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예능이 띄운 '연반인 전성시대'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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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연애' '나는 SOLO' 등 일반인 출연자들 연예인급 화제성
유명세 적극 활용해 인플루언서 활동...'악성 댓글' 시달리기도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2' 화면 갈무리.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2' 화면 갈무리.

[PD저널=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올해 예능의 주인공은 ‘연반인’이 아닐까. 연반인은 ‘연예인 같은 일반인’을 뜻한다. 연애, 결혼, 이혼 후 만남 등의 과정을 그린 관찰 예능이 쏟아지면서 일반인 출연자도 덩달아 인기를 얻고 있다.

티빙 <환승연애2>, ENA채널·SBS플러스 <나는 SOLO>, MBN <돌싱글즈> 등 일반인들이 등장한 예능이 인기를 끈 게 시발점이다. 뒤이어 KBS <연애도 리콜이 되나요>, KBS joy <비밀남녀>, tvN <각자의 본능대로>, MBC 에브리원 <다시 첫사랑>, 디즈니+<핑크라이>, 넷플릭스 <솔로지옥2>, 쿠팡플레이 <사내연애> 등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OTT까지 모두 제작에 뛰어들면서 일반인이 프로그램의 화제성을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방영 중인 티빙<환승연애2> 출연자인 성해은·정현규·박나언·김태이 등은 일반인임에도 화제 인물로 손꼽힌다. 헤어진 전 연인들이 한 집에 모여 생기는 다양한 사건들과 감정들을 전하는 연애 예능인데, 시즌1부터 주목도가 높았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TV-OTT 통합 화제성 부문에서 <환승연애2>가 3주 연속 1위에 올랐다. 3주 동안 약 3.2배 이상 화제성 점수의 상승 곡선을 그리는 등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에서 방송되는 예능 중 신드롬급 인기를 끌고 있다. 비단 프로그램의 화제성뿐 아니라 출연자들의 SNS 팔로우 수도 방송 이전보다 급증하는 등 대중적 관심을 엿볼 수 있다. 

<나는 SOLO>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출연자 9기 옥순은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옥순은 <나는 SOLO>의 출연자에서 스핀오프 프로그램인 <나는 솔로 그후, 사랑은 계속된다>의 스페셜 MC로 데뷔하며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당당하게 춤을 추거나 톡톡 튀는 사이다 같은 발언으로 관심을 끈 인물이다보니 제작진이 섭외한 것으로 보인다. 옥순-광수-영숙의 삼각 로맨스 결과를 담은 방송분은 SBS플러스 개국 이후 최고 시청률인 5%를 뛰어넘었다.

9기 옥순과 함께 <나는 SOLO>에 출연했던 9기 영자도 인기도 높다. 평소 자신의 SNS에 골프 라운딩 사진을 자주 올렸던 영자는 SBS골프 <고덕호의 9시 티오프>에 출연했다. 4기 영수도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출연하면서 방송 활동의 폭을 넓혀나갔다. 

시청자의 관심을 받은 '나는 솔로' 9기 옥순은 '나는 솔로, 사랑은 계속된다' 스페셜 MC로 활약하고 있다.
시청자의 관심을 받은 '나는 솔로' 9기 옥순은 '나는 솔로 그후, 사랑은 계속된다' 스페셜 MC로 활약하고 있다.

MBN <돌싱글즈>는 방영이 끝났음에도 출연자를 향한 관심이 여전히 뜨겁다. 프로그램에 나와 실제 재혼까지 이어진 남윤기·이다은 부부는 매니지먼트사와 전속 계약을 체결하고 활동 중이다. 제작진은 이들의 결혼 준비기를 담은 <돌싱글즈 외전-가족의 탄생>을 발 빠르게 내놓는 등 프로그램 내 인기를 끈 출연자를 중심으로 한 스핀오프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방송에 나와 인지도를 얻은 출연자들은 SNS 활동으로 유명세를 누리고 있다. 시즌3에 출연했던 조예영-한정민 커플, 이소라-최동환 커플, 전다빈 등은 방송 직후 SNS 팔로워 수가 늘어났고, 이들이 SNS에 올린 일상은 연예인처럼 일거수일투족 기사화되고 있다. 

‘연반인’이 예능의 치트키로 떠오른 배경은 시청자와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일반인’으로서 출연하는 만큼 방송에 능숙하지 않아 어설프지만, 시청자에게 친근함과 편안함을 선사한다.

특히 제작진의 적극적인 개입 없이 출연자 간의 관계성에 집중하는 관찰 예능이라는 포맷은 출연자가 지닌 의외의 모습이나 과감한 발언까지 가감 없이 보여준다. 평범하게만 보였던 일반인 출연자의 끼와 개성이 드러나기 쉬운 만큼 ‘연예인급’은 아니더라도 ‘준연예인급’ 인플루언서로서의 스타성을 발견할 수도 있다. 각종 협찬‧광고업체들이 ‘연반인’ 출연자들에게 SNS 바이럴광고 섭외를 꾸준히 제안하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연반인’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질수록 우려스러운 지점도 나타나고 있다. 출연자를 향한 무분별한 비방과 악성 댓글이 쏟아지고, ‘연반인’의 이력을 둘러싼 구설도 부지기수다. 프로그램의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출연자들이 ‘자기 PR’에 골몰하는 모습도 등장한다. 이처럼 ‘연반인’의 활약으로 프로그램의 화제성이 중요한 제작진이나 출연자 모두 기대 이상의 결실을 얻고 있지만, 소모적인 논란도 안고 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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