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흥행공식, '잘나가는 유튜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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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PD, 여행 유튜버들과 '브루마블 세계여행' 예능 론칭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 편성한 JTBC...대중성·화제성 견인 역할 '톡톡'

김태호 PD가 유튜브 채널 'TEO'에서 공개한 '부루마블' 티저 영상 갈무리.
김태호 PD가 유튜브 채널 'TEO'에서 공개한 '부루마블 세계여행' 티저 영상 갈무리.

[PD저널=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다매체 다채널 시대, OTT 다중구독이 미디어 시청 형태로 자리 잡으면서 콘텐츠 경쟁 속에 살아남기 위한 실험이 주목받고 있다. 방송사 PD의 OTT, 유튜브 이적에 더해 스타 MC나 방송인이 아닌 유튜버와의 협업 콘텐츠가 늘어나고 있다.

인플루언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유튜버들의 TV 진출이 두드러지는 등 미디어 컨버전스 흐름이 이어지는 추세다. 플랫폼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현상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새로운 주류’가 무엇인지 다시금 보여주고 있다. 

MBC<무한도전>을 이끌었던 김태호 PD가 설립한 콘텐츠 제작사 TEO는 지난달 공식 유튜브 채널에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여행 크리에이터와 김태호 PD가 만난 현장을 담았다. TEO는 여행 크리에이터 빠니보틀, 곽튜브, 원지 등과 함께 한 여행 예능 <부루마블 세계여행>을 내달 공개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김 PD는 유명 MC와 스타 예능인 대신 유튜버를 출연자로 내세웠다. 빠니보틀은 여행 크리에이터 1위로 구독자 136만 명에 달한다. 곽튜브는 전직 아제르바이잔 대사관 직원 출신으로 구독자 수 109만 명, 여행 유튜버 8년 차인 원지는 47만 명 등으로 대중적 입지가 탄탄하다. 

김 PD가 선보일 여행 예능의 핵심은 ‘부루마블’이다. 부루마블은 주사위를 굴려 세계 주요 도시를 방문하고 랜드마크를 세우는 게임이다. 유튜버들은 ‘현실 부루마블’에 참여하고, 각 콘텐츠 조회수 총합으로 우승자를 가린다. 우승하면 우주여행 기회를 제공하겠다며 남다른 상품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간 김 PD는 스타 이효리를 앞세운 <서울 체크인>과 비와 노홍철의 여행 예능 <먹보와 털보>를 각각 티빙과 넷플릭스를 통해 대중 곁을 찾았다면 이번엔 자사 유튜브 채널인 TEO를 통해 영상을 공개하면서 유튜브 대열에 올랐다. 

반대로 TV 예능에 유튜버를 출연자로 발탁한 경우도 있다. MBC<나 혼자 산다>를 연출했던 김지우 PD는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를 제작 중이다. ‘태어난 김에 사는 남자’라고 불리는 기안84의 세계 여행기를 담은 여행 예능이다. 유튜버 빠니보틀과 배우 이시언이 합류해 남미여행을 떠난다. 오지와 염가 여행에 특화된 빠니보틀의 순발력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달 11일 방송을 앞둔 가운데 기안84가 지난 10일 공식 유튜브 <인생84> 채널을 통해 근황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면서 좌충우돌 남미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스핀오프로 제작됐다가 방송 편성까지 된 SBS '지선씨네마인드'.
유튜브 채널 '그것이 알고 싶다' 스핀오프로 제작됐다가 방송 편성까지 된 '지선씨네마인드'.

인기 유튜브 콘텐츠가 TV 정규 프로그램으로 들어오기도 한다. SBS<지선씨네마인드>는 <그것이 알고 싶다> 스핀오프 콘텐츠로 유튜브에 업로드됐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 사건을 범죄심리학적으로 분석하는 무비 프로파일링 토크쇼다. 시즌1은 유튜브 누적 조회 수 850만 회, 한 영상에 댓글이 1000개 넘게 달리는 등 시청자 댓글이 쏟아졌다. 대중의 호평이 이어지자 지난 9월부터 방송 프로그램 8부작으로 제작돼 금요일 밤 심야 시간대 정규 편성돼 방영 중이다. 심야 편성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2%대를 웃돌며 호응을 얻고 있다. 

JTBC도 지난 9월부터 예능 <한블리: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를 내보내고 있다. 도로 위 기상천외한 사건‧사고를 담은 블랙박스 영상을 소개한다. 해당 프로그램은 한문철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의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서 착안했다. 한 변호사가 교통사고 블랙박스 영상을 보고 사례별 과실 비율을 판단해주는 유튜브 콘텐츠로 구독자가 162만 명에 달한다. 

이처럼 유튜브와 유튜버는 대중성과 화제성의 열쇠를 쥐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OTT 서비스 변화와 콘텐츠 이용 전망 분석'에 따르면 OTT 이용자의 주이용 플랫폼은 유튜브(45.7%), 주이용 플랫폼을 선택하는 결정요인은 특정 콘텐츠(41%)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는 콘텐츠 격전지인 동시에 콘텐츠의 입소문을 낼 수 있는 중심지인 셈이다. 대중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규 프로그램 편성에서 밀렸던 콘텐츠가 적지 않았는데, 신선함과 전문성으로 뭉친 유튜버의 활약은 콘텐츠 실험에 더욱 불을 지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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