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만 풍자 ‘웃픈 현실’…개그 더 자유로워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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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장덕균 개그작가 “풍자에 소송 남발, 아직 멀었다”

‘코미디보다 코미디 같은 현실’ 속에서 개그 프로그램들이 오랜만에 현실 풍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 주말 tvN <SNL 코리아>, KBS <개그콘서트> 등에서는 배우 김민교와 개그우먼 이수지가 최순실로 분장해 국정농단 사태를 풍자했다.

이에 과거 ‘YS는 못말려’, ‘회장님 우리 회장님’ 등의 개그 코너를 썼던 장덕균 개그작가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풍자적인 요소가 많이 억제돼 있다가 국민들이 답답한 이런 상황을 표출하는 게 아닌가”라며 “그걸 방송에서 반영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풍자 개그에 '눈치'를 봐야 하는 현실이다. 장 작가는 “군부독재 시절에는 대외의 국민 눈치를 봤는데 지금은 국민을 무시하고 있는 것 같다”라며 민주화가 됐음에도 개그계는 오히려 더 억눌려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 지난 주말 개그 프로그램에서 최순실 풍자에 나섰다. 5일 방영된 tvN 〈SNL코리아〉(좌)와 6일 방영된 KBS <개그콘서트>(우) ⓒ화면캡쳐

그는 미국에서 대선후보인 트럼프와 힐러리의 언행을 풍자하며 방송에서 ‘미친년을 뽑느냐 나쁜놈을 뽑느냐 (이것이 문제)’ 등의 표현까지 서슴지 않는 것을 예시로 들며, 한국에서는 이런 것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어떤 특정 단체나 정치적인 세력을 풍자하면 바로 고소를 해버린다”며 “아직 멀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장 작가는 오히려 과거에는 풍자 개그에 외압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정권이 되레 국민의 눈치를 봤기 때문에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생각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김영삼 대통령 당시에는 그를 풍자한 소재로 책을 냈는데도 대통령 본인이 ‘재미있게 읽었다. 손명순 여사와도 함께 보며 많이 웃었다’는 후일담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김현정 앵커는 “제정신으로 뉴스보기 힘들다고 국민들이 모두 다 한 말씀 하시는 이런 시대에 개그가 그래서 해야 할 역할이 크다”라며 “아무쪼록 정치는 정치답고 개그는 개그답고, 개그 소재가 부족한 정치를 보면서 개그 소재를 찾는 일은 오히려 없어지는 그런 사회가 되기를 꿈꾼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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