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PD협회, “‘PD 해외진출’ 비판한 독립제작사협회장 사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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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인배 독립제작사협회장

한국독립PD협회가 10일 성명을 발표하고 안인배 독립제작사협회장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안 협회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등으로 진출하는 PD들에 대해 “한국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게 아니고 PD 개인의 이익만 추구하는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한국독립PD협회는 안 협회장의 이같은 발언이 제작사의 이익만을 생각한 이기적인 행태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열악한 한국방송시장에서 활동하기 힘들었던 독립PD들의 사정을 먼저 돌아보라는 것이다. 한국독립PD협회는 “한국방송시장에서 독립PD는 슈퍼 갑인 방송사에게 사명감과 책임감만을 요구받으며 열악하게 방송을 제작하지만, 해외 방송 시장에서 독립PD는 저작권과 수익배분권을 당당히 요구하고 협상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유럽 프리미어 리그에서 활동하고 있는 축구선수들의 예를 들며 독립PD들의 해외진출이 이와 다를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독립PD협회는 “정부에서도 몇 년 전부터 해외 콘텐츠 개발을 위해 지원과 투자를 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영상 콘텐츠의 해외수출에만 초점이 맞춰진 정책이 아니라 우수한 방송제작 인력의 해외진출도 포함된 것”이라며 안 협회장에게 이러한 정부 시책 역시 잘못된 것이냐고 반문했다.

또한 안 협회장이 “PD로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대한민국 방송문화산업발전을 감안하고 진로를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다. 그동안 제작사와 방송사가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버텨온 PD들을 불법적인 방법으로 해고한 행태를 먼저 돌이켜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한국독립피디협회 성명서 전문이다.

 

PD들의 해외진출은 권력과 자본에 억눌려 온 창작권의 망명이다!

PD들의 중국진출을 두고 “개인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자로 규정한 안인배 독립제작사협회장의 발언에 대한 한국독립PD협회의 입장(성명서)

2016년 새로 선출된 한국독립제작사협회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PD들의 중국등 해외진출 현상에 대해 “한국산업 발전에 기여하는게 아니고 PD개인의 이익만 추구한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또한 “PD로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대한민국 방송문화산업발전을 감안하고 진로를 선택해야 한다”라고 억지스런 주장을 펼쳤다.

세계가 인정하는 한류 열풍속에서 PD들의 해외진출은 비단 지상파출신 예능PD들만 해당되는 사례가 아니다. 우리 독립PD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이미 중국은 물론 일본, 베트남, 미안마, 몽골 등 동남아국가로 진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독립PD들이 많다. 나아가 미주와 유럽의 해외시장을 향해 준비하는 PD들도 여러명 있다. 제작기반이 열악한 독립PD들에게 해외진출은 새로운 기회이다. 한국방송시장에서 독립PD는 슈퍼 갑인 방송사에게 사명감과 책임감만 요구받으며 열악하게 방송을 제작하지만 해외 방송 시장에서 독립PD는 저작권과 수익배분권을 당당히 요구하고 협상할 수 있다. 최소한 갑을 종속관계가 아닌 방송영상 창작자로서 인정받을수 있다. 정부에서도 몇 년 전부터 해외 컨텐츠 개발을 위해 지원과 투자를 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영상 컨텐츠의 해외수출에만 초점이 맞춰진 정책이 아니라 우수한 방송제작 인력의 해외진출도 포함된 것이다. 그렇기에 방송관련 정부기관과 산하단체가 지속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인력의 제작지원과 교육사업을 지원해 왔다. 안인배 독립제작사협회장의 이번 발언으로 우리는 이러한 정부의 시책이 잘못된건지 묻고 싶다.

지금 유럽의 프리미어 리그에서 뛰고 있는 축구선수 손흥민, 이청룡, 기성룡, 그리고 과거 차범근과 박지성 선수의 경우를 보자. 이들이 한국스포츠 발전을 위축시키고 개인의 이익만을 위해 뛰는 이기적인 선수라고 과감하게 말할 수 있겠는가? 이 선수들의 활약으로 런던 올림픽에서 최초로 메달을 땄으며 월드컵 4강신화를 이룩한 것이 한국 스포츠 발전에 기여하지 못한 결과로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우리 독립PD들의 해외진출이 이들 축구선수의 해외진출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또한 PD들에게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라는 안인배 제작자협회장의 비난성 충고에 대해 우리 독립PD들은 허탈함을 넘은 분노의 한숨을 쉬고 있다. 협회장이 언급한 그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그동안 척박한 한국 방송 현장에서 우리 피디들은 버텼다. 유능한 시사 전문 PD들은 물론 신.고참 예능PD까지 황당하고 불법적으로 해고를 당한 PD들의 수가 몇명인지를 먼저 헤아려 봤으면 한다. 한때 한 식구처럼 형 아우 하던 PD들을 아무 양심도 없이 권력의 충견임을 증명하고자 동료PD들에게 살인과 같은 해고를 한 자들, 이들에게 먼저 진정한 책임감과 사명감이 있는지 묻고 싶다.

PD들의 해외진출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나가는 것은, 이제 멈추지 못하는 방송흐름이다. 이 거대한 시류를 역행하는 제작사협회장의 발언은 제작사의 이익과 부합되는 면만을 생각한 것이다. 제작사 협회장은 제작사와 방송사들을 떠받들고 있는 PD들의 창작자로서의 존재감부터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방송제작현장에서 PD들이 또는 제작사들이 슈퍼갑인 방송사로부터 창작자로서 존중받고 권리를 인정받았던가. 방송의 최전선에서 우리 PD들이 제대로 인격적인 존중을 받았는가. 유능한 피디들이 왜 이 땅을 떠나 외국으로 가야하는지 뒤돌아본다면 그 곳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있을 때 잘 해줬다면” “잘 나갈 때 좀더 지원해줬더라면 ” 피디들의 창작권 해외 망명은 없었을 것이다.

 

우리의 요구사항

1. 안인배 제작사협회 회장의 독립PD들의 해외진출에 대해 “한국산업 발전에 기여하는게 아니고 PD개인의 이익만 추구한다”는 발언에 대해 한국 독립PD협회는 공개사과를 요구한다.

2. 독립PD들의 보다나은 제작환경 개선에 대해 제작사협회는 힘써줄 것을 당부한다.

 

2016년 3월10일

사단법인 한국독립피디협회 이사장 송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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