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노조 “국정원 ‘좌파’ 낙인, 공정방송 잘 했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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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국정원, ‘김현정의 뉴스쇼’ 등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도 조사…CBS 노조 “치졸한 언론사찰 공작”

[PD저널=하수영 기자] 이명박(MB) 정부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김현정의 뉴스쇼> 등 CBS의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을 사찰하고 ‘좌파’ 등으로 낙인찍은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이를 두고 CBS 노동조합이 ‘MB 국정원의 치졸한 언론사찰 공작을 규탄한다’는 뜻을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CBS지부(지부장 이진성, 이하 CBS지부)는 21일 성명을 내고 “MB 정부 당시 국정원이 출‧퇴근길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을 현미경 수준으로 사찰하고 ‘좌파’라고 낙인찍었다”며 “이는 MB 국정원이 CBS에 던져 준 공정방송 낙인이다. CBS지부는 앞으로도 권력을 비판하고 견제하는 날카로운 보도를 할 것이다. 지금 이 시간 공정방송 쟁취투쟁에 나선 언론노조 동지들과 함께 더욱 가열차게 투쟁할 것이며, MB 국정원의 치졸한 언론사찰 공작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성토했다.

▲ 목동 CBS 사옥 ⓒ뉴시스

<한겨레>는 21일 자사 보도를 통해 ‘MB정부 국정원이 지상파는 물론 CBS를 포함한 총 6개 방송사의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을 사찰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국정원은 2009년부터 지방선거를 앞둔 2010년 무렵까지 프로그램 진행자와 연출자(PD)의 성향을 분석하고 평가했다고 전해진다.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포함해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 <시사자키 양병삼입니다> 등이 국정원의 조사‧분석 대상이었다.

CBS지부 성명에 따르면, MB 국정원은 <김현정의 뉴스쇼>와 <양병삼의 시사자키>를 두고 ‘좌파만 출연시키는 왜곡편파방송’이라고 하거나 CBS 구성원들 전체에 대해 ‘좌편향 타성이 체질화됐다’고 분석했다.

CBS지부는 “KBS‧MBC 방송장악 적폐의 ‘숙주’였던 MB 정부에게 ‘좌편향’이란 바로 ‘공정방송’을 의미한다”며 “(MB정부가 CBS와 구성원, 시사프로그램을 좌편향이라고 한 것은) 우리 CBS가 그 동안 살아 있는 권력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견제하는 올곧음, 그 저널리즘의 정도를 뚜벅뚜벅 걸어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CBS는 지금은 영어의 몸이 된 ‘기춘대원군(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당시 청와대로부터 8000만 원 손해배상소송을 당하기도 했다”며 “우리 CBS는 받아쓰기를 혐오했고 ‘땡박뉴스’를 거부했다. MB국정원의 댓글 공작으로 탄생한 박근혜 정부 때에도 우리 CBS의 칼끝은 여전했다”고 밝혔다.

CBS지부는 “오늘 MB국정원이 CBS에 던져 준 자랑스런 공정방송 낙인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지난 언론장악의 시간동안 이뤄진 MB국정원의 치졸한 언론사찰 공작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 시간 공정방송 쟁취투쟁에 나선 언론노조 동지들과 함께 더욱 가열차게 투쟁할 것이다. 아울러 더욱 날카로운 보도와 방송으로 부끄러운 언론적폐 역사에 당당하게 화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언론노조 CBS지부의 성명 전문이다.

MB국정원의 공정방송 낙인을 환영한다!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이 출퇴근길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을 현미경 수준으로 사찰했다고 한다. 그러고는 우리 <김현정의 뉴스쇼>와 당시 <시사자키>를 두고 좌파만 출연시키는 왜곡편파방송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심지어 우리 CBS 구성원들 전체가 좌편향 타성이 체질화되었다고 매도했다.

최근 적폐청산의 선봉에 선 검찰의 칼끝을 마주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 그리고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우리 CBS의 개별 시사프로그램뿐 아니라 구성원 전체가 이토록 가시같은 존재였다니 도리어 반가운 일이다. 더구나 우리 CBS는 공정방송이 체질화 되었다하니 MB국정원의 놀라운 '정보력'에 다시금 탄복할 뿐이다.

KBS, MBC 방송장악 적폐의 숙주였던 이명박 정부에게 ‘좌편향’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공정방송’을 의미한다. 살아 있는 권력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견제하는 올곧음. 그 저널리즘의 정도를 우리 CBS는 지난 반세기를 넘은 시간 동안 견제하는 올곧음. 그 저널리즘의 정도를 우리 CBS는 지난 반세기를 넘은 시간동안 뚜벅뚜벅 걷고자 했던 것이다.

그렇다. 우리 CBS는 MB국정원이 말하는 '좌편향' 즉 '공정방송'이 체질이었다. 받아쓰기를 혐오했고 땡박뉴스를 거부했다. MB국정원의 댓글 공작으로 탄생한 박근혜 정부 때에도 우리 CBS의 칼끝은 여전하였으니, 지금은 영어의 몸이 된 기춘대원군과 당시 청와대로부터 8000만 원 손해배상소송을 당한 아름다운 기억이 있는 것이다. 어디 우리 체질이 쉽게 바뀌던가?

오늘 MB국정원이 CBS에 던져 준 자랑스런 공정방송 낙인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그리고, 지난 언론장악의 시간동안 이뤄진 MB국정원의 치졸한 언론사찰 공작을 강력히 규탄한다.

CBS노조는 지금 이 시간 공정방송 쟁취투쟁에 나선 전국언론노조 동지들과 함께 더욱 가열찬 투쟁을 결의하며, 더욱 날카로운 보도와 방송으로 부끄러운 언론적폐의 역사에 당당하게 화답할 것이다.

2017. 9. 21.

전국언론노조 CBS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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