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보는 '오은영 예능'...입김 커진 전문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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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오은영 예능'...입김 커진 전문가들
패널 수준 넘어 주도적 역할하는 전문가들...신뢰성 높아 시청자 호응
  • 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 승인 2022.05.20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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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 20일 방송 예고편 영상 갈무리.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 20일 방송 예고편 영상 갈무리.

[PD저널=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요즘 방송가는 ‘오은영 열풍’이다. 지난 몇 년간 먹방, 쿡방 트렌드를 주도하며 ‘블루칩’으로 자리매김했던 백종원 대표는 주춤하고, 오은영 의학박사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오 박사는 2000년대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EBS <60분 부모>를 통해 아이의 이상행동을 바로잡고, 훈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육아와 아동교육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영역을 확장해 전 연령층의 심리를 보듬으며 대중과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오은영 박사가 선두주자로 나서 이끄는 ‘전문가 예능’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오은영 박사는 현재 일간지에 심리 치유를 다룬 세 개의 고정 칼럼을 연재할 뿐 아니라 자신의 이름을 내건 방송 프로그램에서 솔루션을 제공하는 상담 전문가로 맹활약 중이다.

방송 100회를 앞둔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에서는 일반인 부모의 자녀 훈육을 VCR을 통해 살펴본다. 오 박사는 따뜻한 표정과 포용적인 말투와 달리 부모의 그릇된 인식과 양육에 관해선 날카롭게 지적하고,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는 대중에게 노출되는 삶을 사는 연예인들이 지닌 고민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성인이 겪고 있는 정신건강 문제를 환기한다. 

오 박사는 최근 종영한 SBS <서클 하우스>에선 MZ세대가 겪는 현실적인 고민을 허심탄회하게 나누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지난 16일부터는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을 론칭하는 등 육아에 국한되지 않고, 부부 갈등을 둘러싼 상담자로 나서고 있다. ‘전문가 예능’, ‘상담 예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새로운 예능 지형을 만들어가고 있다. 

범죄 분야의 특화된 전문가도 있다. SBS<그것이 알고 싶다>로 얼굴을 알린 국내 프로파일러 1호 권일용 교수는 범죄를 소재로 한 예능의 단골 출연자로 나서며 관심을 끌고 있다. 권 교수는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범죄 잡학사전2>, 범죄자의 심리를 추적하는 범죄 다큐 예능 채널A <블랙:악마를 보았다>, 전·현직 형사들이 나서 사건 사고를 다룬 예능 E채널 <용감한 형사들> 등의 고정 프로그램을 맡아 프로파일러 시각으로 범죄 행태를 분석하고 있다. 

백종원 대표가 이끈 먹방, 쿡방의 인기는 시들해졌지만, 전문가를 앞세운 예능 파워는  현재진행형이다. 유튜브와 아프리카TV 등에서 바람을 일으킨 먹방, 쿡방 열풍은 TV 프로그램 편성으로 이어졌고, 백종원 대표의 구수한 입담과 친숙한 캐릭터가 예능 흥행의 불을 지폈다. 우후죽순으로 쏟아진 먹방·쿡방은 시청자에게 진부함을 남겼으나, 백 대표의 요리, 식자재 관련한 식견, 쉬운 레시피 등 맞춤형 정보에 대한 대중의 수요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 16일 방송을 시작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영상 갈무리.
지난 16일 방송을 시작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영상 갈무리.

방송사들은 새로운 포맷과 소재를 찾기 어려운 상황과 과거와 비교해 좀처럼 ‘대박’을 터뜨리기 어려운 예능 판도에서 전문가의 신뢰도에 기댄 안전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방송가에서 전문가를 향한 러브콜은 낯설지 않은 풍경이었다. 자녀 양육, 건강 및 의학, 반려동물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출연시켜 풍성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전통적인 포맷이다.

그럼에도 최근 방영 중인 예능에서 나타나는 차별점은 전문가의 위상 변화다. 전문가가 출연해 일반인이나 연예인이 겪고 있는 문제나 상황을 분석해 대안을 제시하는 형태 자체는 새로울 게 없지만, 과거 프로그램에 비교하면 전문가의 입김이 강해졌다.

전문가가 패널이나 게스트 등 보조적 역할에 그쳤다면, 요즘엔 스튜디오 MC로서 주체적 역할을 맡고 있다. 이미 구성된 연출과 각본,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한 연예인 패널을 통해 솔루션을 제공하던 방식이 아닌 전문가의 경험과 정보 중심으로 무게추가 옮겨간 것이다. 전문가가 VCR 혹은 사례를 보면서 내린 진단과 해석이 신뢰성을 담보하는 만큼 당분간 대중적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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