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역사 큰 획 그은 정수웅 PD, 지난 5일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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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 알리지 말아달라" 유언에 뒤늦게 부고 알려져
'전두환 전기' 연출 지시에 KBS 퇴사한 고인...한일 방송 교류에 주춧돌 놓은 주역

지난 5일 별세한 정수웅 서울다큐 대표. 사진은 고인이 상임조직위원장으로 참여한 2008년 한중일 PD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PD저널
지난 5일 별세한 정수웅 서울다큐 대표. 사진은 고인이 상임조직위원장으로 참여한 2008년 한중일 PD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PD저널

[PD저널=박예람 기자] 한국 다큐멘터리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정수웅 서울다큐 대표가 지난 5일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부고를 알리지 말아달라'는 고인의 유언에 따른 것이지만, 부고를 접한 지인들은 뒤늦게나마 SNS 등에 애도의 글을 남기며 고인을 추모했다. 

77세의 일기로 유명을 달리한 故정수웅 대표는 1973년 KBS 다큐멘터리 PD로 입사하며 PD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1977년 진도의 장례 풍습을 담은 30분짜리 다큐멘터리 <초분>으로 다큐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골든 하프상을 수상해 주목받기 시작했다. 

정 대표는 1982년 KBS를 떠나 일본의 니혼오디오비주얼센터(NAV)로 적을 옮겼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전기 <황강에서 북악까지>를 연출하라는 윗선의 지시를 거부한 그는 NAV  대표 우시야마 주니치의 제안을 받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1985년 한국으로 돌아온 뒤엔 독립제작사인 ‘서울 다큐’를 설립했다.

고인은 한일 PD 교류의 디딤돌을 놓은 인물로도 꼽힌다. 그는 한국PD연합회와 중국TV예술가협회·일본방송인회가 매년 공동주최하는 ‘한·중·일 PD포럼’의 산파 역할을 했다.

2000년 일본 ‘명물 TV PD 초청 심포지엄’에서 한일 PD포럼을 처음으로 제안한 그는 ‘제1회 한·일선상심포지엄’부터 10년간 상임 조직위원장을 역임하며 포럼을 이끌었다. 2005년엔 외국인 최초로 일본 '방송계 명작품·명감독‘ 베스트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정수웅 대표의 부음을 접한 방송계에선 애도의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송일준 광주MBC 사장은 10일 페이스북에 "정수웅 감독의 별세 소식을 일본 방송인 페북글을 통해서 어제야 알았다"면서 "평가야 다를 수 있겠지만 한국방송사에 남을 업적을 남긴, 죽는 순간까지 방송인이고 다큐멘터리스트였던 분이라는 사실엔 틀림없다"라고 추모의 글을 올렸다.

같은날 정길화 전 MBC PD도 자신의 SNS에 "지금으로부터 35넌 전인 1985년 다큐멘터리 <우도 해녀의 출가> 프로그램의 조연출로 일하면서 그를 모시게 됐다"고 인연을 떠올리면서 "직접 뵌 지가 참으로 오래됐다. 그저 송구할 따름"이라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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