 지역보도가 지역 여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SKT가 지역채널 강화를 공언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대기업인 SKT가 지역채널을 소유・운영하는 것만으로 방송의 공정성 훼손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지역성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유료방송은 일정한 방송구역 안에서 사업을 운영한다. 다시 말해 사업구역은 행정구역을 중심으로 지역주민의 생활권에 속해 있다. 지역 언론으로서 ‘지역성’을 구현한다는 것은 케이블방송에 부여된 고유한 공적책무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초창기 케이블방송은 대기업의 진출을 금지하고 지역에 거점을 둔 기업과 유관단체들의 컨소시엄만을 허용했다.

또한 케이블방송은 다채널 방송플랫폼으로서 77개 권역마다 각 지역의 특성 및 지역 시청자의 필요에 따라 다양한 채널패키지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플랫폼 차원의 ‘지역성’이라 할 수 있다.

언론・시민단체와 학계에서는 이 같은 지역방송 플랫폼으로서의 케이블방송이 약화되면서 방송의 지역성과 채널 다양성이 훼손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SKT의 케이블-IPTV 합병회사의 경우 23개 권역 디지털 케이블방송의 채널과 전국 권역 IPTV의 채널을 동일하게 구성해 채널 편성의 획일화가 이뤄지는 것은 물론 다양성・지역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SKT는 CJ헬로비전의 지역채널 뿐 아니라 ‘지역생활정보채널’을 별도로 운영하겠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해당 방송 권역이 지역민방 및 18개 지역 MBC의 방송권역과 중복될 가능성이 높으며, 합병회사의 지역채널 활성화 추진이 반대로 지역방송과 케이블업계 간 경쟁을 부추겨 상업화될 가능성도 있음을 지적했다.

▲ 2013년 최재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에 요청한 케이블방송업체 간접고용/비정규직 현황.

■보장 없는 노동자 고용보장

SKT는 지난해 12월 인수합병 신청서 제출 후 설명회를 열고 해당 인수합병으로 인해 4만8000여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한 CJ헬로비전 인력에 대해 3년간의 고용보장을 약속했다.

그러나 언론계와 시민사회단체 등에서는 가뜩이나 열악한 케이블방송계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이 더욱 심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유료방송의 외주업체 소속 노동자 규모는 전체 인원의 약 60~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부분 직접 고용된 노동자가 아니라 원청에 의해 1년, 6개월 단위로 업무실적에 따라 위・수탁 계약을 체결한 외주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다. 원청으로부터 도급을 받은 중간업체들은 다시 재하도급을 준다. 지역의 통신・케이블 설치수리기사 대부분이 실적에 따라 임금을 받는 일명 ‘건바이(by)건 도급기사’로 전락했다. 이 같은 다단계 하도급 구조는 상시적 고용불안,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CJ헬로비전의 23개 지역 36개 외주업체에 종사하는 약 2200명의 노동자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다. 이 같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통신・케이블방송업계 전반에 걸쳐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고용안정을 보장할 수 있는 확실한 방안이 수립되지 않는 한 SKT와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이 가져올 노동자들의 미래는 암울할 뿐이다.

▲ 참여연대 여론조사 결과. ⓒ참여연대

■소비자(이용자) 주권의 실종

소비자, 다시 말해 이용자의 이용자 주권 역시 위태로운 상황이다. 유료방송 가입자들은 콘텐츠의 선택이나 채널 선택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일방적으로 편성한 채널을 봐야 한다. 일정 금액을 내고도 콘텐츠별 추가 결제가 필요하며, 콘텐츠 이용료를 지불했음에도 앞서 2~3건의 광고를 봐야 한다. 뿐만 아니라 장기간 약정과 결합상품에 얽매여 ‘해지의 자유’를 누리지 못하거나 심지어 복잡한 해지 절차로 피해를 보는 가입자도 있다.

현재도 유료방송계는 가입자 유치를 위한 각종 무분별한 결합상품 출시와 부가서비스 강요 등 불법행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실제로 업계 3위 씨앤앰은 가입자 유치를 위해 설치·AS 기사들도 영업에 뛰어들게 했다. 원청사가 하청업체를 S~D까지 등급을 매겨 D등급을 4번 맞을 경우 계약 해지까지 감수해야 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들이대자 하청업체는 적자를 보면서도 영업목표 달성을 위해 달렸다. 이를 위해 고용한 방문판매영업자는 일부러 AS를 발생시켜 영업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이는 고스란히 고객의 피해로 이어지고, 고객의 항의는 직원들의 책임으로 돌아간다. 악순환의 반복인 것이다.

여기에 SKT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통해 탄생할 거대 독과점 기업의 등장으로 가입자 유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고 이 과정에서 이용자의 권리는 실종될 가능성이 높다.

▲ 씨앤앰 AS 기사가 안전 장치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몸을 의지할 수 있는 안전선이 없는 가파른 아파트 지붕 위에서 보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케이블 방송 노동자 산업안전 이대로 괜찮은가’ 동영상 캡처

■공공성 뒤로 한 ‘인수합병 맞춤형 방송법’ 탄생

기존의 방송법과 IPTV법을 통합한 방송법 개정안인 이른바 ‘통합방송법’은 현재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 논의를 앞두고 있다. 통합방송법은 그간 케이블(SO)과 위성방송, IPTV(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이 유료방송 시장에서 경쟁하면서도 IPTV가 별도의 법을 적용받아 논란이 되어 온 규제 형평성 개선을 목적으로 마련된 법이다. 즉, 케이블과 위성방송, IPTV를 통합해 ‘유료방송사업’ 개념을 신설해 동일서비스-동일규제의 틀을 마련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방송통신실천행동은 이러한 통합방송법 시행 전 SKT와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이 이뤄질 경우, 향후 통합방송법과 시행령 세부 항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아직 통합방송법 시행령으로 상호 겸영 및 주식/지분 소유 상한선을 두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인수합병이 선례가 되어 일종의 가이드라인처럼 작용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이는 통합방송법 및 동법 시행령이 곧 향후 가속화될 이종 플랫폼 간 인수합병에 의해 ‘맞춤형’ 법안이 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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