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판에 뛰어든 배우들, '예능 울렁증' 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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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동욱·정해인 이름 걸고 본격 예능 도전
'시즌제 예능' 출연 부담 줄어...지인 출연으로 울렁증 덜고 친근함 배가

SBS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 촬영 현장 사진.
SBS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 촬영 현장 사진.

[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영화·드라마 외에 대중과의 접점이 적었던 배우들이 이른바 ‘얼굴도장 찍기’를 넘어서 본격적으로 예능 도전에 나서고 있다.

그간 배우들은 예능 프로그램에 단발성 게스트로 출연하거나 작품 홍보의 수단으로 얼굴을 내밀곤 했다. 배우들의 예능 출연이 잦을수록 과도한 이미지 노출로 이어져 시청자들이 배우의 연기에 몰입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배우들이 예능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을 뿐 아니라 방송사의 러브콜도 끊이지 않고 있다. 배우들은 연기가 아닌 자신의 민낯을 드러나는 부담감을 떨쳐내고, 오히려 예능 출연을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대중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임하거나 자신의 새로운 면모를 어필하는 발판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예능에서 배우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배우 이동욱은 지난 4일 SBS<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를 성공적으로 스타트를 끊었다. 이동욱은 과거에도 SBS<강심장> MC를 맡아 활동한 적이 있지만, 이번엔 자신의 이름을 내건 토크쇼인 만큼 승부수를 던졌다.

드라마<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봄밤>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펼친 배우 정해인은 지난달 26일부터 KBS<정해인의 걸어보고서>에 출연 중이다. 정해인은 번화한 뉴욕에서 “마이 네임 이즈 해인 정”이라고 어색하게 자신을 소개하는 모습은 친근감을 더한다.

KBS<1박 2일 시즌4>에서는 배우 연정훈과 김선호가 새로운 멤버로 합류했다. 지난 8일 첫 방송된 <1박 2일>은 시청률 12.5%-15.7%(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동 시간대 1위 자리를 꿰찼다. 

이밖에도 배우 지성은 국내외 러닝 스팟을 달리는 tvN<런(RUN)>에 출연할 예정이고, 배우 강하늘, 안재홍 등은 아르헨티나로 여행을 떠나는 JTBC<트래블러2>로 시청자 곁을 찾는다. 배우 유인영도 JTBC<더 로맨스>(가제)에서 로맨스 웹드라마 집필에 나선다. 

KBS '정해인의 걸어보고서' 방송 화면 갈무리.
KBS '정해인의 걸어보고서' 방송 화면 갈무리.

배우들의 잇따른 예능 도전의 배경은 무엇일까. 방송 포맷과 미디어 환경의 변화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배우들이 예능을 홍보의 장으로만 활용했던 이유는 고정 출연의 부담이 컸던 탓이다. 본업인 연기 외에 예능에 고정적으로 출연할 경우 이미지 소비뿐 아니라 일정 기간 묶여있어야 한다는 현실적인 부분이 존재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8~12부작 내외의 시즌제 예능이 방송계 제작 방식으로 안착하면서 고정 출연의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물론 비슷한 포맷이 시즌제의 약점이 될 수도 있지만, 성공을 거둔 시즌제 예능의 경우 방영 전부터 시청자의 기대감이 높기 때문에 배우들은 출연 자체만으로도 화제성을 가져갈 수 있다. 

또 1인 미디어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대중의 소통 욕구가 더욱 높아졌다. 배우들도 평범한 일상을 담을 브이로그부터 각자 취향과 관심사를 반영한 유튜브 개설에 뛰어드는 등 대중의 관심을 충족시키는 데 부응하고 있다. 자신을 숨기는 ‘신비주의’보다 ‘친숙함’이 대중적 소구력을 갖게 된 셈이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예능 출연이 무조건 이미지 소모로 귀결된다기보다 오히려 지금껏 보여주지 않았던 색다른 면모를 선보이는 발판으로 활용한다면 신인 배우에게는 인지도를 쌓을 수 있고, 기성 스타들은 파급력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한편 배우들의 예능행은 기회이지만, 위기가 될 수도 있다. 배우의 출연으로 프로그램 초반 대중의 관심을 얻을 수 있으나, 프로그램의 성패는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능의 호흡과 문법에 익숙하지 않은 배우들이 출연한 프로그램을 보면 친분 있는 관계 위주로 출연자를 구성한 경우가 많다.

<이동욱의 토크가 하고 싶어서>에서는 이동욱과 절친한 공유가 게스트로 나서 솔직한 입담을 보여줬고, 정해인도 평소 친하게 지내는 배우 은종건, 임현수를 직접 섭외했다. 얼마 전 종영한 tvN<시베리아 선발대>에서도 작품 활동 등의 인연이 있는 이선균, 김남길, 고규필 등이 출연했다. 배우들은 ‘예능 울렁증’과 어색함을 덜어내고, 방송사들은 배우들의 숨은 예능적 재미를 끌어내기 위해 출연자 조합을 촉진제로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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