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가입자 증가세 지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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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건식의 OTT 세상 15]

[PD저널=유건식 KBS 공영미디어연구소장] 초미의 관심사인 넷플릭스의 2022년 3분기 실적이 발표됐다. 글로벌 가입자는 3분기에 예상을 뛰어넘는 241만 명이 증가해 2억 2309만 명으로 늘어났다. 최근 ‘OTT 위기’라는 말까지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입자가 증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과연 넷플릭스의 가입자는 지속해서 증가할 수 있을까.

넷플릭스 글로벌 가입자는 1분기에 20만 명, 2분기에 97만 명이 연속 감소했지만, 넷플릭스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3분기에는 1백만 명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엔데믹으로 인한 OTT의 정체 또는 하락 추세 속에서도 전망치를 상회하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감소 추세에 있던 북미의 10만 명 증가와 유럽·중동·아프리카의 57만 명 증가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아시아 지역(143만 명) 이었다.  

이로써 넷플릭스는 OTT 중에서 역대 최다 가입자를 확보해 지난 2분기에 디즈니 번들(디즈니+, 훌루, ESPN+)에 뺏긴 유료 구독자 순위 1위를 탈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디즈니의 3분기 실적은 오는 11월 8일 공개된다.  

오는 11월 한국을 포함한 12개국에서 시간당 5분 정도의 광고 기반 요금제를 출시하는 넷플릭스는 4분기에 450만 명의 가입자 증가를 예상하고 있어 디즈니와 가입자 격차가 더 벌어질 수도 있다.

넷플릭스 지역별 분기별 가입자 증감 현황. 출처: ir.netflix.com
넷플릭스 지역별 분기별 가입자 증감 현황. 출처: ir.netflix.com

넷플릭스가 이렇게 가입자가 증가한 데는 콘텐츠의 힘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기묘한 이야기> 시즌4, <다머 몬스터: 제프리 다머 이야기>, <그레이 맨> 등의 흥행 덕분이라고 밝혔다. 개봉 후 28일 동안 <기묘한 이야기> 시즌4는 13억 5000만 시간, 라이언 머피의 <다머>는 8억 2400만 시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4억 2000만 시간(비영어 드라마 중 6위) 시청 기록을 세웠다. 

넷플릭스의 가입자 확대는 디즈니+, HBO 맥스 등의 성적 부진도 한 요인이다. 디즈니+외에는 성장세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제작비 5800만 달러를 투입한 기대작 <반지의 제왕: 힘의 반지>도 큰 반향을 보이지 않고 있다.

HBO 맥스는 <엘모>, <제너레이션> 등 콘텐츠의 서비스를 중단했다.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유지하려면 리지듀얼(콘텐츠 유지에 따라 매년 작가, 배우, 감독 등에 별도로 지급하는 금액)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많은 콘텐츠를 보유하면 가입자를 유지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런 비용 때문에 무한정 서비스할 수 없다. HBO 맥스는 콘텐츠 서비스 중단으로 연간 1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넷플릭스의 성장세는 지속될 수 있을까. 아마도 단기적으로는 그럴 것 같다. 우선 광고 모델의 효과다. 최근 OTT업계는 광고 없는 VOD 서비스(SVOD)의 가입자는 거의 '극상'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다른 대안을 찾고 있다.

구독 서비스 증가에 따른 부담으로 최근 해외에서는 광고 모델(AVOD)이나 FAST(무료 실시간 TV)가 부각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11월 4일 12개국에서 광고모델(한국 5,500원, 미국 6.99달러)을 출시할 예정이다. 1시간 기준으로 4~5분을 보는 대신 콘텐츠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디즈니+도 오는 12월 8일에 7.99달러의 광고 모델을 출시한다. 가격으로만 따지면 넷플릭스 요금제가 디즈니+ 요금제보다 경쟁력이 있다.

오는 11월부터 5500원에 광고 기반 요금제를 선보이는 넷플릭스.
오는 11월부터 5500원에 광고 기반 요금제를 선보이는 넷플릭스.

둘째, 오리지널에 대한 투자와 성과다. 넷플릭스는 지역에서 글로벌 콘텐츠를 제작하는 글로컬 전략을 꾸준히 사용해 왔다. 아직 타 OTT에서는 넷플릭스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웰스파고에 따르면 2023년 넷플릭스의 콘텐츠 투자비는 203억 달러로 가장 많다. 애플TV+가 <파친코>에 많은 금액을 투자했지만, 애플은 그렇게 많은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지 않다.

셋째, 현재 세계 경제가 침체기이기는 하지만 <팩트풀니스>에서 보듯이 세계 경제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사실이다. 상대적으로 인구 규모에 비해 가입자가 적은 남미나 아프리카 등에서 가입자가 증가할 여지가 있다.

현재 OTT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다. 합종 연횡, 광고 모델 도입, 게임 진출 등 다양한 전략을 펴고 있다. 각각의 시도가 어떠한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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