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이주의 ‘나쁜 보도’ 2관왕 …'법정제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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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반론조차 없는 ‘문재인 아들 의혹’, 편파 보도 지적

MBC가 이주의 나쁜 보도 1위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지난 3월에 이어 2관왕이다.

2017 대선미디어감시연대(이하 미디어감시연대)가 11일 오전 상암 MBC 광장에서 4월 첫째 주 나쁜 보도 1위와 3위를 동시에 차지한 MBC에 대해 시상식 퍼포먼스를 펼쳤다. 미디어감시연대는 매주 ‘이주의 나쁜 보도’ 1위부터 3위를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이날 시상식에는 김환균 미디어감시연대 상임 공동대표(언론노조 위원장)와 김언경 미디어감시연대 집행위원장(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총장),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김장겸 MBC 사장과 문호철 MBC 보도국장 가면을 쓴 이들에게 상을 수여하며 ‘뿅망치’를 선사했다.

▲ 2017 대선미디어감시연대가 11일 오전 상암 MBC 광장에서 이주의 나쁜 보도 1위와 3위를 동시에 차지한 MBC에 대해 시상식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PD저널

문호철 보도국장 가면을 쓴 활동가는 “영광스러운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태극기 집회에서 MBC 보도가 환영받을 때마다 기분이 좋다. 앞으로도 편파적인 보도와 애국 보도로 애국 시민에게 보답하겠다”는 풍자적 수상소감을 남겼다.

나쁜 보도 1위에 선정된 MBC 보도는 반론권조차 보장하지 않았던 ‘문재인 아들 의혹’ 보도다. 미디어감시연대가 지난 3월 17일부터 4월 5일까지의 보도를 분석한 결과 MBC는 총 5꼭지를 ‘문재인 아들 의혹’ 보도에 할애했다. 같은 기간 KBS, SBS, JTBC는 각 6건, 2건, 3.5건을 보도했다. 이중 KBS는 6건 중 4건을 기계적 중립 식으로, 2건은 부실하게나마 반론을 담고 있었다.

반면 MBC는 최소한의 반론조차 담지 않았다. 반론이 전혀 없는 보도가 5건 중 3건에 달했다. 이미 노동부 감사를 통해 규명된 부분이나 문재인 후보 측의 해명을 한 마디도 담지 않았다. 같은 기간 안철수 후보 의혹 관련 보도는 ‘0건’이었다. KBS, SBS, JTBC가 각 1건, 2건, 5건을 다룬 것과 대조적이다.

▲ 7개 방송사 ‘문재인 아들 특혜 채용 의혹’ 관련 보도량 비교(3/17~4/5) ⓒ민주언론시민연합

나쁜 보도 3위에 오른 MBC 보도는 문재인 후보를 ‘노무현 2인자’로만 표현한 것에 비해 홍준표 후보를 ‘모래시계 주인공’에, 안철수 후보를 ‘컴퓨터 의사’에 비유한 보도 행태였다.

MBC는 지난달 31일 홍준표 후보를 “스타검사에서 4선 의원에 집권당 대표, 재선 도지사”로 일컬으며 극찬했다. 이어 지난 4일에는 안철수 후보에 대해 “대선 나선 ‘컴퓨터 의사’, 정치 바꾼다” 등의 긍정적인 보도를 내보냈다. 반면 문재인 후보에 대해서는 지난 3일 보도에서 ‘노무현 정권 2인자’, ‘2012 대선 패배’, ‘친문패권’ 등의 부정적 수식어만을 사용했다.

MBC는 지난 10일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이하 선거심의위)로부터 ‘법정제재’ 조치를 받기도 했다. 선거심의위는 지난달 20일 방송됐던 MBC <뉴스데스크>가 다른 정당의 예비 후보 소식은 전하면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예비후보들의 소식은 보도하지 않고 누락한 것에 대해 법정제재에 해당하는 ‘주의’ 조치를 내렸다.

이어 선거심의위는 MBC가 <뉴스데스크>와 <뉴스투데이>를 통해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공영방송 정상화를 이야기했던 문재인 후보를 거듭 비난한 것에 대해서도 ‘의견 제시’ 처분을 내렸다.

▲ 2017 대선미디어감시연대가 11일 오전 상암 MBC 광장에서 이주의 나쁜 보도 1위와 3위를 동시에 차지한 MBC에 대해 시상식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PD저널

이날 시상식 이후 김환균 공동대표는 “오늘 시상식이 상당히 코믹하지만 내용 자체는 전혀 코믹하지 않다. 분노해야 할 상황”이라고 한탄했다. 김 대표는 “MBC가 이번 대선에서는 안철수 후보를 띄운 것 같지만, 생생하게 기억나는 건 2012년 안철수 후보 논문 표절 보도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경고까지 받았던 것”이라며 “일방적으로 유력 후보에 대해 흠집내기 했던 태도는 바꾸지 않은 것 같다. MBC가 유독 그런 점에서 독보적으로 앞서고 있다”고 지탄했다.

김언경 집행위원장은 “MBC 요즘 누가 보냐고 말하지만 전국 시청률과 영향권을 봤을 때 공영방송 MBC의 영향력은 그대로 있다”고 우려하며 “매주 선거보도 순위를 매길 텐데 4주 동안 MBC를 세 번만 왔으면 좋겠다”는 뼈있는 한마디를 남겼다.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은 “어제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첫 번째 전체회의에서 MBC 보도에 대해 법정제재 한 건, 행정지도 한 건 처분을 내렸다. 지상파 방송사 중 선거 방송에서 처음으로 법정제재를 받았다”라며 “오늘은 이주의 나쁜 보도상 수상 영광까지...참담하고 부끄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위원장은 이어 “MBC 선거보도 준칙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두 가지는 철저한 사실관계 확인과 반론권 보장이다. 지금 MBC 뉴스는 이 두 가지 모두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보도 책임자들, 김장겸 사장, 오정환 보도본부장, 문호철 보도국장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미디어감시연대는 다음 주 화요일에도 이주의 나쁜 보도 1위 언론사 앞에 찾아가 시상식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들은 “선정결과는 퍼포먼스에 그치지 않고 널리 알리고, 방심위에 심의를 신청하는 등 다양한 행동을 조직해나가겠다”고 밝혔다.

▲ 이주의 나쁜 보도 2위는 MBN의 ‘수상한 여론조사’ 보도가 꼽혔다. ⓒMBN

한편 이주의 나쁜 보도 2위는 MBN의 ‘수상한 여론조사’ 보도가 꼽혔다. MBN은 지난 6일 “양당이 최종 후보를 확정지은 이후 조사에서는 오히려 안 후보가 문 후보보다 8%p 앞서며 결과가 뒤집어졌다”며 중앙일보가 4월 4일부터 5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양자대결’ 전제 하에 안철수 후보가 50.7%, 문재인 후보가 42.7%를 기록한 결과였다.

뒤이은 보도에서는 MBN이 자사에서 실시한 여론조사를 인용해 ‘50대‧TK잡았다’라는 헤드라인을 걸고 50대, TK에서 안 후보가 문 후보를 앞선다고 전했다. 하지만 자사의 전체 여론조사 결과는 보도에 담지 않았다. 조사 결과 MBN 여론조사는 양자대결을 가정했을 때 문재인 후보가 46.3%를, 안철수 후보가 42.8%를 기록해 문 후보가 안 후보를 앞선 것으로 드러났다.

미디어감시연대는 “특정 후보에 유리한 수치만 보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꼬집으며 “최근 ‘가상 양자대결’ 지지율을 많이 보도하는 경향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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