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정국 속 코앞으로 다가온 카타르월드컵 중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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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구자철·MBC 안정환·SBS 박지성 중계진 간판으로
'이태원 참사' 추모 분위기 월드컵으로 이어질지 촉각
막대한 중계권료에 '적자 월드컵' 불가피

지난 9월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카메룬의 경기, 1-0으로 승리를 거둔 한국 손흥민 등 선수들이 카메룬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지난 9월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카메룬의 경기, 1-0으로 승리를 거둔 한국 손흥민 등 선수들이 카메룬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PD저널=엄재희 기자] '이태원 참사'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는 20일 개막하는 카타르월드컵도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월드컵 중계권을 가진 지상파 3사는 중계진을 꾸리고 본격적인 채비에 돌입했지만, 예년만큼 붐업 조성에 올인한 모습은 아니다. 치솟는 중계권료 때문에 '적자 월드컵'을 피하기 어려운데다가 '이태원 참사' 추이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지상파 3사 중계 대진표는 일찌감치 정해졌다. 

런던올림픽 동메달의 주역인 구자철(제주 유나이티드FC)을 해설위원에 발탁한 KBS는 '해설 대권 도전'이라는 컨셉으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조원희‧한준희 해설위원과 이광용‧남현종 캐스터도 합류해 안정감을 더했다.

MBC는 브라질‧러시아 월드컵에 이어 3회 연속 안정환 해설위원을 선택했다. 8년 만에 MBC로 돌아온 김성주 캐스터가 안정환 위원과 단짝 캐미를 보여줄 예정이다. 

SBS는 '영원한 캡틴’ 박지성을 4년 만에 다시 해설위원석에 앉혔다. 여기에 믿고 보는 배성재 캐스터와 장지현 해설가가 메인 해설을 맡았다. 수원FC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승우 선수도 해설진에 합류했다. 

KBS 카타르월드컵 중계진.
KBS 카타르월드컵 중계진.

유튜버들과의 협업도 계속된다. 

KBS는 축구 팬들의 팬덤이 두터운 '이스타TV'와 '이수날'과 함께 월드컵을 중계하며 젊은 시청자층과 접촉 면을 넓힐 예정이다. KBS와 손잡은 유튜버들이 직접 AD카드(미디어 출입증)을 발급받아 현지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한다.

MBC는 구독자가 38만 명인 박문성 해설위원의 유튜브 채널 <달수네 라이브>와의 콜라보를 선보인다. 샌드박스와 협업해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를 활용한 새로운 메타버스 월드컵도  준비 중이다. SBS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 이어 축구 유튜브 채널 '슛포러브'와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겨울월드컵'으로 치러지는 이번 카타르월드컵의 중계 시간대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벤투호가 오는 24일 우루과이, 28일 가나와 맞붙는 경기는 모두 오후 10시(한국 시각)에 치러진다. 

KBS와 MBC 방송광고 판매를 대행하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관계자는 "손흥민 선수에 대한 기대감이 높고, 밤 10시에 편성된 중계 시간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월드컵 개막까지는 시간이 있어 아직까지 직접적인 이태원 참사 여파는 없다"고 말했다. 

오는 5일까지 지정된 '이태원 참사' 애도기간이 끝난 이후 여론의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연말 공연과 기업 행사가 줄줄이 축소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애도 분위기가 카타르월드컵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 지상파 관계자는 "이태원 참사와 국가대표가 태극기를 달고 나가는 경기는 다른 차원의 문제일 거 같다"며 "축구선수들도 애도를 표하고 국민들과 공감하면서 경기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BC 카타르월드컵 중계에서 8년 만에 호흡을 맞추는 김성주, 안정환 콤비와 박지성 해설위원을 앞세운 SBS 중계진.
MBC 카타르월드컵 중계에서 8년 만에 호흡을 맞추는 김성주, 안정환 콤비와 박지성 해설위원을 앞세운 SBS 중계진.

더 이상 스포츠이벤트로 남는 장사를 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이번 카타르월드컵도 '적자 월드컵'으로 귀결 될 것이라는 전망이 앞선다. 

3사는 각각 400억원대의 카타르월드컵 중계권료를 분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광고수익으로 메울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또 다른 지상파 관계자는 "광고 시장은 나쁘지 않은데, 중계권료를 상쇄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며 "월드컵으로 수익을 내는 시대는 지났고, 이제는 방송사 브랜드 이미지를 위한 투자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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