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의 뻔뻔한 알박기...친박 방통위원 내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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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삼석 방통위원 “방통위 죽이는 인사”

황교안 권한대행이 대통령 추천 몫의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 이하 방통위) 위원을 ‘친박 인사’ 김용수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정책실장으로 내정했다고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언론계와 시민단체, 일부 방통위원, 방통위 공무원노동조합 등이 ‘즉각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이하 언론시국회)는 3일 오전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황교안 국무총리가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서실 출신 부역자를 방송통신위원회의 상임위원에 내정했다고 한다.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인 김용수를 바로 오늘 임기 3년의 새 방통위원에 임명하려는 것”이라며 “황 총리는 당장 방통위원 알박기 인사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통령 추천 몫의 방통위원 임명을 황 총리가 강행하려고 하는 것에 대한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하고, 김용수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정책실장 내정자가 방통위원으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강조했다.

▲ 전진환 기자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3일 오전 제주특별자치도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69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추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그간 방송이 (박근혜 정권) 공범 노릇을 해왔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방통위가 적폐청산의 대상”이라며 “따라서 파면당한 행정부의 황교안 권한대행이 인사를 할 처지가 못 된다는 것을 수차례 강조해왔다.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특히 내정자로 전해지고 있는 김용수 정책실장이 과거 방통위를 해체하고 미래창조과학부를 강화하려 했던 인물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미래창조과학부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 부처였고 그 실패가 이미 증명됐다. 차기정부는 여든 야든 미래부를 해체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방향을 잘못잡은 인사”라며 “박근혜 정부의 보좌진을 임명하려는 것은 알박기에 다름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고삼석 방통위원 역시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뜻에 반하는 방통위원 인사를 철회해 달라”고 밝혔다.

고 위원은 황 총리가 김용수 정책실장을 내정한 것에 대해 △차기정부 인사권 행사를 제약하는 ‘알박기 인사’ △국민 여론을 무시한 ‘고집불통 오기 인사’ △미래부 인사를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임명하는 ‘염치없는 제 식구 챙기기 인사’로 규정했다.

고 위원은 “백번 양보해서 권한대행의 행정공백 우려를 선의로 받아들인다 할지라도, 논란이 되지 않을 중립적 인사를 임명하지 않고, 왜 박 전 대통령의 방통비서관을 역임한 소위 ‘친박 공무원’으로 분류되는 인물을 이 시점에 방통위원으로 임명하려고 무리수를 두는지 그 의도를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 인사가 “방통위 조직 전체를 죽이는 부적절한 인사”라며 “박근혜 부 출범 당시 창조경제 전담부서인 미래창조과학부를 만들기 위해 방통위를 반토막 낸 김실장은 누가 보더라도 방통위원직을 맡기에 부적합한 인물이다. 김실장의 방통위원 내정 소식을 접한 방통위 직원들의 반응은 ‘경악과 충격’ 그 자체”라고 전했다.

▲ 고삼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뉴시스

방송통신위원회공무원노동조합도 성명서를 통해 “해당 내정자가 방통위원으로서 적합하지 않음에 따라 즉각적인 내정 철회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용수 내정자는) 구 방통위 권한을 대폭 축소하고 원활한 공무수행이 곤란한 조직으로 만든 장본인”이라고 비판하며 “구 방통위 재직 시절 직원들이 선정하는 ‘소통하는 노사문화 정착을 위한 설문조사’에서 불통 관리자로 평가된 전례가 있어 방통위가 추구하는 ‘행복한 방통위 만들기’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방통위 상임위원이 방송·통신 규제정책을 이끌어가는 중요 직무인 만큼 해당 직무에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조직을 소통과 화합의 길로 이끌 수 있는 적절한 인물로 선발하기를 촉구한다”고 전했다.

한편 방통위 3기 위원들은 지난달 임기가 만료되거나 곧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김재홍 부위원장과 이기주 위원은 지난달 26일 임기가 만료됐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오는 7일 임기가 끝난다. 고삼석 위원의 임기는 오는 6월 8일까지다. 여당 추천 몫의 김석진 위원은 유임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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