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매체 비평 프로그램 잇단 폐지, 공영방송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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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 언론·시민단체 공동 성명…‘미디어 인사이드’, ‘KBS 뉴스 옴부즈맨’ 원상복귀 촉구

KBS의 잇단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 폐지에 대해 언론‧시민단체들이 27일 “시청자의 볼 권리와 비판할 권리를 빼앗아 가는 행위”라고 지적하며 “KBS가 공영방송이길 포기했다”고 비판했다. KBS는 지난 4월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인 <미디어 인사이드>를 폐지한 데 이어 6월 방송을 끝으로 자사 뉴스 비평 프로그램인 <뉴스 옴부즈맨> 폐지를 결정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10개 언론‧시민단체는 이날 공동으로 성명을 발표하고 “<뉴스 옴부즈맨>의 경우 내용에 있어 미흡한 면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그나마 한 달에 한 번이라도 KBS에서 자사 뉴스를 비평하는 프로그램을 편성한다는 건 매우 의미 있는 일이었다”며 “이젠 그 면피용마저 할 필요가 없어진 건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 KBS <뉴스 옴부즈맨> ⓒKBS 홈페이지

언론‧시민단체들의 이 같은 항의엔 <뉴스 옴부즈맨>이 방송법에 따라 KBS에서 의무 편성하고 있는 <TV비평 시청자데스크>의 한계를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점이 있다.

언론‧시민단체들은 “우리는 그동안 <TV비평 시청자데스크>에서 KBS 뉴스의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KBS 측에선 현실적으로 <TV비평 시청자데스크>에서 매주 뉴스 보도 관련 내용을 다루기 어렵다는 이유 등을 들어 몇 년 전부터 외부 전문위원들이 참여하는 <뉴스 옴부즈맨>을 신설해 방송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KBS는 지난 2011년 가을 개편 때 <뉴스 옴부즈맨>을 신설하면서 ‘한국방송 사상 처음으로 자사뉴스를 전문적으로 비평한다’며 영국 BBC, 일본 NHK, 호주 ABC 등 세계 유수의 공영방송처럼 KBS도 공영방송의 신뢰성을 강화하기 위해 이를 신설한 점을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공영방송 KBS가 시청자의 눈치를 보지 않는, 돈 되는 콘텐츠만 담아내는 방송이길 원하는 게 아니라면, KBS에서 비평 프로그램들의 폐지 이유로 밝히고 있는 ‘선택을 집중을 위해 유사한 프로그램을 통합‧조정하는 차원’(6월 20일 <한겨레>(▷링크))이란 해명은 궤변에 불과하고, 어떤 불순한 의도가 개입됐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언론‧시민단체들은 “KBS는 항상 ‘시청자가 주인’이라고 강조하면서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 활성화 등을 입버릇처럼 얘기했다”라고 지적하며 “시청자에 대한 횡포로 밖에 볼 수 없는 연이은 매체 비평 프로그램 폐지 결정에 KBS는 아무 거리낌이 없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들은 “(KBS의 잇단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 폐지는) KBS의 주인인 시청자에 대한 전면 도전이자 횡포”라며 “<미디어 인사이드>와 <뉴스 옴부즈맨> 원상복귀와 함께 시청자의 권리를 침해한 이번 폐지 결정에 대해 KBS의 책임 있는 사과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성명 발표에는 깨끗한미디어를위한교사운동, 녹색미래모니터회, 매체비평우리스스로, 미디어세상열린사람들, 민주언론시민연합,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서울YWCA,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인권센터,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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