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에 ‘전원일기’ 소환 이유? “20대부터 70대까지 즐겁게 볼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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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만에 ‘전원일기’ 소환 이유? “20대부터 70대까지 즐겁게 볼 수 있으니까요” 
[인터뷰] 김현기 MBC ‘다큐 플렉스-전원일기 2021’ PD 
‘뉴 논스톱’‧‘커피프린스 1호점’ 이어 ‘청춘다큐’ 시즌3로 제작 
“중장년층에는 추억 회상, 젊은층에는 신선한 매력 줄 수 있어”
  • 손지인 기자
  • 승인 2021.06.25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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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다큐 플렉스-전원일기 2021' ⓒ김현기PD
MBC '다큐 플렉스-전원일기 2021' 촬영 현장.ⓒ김현기PD

[PD저널=손지인 기자] 지난 18일 방송된 1부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MBC <다큐 플렉스-전원일기 2021>은 ‘뉴 논스톱’ ‘커피프린스 1호점’편에 이은 ‘청춘다큐-다시 스물’ 시즌3로 제작됐다. 

농촌을 배경으로 1980년부터 2002년까지 방송된 드라마 <전원일기>의 중심축이었던 최불암‧김혜자씨는 원로배우의 반열에 올랐고, 다수 출연진도 중장년층 세대다. 앞서 <뉴 논스톱> <커피프린스 1호점>의 배우들과는 세대가 차이가 나지만, <전원일기> 출연진과 당시의 시청자뿐만 아니라 요즘 <전원일기>를 즐겨본다는 젊은층에도 그 시절을 선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맞춤인 작품이었다.  
 
김현기 PD는 지난 22일 <PD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커피프린스’ 편을 보고 30대들이 느꼈던 감정을 4050세대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면서 “<전원일기>는 젊은층도 좋아하는 매력적인 드라마라서 20대부터 70대까지 즐겁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전원일기 2021>에선 오는 7월 9일 방송되는 4부까지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출연자 30여명을 만나볼 수 있다. ‘김 회장댁’ 김혜자 씨는 출연을 고사하다가 제작진의 설득 끝에 카메라 앞에 섰다. 

김 PD는 “최불암 선생님은 <전원일기>가 본인 연기 인생에서도 비중이 크기 때문에 다시 다루는 프로그램에 조심스러워하셨지만, 창사 60주년 특집이라고 하니까 ‘조금이라도 도와줘야지’라는 마음이 있으셨던 것 같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김혜자씨 섭외 비화에 대해선 김정수 작가가 큰 역할을 했다고 귀띔하면서 “김혜자 선생님은 주위에서 한 번 안한다고 하면 안하는 분이라고 들었다. 작년 12월부터 연락을 드렸는데 최종적으로 ‘저희 집으로 오세요’라는 이야기를 들은 게 5월 초였다”고 전했다. 

국민드라마로 인기를 끈 <전원일기>의 배우들은 당시 MBC 경영진이 매년 63빌딩에서 식사를 대접할 정도로 특급대우를 받았다고 한다. <전원일기 2021> 출연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동창회’를 추진하기도 했지만, 코로나 19 확산 방지 등을 위해 가족끼리 모이는 것으로 결정했다.  

7개월이 소요된 섭외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종영된 지 20년이 지난 프로그램의 자료화면을 확보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1부는 영상이 남아 있지 않아 <전원일기>를 연출했던 권이상 전 MBC PD가 소장했던 대본을 통해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원일기>의 전성기를 이끈 PD들도 엄혹했던 당시의 시대상과 제작 뒷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해줬다. 

김현기 PD는 “권이상 선배님이 <전원일기> 1회부터 회차별로 정리해 놓은 걸 보고 주요 회차 200개를 추릴 수 있었다”면서 “흔쾌히 출연한 선배 PD 세분은 당시에 카메라 한 대로 찍던 시절의 열악한 방송환경과 사전 검열 이야기를 들려줬다. 당시 영상을 보면서 <전원일기>가 온 국민의 사랑을 받던 이유가 있었다는 반성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청춘다큐’ 시리즈를 ‘셀럽 다큐’로 규정한 김 PD는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또 시청자들이 여전히 보고 싶어 하는 작품들을 재조명할 예정이다. <청춘다큐> 시즌4 섭외를 진행 중인데, 기대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음은 김현기 PD와의 일문일답. 

25일 2부가 방송되는 '전원일기 2021'. ⓒMBC
25일 2부가 방송되는 '전원일기 2021'. ⓒMBC

-<청춘다큐 다시 스물> ‘뉴 논스톱’ ‘커피프린스’ 편에 이어 세 번째로 <전원일기>를 소환한 이유는.

“MBC 프로그램들을 즐겨보셨던 분들이 이제 대부분 중장년층이다. 앞선 ‘뉴 논스톱’ ‘커피프린스’ 편은 비교적 젊은 층에 소구력이 있는 방송이었다. 이 시리즈를 보고 30대들이 느낀 회상에 젖은 감정을 중장년층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이들이 <전원일기>를 좋아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또 원작 자체가 매력적이기 때문에 젊은 층도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20대부터 70대까지 모든 연령대가 즐겁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전원일기> 만한 게 없었다.”

-이번 편이 <청춘다큐 다시 스물> 시즌3인데, 타이틀에서 ‘청춘다큐’가 빠졌다. 

“원래 ‘전원일기’편을 시즌2로 하고 싶었는데, 시즌 끝나고 바로 <휴머니멀>을 맡게 됐고 <전원일기>의 자료와 출연진이 워낙 방대해 시간이 좀 더 필요했다. ‘MBC 창사 60주년 특집 청춘다큐 다시 스물’이라는 타이틀이 너무 길어 ‘전원일기 2021’로 정했다.”

- <청춘다큐> 시즌1, 2와는 조명한 프로그램의 성격과 결이 많이 다르다.

“<청춘다큐 다시 스물>에서 ‘스물’은 ‘스무 살’ 나이가 아니라 젊은 시절, 나의 청춘 시절을 의미하는 것이라서 <전원일기>와도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 

-1부 시청률이 <다큐 플렉스>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제가 잘 만든 게 아니라, 시청자들의 <전원일기>에 대한 애정 때문에 가능한 결과였다고 본다. 최불암, 김혜자 등 출연자분들도 다른 작품이 아닌 <전원일기>를 소환한다니까 출연을 고민해주시는 부분이 있었다. 원작 자체가 가진 힘과 출연진의 <전원일기>를 향한 애정, 이 두 가지 때문에 최고 시청률이 나올 수 있었다.”

-<전원일기>가 왜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생각하나. 젊은 세대에게도 인기가 많다.

“<전원일기>는 내가 갖고 있지 못한, 혹은 잃어버린 나의 고향, 가족, 이웃들에 대한 그리움을 채워준다. 이러한 감정들은 종영한 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더 커졌으면 커졌지 해소되지 않는다. ‘불멍’ 보듯이 편안하게 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는 해석에 공감한다. 20대들이 <전원일기>를 보는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낯설고 신선한 감정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확실한 것은 젊은 층에도 <전원일기>가 전혀 촌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섭외를 시작했다고 하는데, 섭외 과정은 어땠나. 

“최불암‧김혜자 선생님부터 연락을 드렸다. 최불암 선생님께서는 <전원일기>가 가진 의미가 큰 만큼 조심스러워 하셨다. 기획 방향을 비롯한 이야기를 어느 정도 주고받은 후에 출연이 결정됐다. 다른 출연진 분들도 한 분 한 분 찾아뵀는데, 섭외를 하다보니까 총 31명이나 됐다.”

-특히 김혜자씨 섭외가 가장 오래 걸렸다고 하는데.

“김혜자 선생님은 한 번 안 한다고 하시면 안 하신다는 이야기를 주위에서 많이 들었다. 결정적으로 김정수 작가님께 도움을 요청해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덕분에 5월 초에 김혜자 선생님과 처음으로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김정수 작가와 당시 연출을 맡았던 PD들도 방송에서 볼 수 있었다.

“<전원일기>를 연출한 선배 PD와 작가 선배님들이 나와서 당시 열악했던 방송환경, 방송 내용을 검열 당했던 이야기 등을 직접 전해주시면서 프로그램이 더욱 풍성해졌다. 그때는 카메라 한 대로 찍던 시절인데, 지금 봐도 진짜 잘 찍어서 놀라운 컷들이 있다. 당시 MBC가 온 국민의 사랑을 받던 이유가 있었구나 싶어 선배님들이 자랑스러우면서도 반성하게 되고, 자극이 되기도 했다.” 

-‘전원일기 동창회’라는 의미를 부여했는데, 모든 출연진이 한자리에 모인 모습을 볼 수 있나. 

“그런 자리를 마련하고 있었는데, 제작진 중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조심스러워졌다. 만약 함께 모였다가 이런 일이 생긴다면 고령이신 배우 분들이 많아 큰일이 날 것 같더라. 대안으로 김 회장댁, 일용이네 등 가족 단위로 나눠서 만났다. 또 <전원일기> 팀은 일 년에 한 번씩 MBC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직접 식사를 대접하던 팀이다. 그랬던 분들을 MBC 차원이 아닌 제작진의 필요에 따라 한 자리에 모으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봤다.”

-출연자들을 인터뷰하면서 인상 깊었던 부분이 있었다면.  

“오랜 세월을 촬영하신 만큼 힘줘서 연기했던 부분들을 지금까지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계셔서 놀랐다. 예를 들어, 27년 전 100회 특집으로 방송됐던 ‘흙바람’ 편이 그랬다. 최불암, 유인촌의 부자간의 갈등을 다룬 내용이었는데, 두 분 다 너무 뚜렷하게 기억하고 계셨다.”

MBC '다큐 플렉스-전원일기 2021' ⓒ김현기PD
MBC '다큐 플렉스-전원일기 2021' ⓒ김현기PD

-1980년에 방송을 시작했고, 종영한 지 20년이 된 작품이라서 영상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MBC 아카이브에 1088회 중 약 800회 정도가 남아있다. 당시 자료가 나중에 재활용될 수 있다는 개념이 없던 시기라 왜 소실됐는지는 알 수 없다. 그래도 <전원일기>는 소실이 많이 안 된 편이다. 900회 정도 방송했던 <수사반장>은 공식적으로 남아 있는 자료가 10개 정도 밖에 안 된다. 또 1회 ‘박수칠 때 떠나라’ 편이 소실됐긴 하지만, 권이상 선배님이 개인 소장하고 계셨던 대본이 있었기 때문에 이야기를 구성하는 데 큰 무리는 없었다. 권 선배님이 <전원일기>를 회차별로 정리해 놓은 책도 큰 도움이 됐다.”


-<전원일기>를 다시 보면서 방송 중이던 때와 감상이 다른 부분이 있었다면.

“지금 다시 보니까 기억이 왜곡된 게 꽤 있었다. 제 기억 속에는 금동이를 데려온 게 김혜자 선생님이었는데, 다시 보니까 최불암 선생님이었다. 그런 점들을 바로 잡아가는 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또 지금 생각해보면 되게 가부장적인 드라마이기도 하다. 남편이 부인을 막 대하고, 집안에서 담배를 피면서 이야기를 하는 장면도 나온다. 결국 시대상의 변화와 맞물려서 폐지되는 이야기가 2부에 등장한다.”

-TV에서 보기 힘든 배우들을 다시 만날 수 있었던 비결은 <청춘다큐>의 독특한 형식 때문인 것 같은데. 

“<청춘다큐>의 기본적인 요소는 ‘셀럽’이고, 이 셀럽을 소환하는 명분이 ‘아카이브’다. 아카이브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당시 출연했던 주인공들이 직접 출연해 그때와 지금의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서 ‘셀럽 다큐’라고 할 수 있다. 유명인 한 사람을 조명하는 형식에서 한 단계 진화한 형태라고 본다.”  

- <전원일기 2021> 2~4부에서는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 궁금하다. 

“2부까지는 김 회장댁 인물들을 중심으로, 변화하는 시대상에 부딪혀 폐지까지 이르는 <전원일기>의 흥망성쇠를 다룬다. 3부는 일용이네 이야기를 중심으로, 4부는 <전원일기>의 후반부와 그 위대한 유산을 총정리하는 내용으로 채워진다. 앞서 다루지 못했던 이야기들이나 <전원일기>가 현재 가지는 의미 등을 다룰 예정이다.”

-<청춘다큐> 시리즈를 통해 재조명하는 작품의 기준이 있다면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또 시청자들이 여전히 보고 싶어 하는 작품이다. 평소 유튜브 댓글이나 SNS‧온라인을 통해 시청자 반응을 확인한다. ‘커피 프린스’ 편이 나갔을 때도 다음에 어떤 작품을 소환해달라는 요청 댓글들이 많이 달렸다. <청춘다큐> 시즌4 섭외가 진행 중이다. 아직 모든 출연진에 섭외 연락을 하지 못해서 구체적으로는 말하기 어렵지만, 시즌4도 많이 기대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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